가. 범사에 감사하는 눈을 가져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18절).
본문에서 바울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권면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삶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믿는 자들은 날마다 성숙을 지향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성숙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기도하고, 감사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실천이 말처럼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생의 희노애락은 무시로 생기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슬픈 일이 있을 땐 슬퍼해야 합니다. 눈물이 날 땐 마음껏 울어야 합니다. 바울 역시 이런 감정을 무시하고 살라는 의미로 말한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바울의 가르침에서 ‘항상’과 ‘쉬지 말고, 범사에’는 삶의 지향성을 가리킵니다. 아침에나 저녁에나 한결같이,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주어진 일이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우리의 눈이 변함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히 모든 일에 감사하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 받은 은혜를 가꾸어나갈 때 감사가 나온다.
“범사에 감사하라”(18절).
바울은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범사’(εν παντι)는 ‘모든 일에서’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호불호에 감사해야 합니다. 누구나 좋은 일을 맞게 될 때 ‘감사하다’고 표현하기는 쉽습니다. 선물을 받으면 누구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냥 감사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누가 나에게 진심어린 조언이나 충고를 할 때에도 그것을 은혜로 알고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은혜로 볼 수 있는 지각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감사하다’(ευχαριστεω)는 단어를 살펴보면 ‘좋은’과 ‘은혜’의 합성어입니다. 즉 받은 은혜를 좋은 씨앗으로 가꾸어 나갈 때 진정한 감사가 이루어집니다.
받은 은혜가 은혜인지 모르면 흐지부지 다 써버리고 맙니다. 성도는 받은바 은혜를 선용하여 아름답게 가꾸어나가야 합니다. 부모님과 은사들이 베푸는 많은 은혜를 보배로 여기고, 좋은 것으로 되갚을 때 진정한 감사를 할 수 있습니다. 칭찬도 야단도 보약으로 받아들이고, 큰 도움도 작은 도움도 잊지 않고 보답하면 감사가 넘치게 됩니다.
다. 듣는 기도에 순종하면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17절).
바울은 범사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성숙을 지향하는 성도의 삶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삶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감정에 치우쳐 판단하기 쉽고, 받은 은혜를 귀한 은혜로 깨닫지 못하며 살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는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바울이 주는 지혜가 있는데 바로 “순간순간 기도하라”는 명령입니다. 우리가 보통 기도와 간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 말하면 ‘기도’(προσευχη)는 듣는 것이고, ‘간구’(δεησις)는 무엇을 달라고 구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기도하라’(προσευχομαι)고 하였습니다(수동태 디포넌트). 즉 기도는 하나님께 집중하여 하나님의 소원을 듣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밤이 새도록 힘쓰고 애쓰시면서 기도하셨는데, 이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듣는 기도를 하셨다는 말입니다(눅22:44). 우리는 성경을 읽으며 듣는 기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성령님이 감동케하시면 말씀을 기꺼이 순종할 수 있습니다(19절). 바울도 “내가 고난 가운데서도 항상 기뻐했다”고 고백했습니다(고후6:10). 듣는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순종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소원을 듣고, 성령님의 감동에 따라 행하면 범사에 감사하며 살 수 있습니다.
라. 감사하며 은혜를 꽃피우면 기쁨이 넘친다.
“항상 기뻐하라”(16절).
신앙생활의 목표는 주님을 본받는 성숙에 있습니다. 바울은 구원의 여정에서 우리의 성숙을 위해 새로운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세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지만 천국을 소망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는 아름다운 삶의 기술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이 아름다운 열매들로 맺어지기를 소원하십니다. 그래서 바울을 통해 모든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는 깨어있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살면서 감사가 나오기 힘들 땐 간절히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막힐 때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살 길을 찾습니다.
거룩함은 신앙생활을 오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일에도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고,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한 방울 한 방울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덧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삶이 이루어지고, 기쁨의 열매가 넘치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구원의 노래가 되고,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