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제자의 길을 가라(마태복음 16장 24-28절)
기꺼이 제자의 길을 가라(마태복음 16장 24-28절)
  • 이관수
  • 승인 2016.10.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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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8주(2016년 10월 23일)

가. 누구나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24절).

본문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가르쳐주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고난과 죽음, 부활에 대해 처음으로 밝히셨던 그때에 예수님 곁에 서 있던 제자들에게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정말 내 제자가 되고자 한다면,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한다”라고 단호하게 명령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의 길을 말씀하시며 ‘누구든지’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부름 받았다고 해서 끝까지 제자로서 함께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가르침대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믿는다면 끝까지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오라”고 명령하셨는데, 여기서 ‘따르다’(ακολουθεω)는 ‘같은 길을 가다’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과 계속해서 같은 길을 가고 있어야 진정한 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름 받았다고 저절로 제자로서 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깨닫고 실천해야만 비로소 제자답게 살 수 있습니다. 부름 받고 믿는다면 누구나 예외 없이 주님과 같은 길로 가야 합니다.

나. 제자의 길에는 결단이 따른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24절).

예수님은 신앙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제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제자도를 말씀하십니다. 곧 제자도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합당한 조건이 따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먼저 자기를 부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부인하다’(απαρνεομαι)는 ‘완전히 관계를 끊다’라는 뜻입니다. 즉 자기 부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오지 않은 모든 것들에서 의도적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조건이 주어졌습니다. 여기서 자기 십자가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사명이고 또한 그 일을 감당하며 부딪치는 대가, 고난 등입니다.

우리가 주목해 볼 것은 ‘부인하라’(απαρνησασθω)와 ‘짊어져라’(αρατω)가 부정과거, 명령법으로 쓰였다는 점입니다. 제자도의 결단이 미래가 아니고 이미 과거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제자도에는 분명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은 적당히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나를 비우고 주님을 따르는 철저한 결단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다. 기꺼이 제자의 길을 가야 한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25절).

제자의 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자기를 부인하는 일만큼 힘든 일이 없습니다. 바울도 자기 몸을 쳐서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는 일이 심히 어려운 일임을 고백했습니다(고전9:27). 그럼에도 ‘부인하라’는 동사가 중간태로 쓰였습니다. 이는 제자로서 주님을 따르는 일이 힘들지만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야한다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제자의 길은 억지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세상 유혹에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명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스스로 절제하는 힘과 부나 지위도 내려놓을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자기 십자가는 나를 위해 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지는 것입니다. 제자는 주님을 위해 사서 고생할 수 있어야 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고난도 맞닥뜨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제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 날마다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님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은 곧 자아를 비우고 온전히 하나님 뜻에 일치하는 삶과 같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은 누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고 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가는 이유를 밝히셨습니다(요10:18). 제자는 주님을 위해 기꺼이 같은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라. 끝까지 따르는 제자에게 영광이 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26-27절).

예수님은 제자도를 명령하신 후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목숨이 천하 보다 귀하다는 의미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진짜 목숨을 얻는 유익한 길이 무엇인지 묻고 계신 것입니다. 25절에서 예수님은 진짜 목숨을 얻는 길은 주님을 위해 당당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면서 기꺼이 목숨까지라도 내려놓는 일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자기 목숨을 잃으면 다시 돌려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심판주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행함’(πραξις)에 따른 보응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주님, 주님’ 하면서 실제는 자기 유익만 챙기고 제자로 살지 않은 자는 불법의 길을 가다 멸망으로 끝난다고 경고하셨습니다(마7:23). 하지만 참된 제자로의 헌신은 진실로 가치 있는 일입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끝까지 순종하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존귀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날에 반드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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