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가 희망입니다
작은교회가 희망입니다
  • KMC뉴스
  • 승인 2016.08.2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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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배 목사의 한국교회 희망만들기 6

•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교회 생태계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한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단위가 끊임없는 작용과 반작용을 주고받으며, 그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통합된 체계를 생태계라고 합니다.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모든 개체들이 상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먹이 사슬로 이어져 있는 생태계는 먹이사슬의 토대인 식물플랑크톤과 식물이 멸종이 연쇄적으로 이어져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육식동물까지 멸종시킵니다.
교회 역시 생태계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생태계처럼 큰 교회와 작은교회,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서로 연결되어 간접으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건강한 모습을 이어가려면 다양한 모습과 단위의 교회들이 서로에게 건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회생태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교회 생태계에 있어서 가장 주목해야 할 교회는 전체교회의 90%에 이르는 작은교회입니다. 과거 역사가 가르쳐 주듯이 작은교회가 죽으면 큰 교회도 살아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건강한 교회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작은교회를 살리는 일에 크게 관심해야 합니다.

• 작은교회는 한국교회 성장의 못자리였습니다.
농촌교회는 한국교회 성장의 못자리였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인구의 도시 집중이 급속히 진행됐는데 1980년대에는 한 해에 50만 명씩 농민들이 농촌을 떠났습니다. 농민의 도시 이동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농촌교회에서 양육된 신자들은 도시교회의 일원으로 80년대에 도시교회 성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반면 농촌교회는 도시교회 성장에 비례해 쇠퇴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 성장은 농촌교회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농촌교회는 도시교회의 성장을 가능케 한 못자리였습니다.
90년 대 이후 도시 중대형 교회의 성장은 작은교회가 못자리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개신교 새신자 구성과 수평 이동에 관한 연구’와 ‘한국 기독교 분석’에 의하면 도시교회의 새신자 10명 중 5명은 수평이동 신자입니다. “대형교회 신자의 70%는 수평이동신자”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자의 수평이동은 대개 작은교회에서 큰 교회로의 이동입니다. 이것은 작은교회는 중대형교회의 경쟁의 대상이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의 디딤돌이었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 한국교회 성장의 못자리가 말라갑니다.
지금 한국교회 성장의 못자리였던 작은교회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4년 현재 농가는 112만776가구, 농촌인구는 275만1792명으로 전년에 비해 농가는 1.86%, 인구는 3.35%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율은 39.1%로 전년도에 비해 1.8% 증가했습니다. 농촌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인구의 고령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2012년 감리회농촌선교회의 ‘농산어촌 목회자 및 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촌교회의 70%는 신자가 30명 미만이고, 목회자의 12%는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고, 55%는 150만 원 이하의 사례비를 받고 있습니다. 또 농촌교회 목회자의 52%는 5000만 이하의 가계부채를 지고 있고, 70%는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도시의 작은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한국의 전체 교회 수는 5만 3,000개이고, 크리스천리더십연구소에 의하면 전체 교회 중 작은교회가 93%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작은교회의 대부분은 신자 수가 30-50명입니다. 전체교회의 90%에 해당하는 작은교회를 건강하게 세우지 않고는 한국교회의 건강성의 유지나 건강한 교회 생태계 유지는 불가능함을 말해주는 지표들입니다.
또 도시인들이 대형마트를 선호하듯 도시의 신자들은 작은교회보다 현대적인 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큰 교회를 선호하면서 교회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교회 간의 과다경쟁은 교회 간의 신자 쟁탈전으로 이어져 목회가 전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이 교회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신자들의 교회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작은교회가 희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교회는 여전히 한국교회의 희망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과 농촌진흥청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도시민의 56.1%는 농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고, 80%는 정년퇴직 하거나 자녀들의 학업을 끝낸 뒤 농촌에서 살기를 희망합니다. 또 통계청에 의하면 2015년 귀농가구는 1만1천959가구로, 전년에 비해 11.2%(1201가구)가 증가했고, 귀농가구주의 64.7%가 50~60대이고. 30%는 30~40대입니다. 그리고 전원생활을 하는 귀촌가구의 수는 31만7409가구로, 전년에 비해 6% 증가했고, 귀촌인의 26.5%는 20대, 24.8%는 30대입니다. 정부는 저성장에 따라 고용이 불안해지고 젊은 층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바뀌면서 40대 이하 귀촌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농촌교회에 희망이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들입니다. 따라서 변화하는 상황에 따른 농촌교회 살리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전문가들은 탈성장주의 흐름에 맞추어 대형화되지 못해서 작은교회가 아니라 작지만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공동체성을 중시하는 의미 있는 작은교회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문가들은 작은교회가 대형교회보다 지역사회와 근접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이나 단체와 연합활동을 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하고 지속성 있는 교회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는 작지만 지역사회에서 작지만 건강하고 존경받는 작은교회를 키우는 일에 더 많이 관심해야 합니다.

• 작은교회 살리기, 감리회 차원에서 준비해야 합니다.
① 2016년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자유학기와 자녀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농촌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학부모의 산촌유학 수요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경우 농촌교회와 지역공동체의 회생 및 도시교회 신자들의 귀농을 지원을 통한 농촌교회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② 선교와 협동조합운동을 결합하여 교회 중심의 새로운 공동체 마을을 구성해야 합니다. 미래는 협동조합의 시대이고,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5인 이상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농촌과 도시에서 다양한 모양의 협동조합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경우 새로운 선교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③ 작은교회 컨설팅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한 지역조사 혹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작은교회 모델 구성 등은 작은교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작은교회 컨설팅제도를 도입하여 작은교회의 선교를 지원해야 합니다.
④ 시대는 이미 소품종 대량생산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전환된 지 오랩니다. 교회도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여 다양한 특성을 지닌 교회의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작은교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문성을 토대로 한 다양한 분야의 작은교회 모델을 발굴하여 이를 확산시켜야 합니다.

• 시간은 한국교회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지금은 기다릴 때가 아닙니다. 농촌의 변화와 작지만 강한 교회에 대한 기대 등 작은교회의 희망의 기운이 떠오라는 지금 그 기회를 선용해야 합니다. 만약 이 희망의 기운을 놓친다면 먼 훗날 한국교회는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한국교회 모두가 작은교회를 살리는 일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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