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858 기폭파 23주기 특별기획
KAL858 기폭파 23주기 특별기획
  • 송양현
  • 승인 2010.11.29 0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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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탈북자의 삶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삶도 아닌 삶!!

얼마전 연평도 사태를 방송으로 접하던 중 남북관계가 또 다시 경색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문뜩 KAL858기 폭파사건이 떠올랐으며 당시 북파 공작원이었던 김현희씨는 한국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겨 자료를 수집하던 중 그녀는 탈북자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 삶을 살 고 있음을 발견했다. 2010년 11월 29일이 KAL858 사건 23주기가 되는 날이다.

▲ 월간조선 2010년 7월호에 실린 김현희씨

2010년 11월 29일은 1987년 11월 29일 KAL858기(機)가 인도양 상공에서 폭파된지 23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858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타고 있었으며 전원 사망했다. 한국 정부는 국제공조를 통해 일본인 하치야 마유미로 가장한 범인 김현희(金賢姬)의 신병을 확보했고, 김정일의 지령에 의한 테러임을 확정 지었다.
당시 사건에 관한 자료는 많았지만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김현희씨를 인터뷰한 언론은 월간조선밖에는 없었다. 자료를 접하면서 김현희씨가 종종 월간조선에만 진정성을 갖고 스스로 연락을 하고 찾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그녀는 왜 굳이 월간조선만을 찾아가서 인터뷰에 응했을까? 아마도 자신의 신변노출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을 것이다. MBC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과 단체들이 노무현 정권 때 그녀를 가짜로 몰며 심지어 갓난아기가 있는 집까지 공개를 해린 사건은 그녀에게는 한국사회에서 점점 설자리를 좁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녀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신과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공개했다. KAL 사건 희생유가족에게도 위로를 줬으며 일본에서 납북된 유가족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줬다. 그녀가 저질렀던 과오는 역사속의 한 페이지가 됐지만 그녀의 삶은 여전히 현실에 처해있으며, 우리의 인식이 그녀를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게 만들고 있다.


김현희는 가짜다??

그 사건 후 지금까지 23년째 북한 정권과 남한의 일부 좌파(左派)단체는 ‘증거가 없다’, ‘김현희는 가짜’라고 주장하며 폭파당시의 정권에 의한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성국(辛成焗. 48) 신부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2003년 사건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고 나서 ‘성서를 통해 본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운동’이라는 글을 섰다.

“전두환 정권이 1980년 광주에서 수많은 시민들을 잔학하게 학살하여 정권을 잡더니, 정권 말기에는 KAL858기 사건을 일으켜 수많은 노동자 가족과 승무원 가족들을 희생시켰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노태우 정권 당시 안기부가 사건 가족들을 협박, 회유하면서 진상규명 운동을 철저히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2003년 10월부터 ‘진상규명 촉구 전국순회강연’을 돌며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와 검찰의 수사시록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은 결국 여론의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오히려 김현희씨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다라는 사실만 확고해졌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현희가 가짜라며 여론을 들끓게 했던 언론사에서는 사고(社告)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김현희씨는 월간조건 2009년 4월호 인터부에서 “무고한 많은 생명을 앗아간 항공기 테러사건을 국가기관과 공영방송 기관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에 대해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일본신문의 서울 특파원은 한국의 좌경세력이 내세운, KAL기 사건에 대한 의혹들은 거의가 사건발생 직후 일본에서 조총련과 좌파들이 퍼뜨린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정상적인 기자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음모설이 곧 식어버렸는데, 이게 한국에 들어와선 사건이 난 지 20여년이 지난 뒤까지 맹위(猛威)를 떨치고 국정원 같은 국가기관까지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당시 김현희씨가 죽지못하고 살아서 한국으로 들어와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북한에 대한 자료를 풀어냄으로써 KAL858기 폭파사건은 북한의 테러에 의한 사건임이 밝혀졌고, 이때부터 북한은 국제적으로 테러국가가 되어 국제적 고립에 빠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 사건으로 모든 항공법이 바뀌어 비행기가 경유지에 도착했을 때 기내에 있는 모든 짐을 가지고 내리도록 관련법이 바뀌었다. 북한으로써는 김현희씨는 자신들을 곤경에 빠뜨린 국가적 원수로 당장 없애야할 국가적 치욕으로 간주되고 있을 것이다.


인권외치는 진보단체들에게 현재 그녀의 인권은 없다!!

어찌된 영문인지 2003년 11월 MBC 취재진이 그의 집에 들이 닥쳤고 방송으로 그의 집이 노출됐다. 철저히 보안으로 부쳐졌던 그녀의 집이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자 순식간에 들통나버린 것이다. 그 다음날 새벽 김현희씨 가족은 집을 떠나 지금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월간조선 2009년 6월호를 보면 당시 김현희씨에 대한 상황이 잘 설명되어 있다.

좌파정권하에서 그녀는 “‘KAL858기 폭파 사건’은 조작됐고, 김정일의 공작지시는 없었다”는 대답을 직간접적으로 강요받았다. 그녀는 그 배후 중의 하나가 좌파정권하의 국정원이었다고 주장하며 국정원의 공식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원이 자신을 가짜로 모는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 MBC 출연을 요구했고, 국정원 간부로부터는 제3국으로 이민을 떠나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당시 어느 지방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물이 잘 나와 빨래 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히며 마치 북한에서 생활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두 자녀와 쥐가 나오고 바퀴벌레가 나오는 집에서 지내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도 1991년 6월에 펴낸 김현희씨의 수기(手記)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가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인세 8억 5천만원을 KAL858기 유족회(유족회원 일부는 김현희씨를 가짜로 주장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에 줬으며 지금은 예전에 강연해서 모은 돈을 아껴서 근근히 먹고산다고 전했다.

많은 진보단체들은 북한에 그래도 먹고살도록 해줘야 한다며 쌀과 밀가루, 많은 의약품을 인도적 차원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탈북자들의 인권을 다루며 그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유독 김현희씨 만큼은 열외인 것 같은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교회가면 눈물부터 나!!

김현희씨는 재판을 받으면서 기독교 신앙을 접했다.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이 신앙이었다고 할 만큼 신실한 그녀는 10여년 동안 열심히 교회에 나갔으며 지금도 집 근처 작은 교회를 조용히 다니고 있다. 그러나 월간조선 2010년 7월호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신앙의 자유마저도 박탈당해버린 김씨는 요즘은 기독교TV를 보는 것으로 예배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 지난해 인터뷰 땐 교회에 나가기 어려워 집에서 기독교TV를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했는데, 요즘도 그런가요?
“동네에 작은 교회가 있어 매주는 못 가도 가끔 나갑니다.”
- 교회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나요?
“편하기 보단 눈물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공작원들에 대한 연민을 나타냈다.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좌파정권하에서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여 자신을 가짜로 만들려 했던 세력(국정원, 방송, 친북단체 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공작이란 것은 목숨을 거는 일입니다. 실패하면 저처럼 독약 앰플을 깨물어야 합니다. 저를 가짜로 만들려는 공작은 실패했으니 누군가는 앰픔을 깨물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국 사회에서의 김현희씨 가족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그녀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관심이 높다. 또한 북한으로 납치된 유가족들에게 김현희씨는 큰 힘이 되는 듯 했다. 김현희씨 가족이 돈을 바란다, 김현희는 가짜다 라는 주장들이 있지만 KAL858기 폭파사건이 23년 지난 지금 사건의 진실성을 찾고자 그들이 진정 바라는 행복추구권이 박탈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많은 단체들이 살인자에 대한 인권까지 지켜줘야 한다며 그들을 변호하고 나선다. 김현희씨의 경우 최소한 누릴 수 있는 그 인권마저 박탈당한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지극히 정상인의 생활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진보와 보수 모두가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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