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자기 욕망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곳이다
지옥은 자기 욕망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곳이다
  • 전영복
  • 승인 2015.11.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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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세계에 갓 들어 온 영들은 물질세계에 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다른 영들이 알아보기도 하지만 점차 알아볼 수 없게 서서히 변해간다.
지옥의 영들은 서로에게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천국의 빛으로 보면 끔찍한 얼굴이 드러나는데 심지어는 괴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세상에 있을 때는 법률이나 주위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여 위선(僞善)을 행하기 때문에 악한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옥에 와서는 모든 속박이 벗어지고 적나라하게 악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보리에 의하면 지옥의 영들은 얼굴이나 모습이 천차만별이어서 모두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으며 흉악한 악귀를 연상시키는 소름 끼치는 괴상한 모양들이다. 어떤 자는 사나운 짐승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또 어떤 자는 무서운 망령(亡靈)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영은 본질적으로 사람의 사랑 그 자체이고 그것이 외부로 드러난 형태가 얼굴이다. 영의 세계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숨길 수가 없고 자신의 내면과 반대되는 얼굴을 지닐 수도 없다. 지옥도 영의 세계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악한 내면(內面)이 그대로 밖으로 표현되고, 그 주위의 모든 환경에까지 투영(投影)되어 나타난다.

이사야 24:5
“땅이 또한 그 주민 아래서 더럽게 되었으니 이는 그들이 율법을 범하며 율례를 어기며 영원한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최성호목사는 지옥을 가리켜 “풀무불” 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옥에 있는 악한 영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불같은 분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옥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총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지옥불의 고통은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한평생 분노하며 적대적으로 살아왔던 자아가 이제는 스스로를 태우는 맹렬한 불꽃을 만드는 상황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깥 어두운 데 버려진 자아는 스스로 땔감이 되고, 동시에 영원히 자기 자신을 태우는 맹렬한 불꽃이 되어 풀무불 같은 지옥을 만들어 낸 것인지도 모른다.81)

야고보서 3:6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바깥 어두운 데”가 주로 지옥의 정신적인 측면의 고통을 상징한다면 “풀무불” 같은 맹렬한 불꽃은 육체적인 측면의 고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갊”이라는 표현은 지옥에서는 각자의 잘못된 생각을 모두 진리(眞理)라고 고집하기 때문에 지옥의 영들 사이에는 싸움과 증오심이 끊이지 않는다. 지옥 밖에서는 이러한 싸움의 소리들이 마치 이를 가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82)

이러한 지옥은 자기 욕망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곳이다. 따라서 지옥은 철저한 감시와 형벌의 제약이 없어지면 무자비한 욕망들이 한없이 나타나는 곳인데 그 욕망에는 끝이 없다. 전 세계와 하나님까지도 지배하려는 욕망이 넘쳐나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지옥의 영들이 악을 행하고자하는 열망은 자기 사랑과 세상 사랑으로부터 나온다. 지옥의 영들은 모두 이런 열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옥문이 열리면 큰 화재라도 난 것처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오른다. 자기 사랑이 지배하는 곳은 활활 타오르는 맹렬한 불꽃이, 그리고 세상 사랑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는 것이다.

신명기 32:22
“그러므로 내 분노의 불이 일어나서 스올의 깊은 곳까지 불사르며 땅과 그 소산을 삼키며 산들의 터도 불타게 하는도다.”

따라서 하나님의 완벽한 통치가 없으면 지옥은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영계의 힘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오는데 이는 지옥에서 초능력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지옥에는 사랑이 전혀 없으니 힘이 있을 수가 없으며 천사만 나타나도 무기력해 질 수 밖에 없다. 지옥의 영들은 영계의 태양과 빛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83)

(46) 2015, 11, 12
81.최성호, 천국 때문에, 바울의 서재, 2011, p.154.
82.Emanuel Swedenborg, 천상여행기-지옥편, 김원옥 역, 다산북스, 2010,p.130
83.Emanuel Swedenborg, 위대한 선물, 김선식 역, 다산북스, 2009,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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