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폭력의현실과 과제
교회성폭력의현실과 과제
  • KMC뉴스
  • 승인 2015.06.0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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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폭력의 실태 및 피해자의 고통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지난 29일(금) 오후 7시부터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를 주제로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 포럼을 개최했다. 양희송 대표(청어람 ARMC, 개혁연대 집행위원)가 사회를 맡고 윤경아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조중신 센터장(한국성폭력위기센터), 최순양 교수(이화여대),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가 각각 발제를 하고 질의응답 및 전체 토론으로 포럼이 진행되었다. 포럼에는 개혁연대 회원 및 관심자가 70명 정도 참석하였다.

조중신 센터장은 ‘교회 성폭력의 실태 및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다루었다. 조중신 센터장은 “교회 성폭력 피해자는 집안에서 가족들에게서 배척받는 것보다 더 큰 상처와 상실감을 느끼며 교회를 떠나게 되고, 당회와 교단에서 적절한 처리나 사법적 처벌이 미흡했을 때의 실망감, 해임 당하고 처벌을 받고나서도 교단을 옮겨 버젓이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분노로 장기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해자를 피해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도 상처가 되고, 신앙이 흔들리거나 교회 문화에 회의를 갖게 되기도 한다.”며 교회 성폭력 피해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있음을 알렸다. 또한 피해자는 교회 내 안전하게 지지망이 되어 줄 사람을 분별하여 도움을 청해야 하며, 찾을 수 없을 때에는 외부 전문 성폭력상담소를 활용하도록 권면했다. 피해자의 가까운 주변인들의 대응 방법으로 “어떠한 경우든지 판단하거나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앞서나가지 말고 섣부른 위로로 안심시키려 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들은 피해를 호소한 이후 이상하게 보거나 소외 당할까봐 두려워하므로 믿음을 주도록 한다. 피해자를 대할 때 성폭력에 대한 편견이나 통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가 성찰할” 것을 제안했다.

최순양 교수는 교회 성폭력에 대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주목했다. 교회가 성폭력 피해에 왜 취약한지 J목사의 사건을 분석하며 교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 구조적인 병폐에 대해서 지적했다. 또한 교회가 스타목사의 성범죄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죄를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알렸다. 그 원인으로 첫째는 비민주적인 당회 구성과 합의 구조 둘째는 교회 안에 자본주의와 권력의 만연함을 꼽으며 “자신들이 속한 노회를 영향력 있게 하고 부흥시켜 줄 목회자가 어떤 추악한 죄를 저질렀어도 눈감아주고 은폐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교회 안에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는 요인으로 교회가 제시해왔던 이상적인 여성상과 남성 중심적인 성서해석에 있다고 말했다. 남성에게 복종하고 고난을 감수하는 여성상을 설교와 교육으로 교회 안 여성들에게 체계적으로 제시해 왔으며, 그 중심에는 남성 중심적 성서해석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순양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이 더 밝혀내기 어렵고 중단시키기 어려운 이유는 불의를 눈감고 약자를 외면하는 교회의 왜곡된 신앙에서 기인하는 것 같아서 교회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쳤다.

임보라 목사는 교회는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교회의 실천적 노력에 대한 이야기로 발제를 했다. 임보라 목사는 “살인과도 마찬가지인 다양한 폭력을 행한 자가 교회를 도피성으로 착각하고 도리어 활개치고 다니는 일을 우리는 자주 목도하게 된다”고 꼬집으며 발제를 시작했다.
임보라 목사는 “성폭력 사건이 교회로 요청이 들어올 때 중요한 것은 개인 대 개인의 사건으로 치부되어 둘 혹은 다자가 알아서 스스로 풀어가도록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며, 어떠한 경로로 교회로 요청이 왔을 경우 교회와의 연관 속에서 ‘공동체’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공동체가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동체적 해결과정’을 제시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피해자는 교회 안에서 신뢰하는 사람에게 피해 상황을 알리게 되는데 이 때 2차, 3차 가해를 방지하게 위해 목회자를 비롯하여 교인들도 성폭력예방교육을 이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 중심주의로 피해자의 고통과 심리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며“피해자 중심주의는 단순히 피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피해자가 경험하는 고통을 끊임없이 나누는 가운데 공동체가 수수방관하는 것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해결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고 알렸다.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이정도면 되지 않아?’, ‘더 들어야 되?’, ‘또 교육을 받아야 해?’등의 말은 피해자에 대해 제 4, 제 5의 가해를 가하는 것이라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돌봄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임보라 목사는 성폭력 사건은“한 사람의 영혼과 삶을 파괴하며 평화를 빼앗는가는 일이기에 정의와 평화를 세워가기 위해 성폭력 근절은 꼭 실현되어야 할 일이다”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쳤다.

질의응답 시간에 상담센터에서 ‘어디까지를 상담 종료로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조중신 센터장은 “성폭력 피해는 상담을 한다고 해서 금방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며 “일생 동안 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상담 종료는 내담자 스스로 상담이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라며 “현재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도록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태가 치유나 극복으로 본다.”라고 답변했다.
‘전목사 사건에 대해 적절한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전목사 사건의 해결과정을 어떻게 다루었어야 했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순양 교수는 “민주적으로 구성된 합의 기구가 세워져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해야 했으며 노회 차원에서 공정하게 책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답변했다. 양희송 대표는 “지금 전목사 사건은 해당 노회가 분립하면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노회 또는 총회가 책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둘 다 교회를 떠나지 않고 남았다면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임보라 목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동체 안에서 계속 공동체의 일원으로 남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것도 피해자가 원할 경우를 전제로 한다.”고 답변했다. 가해자에 대한 조치 부분에서 ‘모든 상황에서 ‘피해자가 원하면’ 이라는 전제가 과연 피해자를 위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임보라 목사는 “‘피해자가 원하면’이라는 전제와 피해자 중심주의가 중요하지만 모든 책임을 피해자에게 씌울 수 있고, 지지그룹조차도 피해자에게 덤을 주는 것을 경험하고 성찰했었다.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주셨다”고 답변했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에 법적인 조치를 먼저 취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중신 센터장은 목회자나 상담자가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 스스로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주변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는 스스로 최선의 대응을 했다는 것에 굉장한 힘을 받는다.”고 답변했다.
‘신학대학에서 성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순양 교수는 “신학대학에서조차 성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해결 방안이 없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유야무야 넘어간다. 신학대학 커리큘럼에 ‘목회자성윤리’라는 과목이 꼭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양희송 대표는 “오늘 여기에 모인 사람들 모두 각자의 지역과 교회에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의 시간을 밑거름으로 하여 자신의 역할을 하자”고 독려하고 포럼은 마무리 되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출범 이후 수많은 교회 상담을 받아왔으며 그 중 성문제에 대한 상담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다. 그 후 한국교회 안에 성평등 문제를 심화·확산해가지는 의견이 모아져 2014년에 ‘성평등위원회’가 위촉되었다. 하반기에는 교회 안의 성폭력 처벌 방안 마련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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