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단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하강 추세로 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을 단지 인구의 감소로 인한 현실, 유사 종교의 발전으로 인한 상황, 또는 국민소득의 증대로 인한 종교의 영향력 감소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안위를 삼을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여러 해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한국 교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물음에 개신교 신자들이 “교회가 양적 팽창, 외형에 너무 치우친다”라고, 비개신교인들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고 지나치게 교회 중심적이다”라고 답한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 교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해마다 약 3천 개가 넘는 소형 교회가 문을 닫는다. 반면 대형 교회들은 아직도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비신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한미준이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997년 ‘개종한다면 1천명이 넘는 대형 교회를 다니겠다’고 답한 사람이 28.3%였는데, 2004년 같은 물음에는 불과 2.3%만이 이렇게 답했다. 기독교의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비신자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 유추할 수 있다. 또한 거대교회에 대한 반감이 많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전문가들이나 종교사회학자들은 이미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기독교의 세력은 급속히 줄어들 것이다” 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예측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분석은 기독교계가 사회 공헌이나 교육, 사회 의제들에 대해 이끌어가는 힘이 사회보다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고등종교로서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거품이 걷히는 과정이다 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전문가는 이렇게 진단하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는 부흥한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살이 쪘다. 살을 빼지 않으면 앞으로도 여러 증세가 나타날 것이다. 이 증세를 치유하려면 대형 교회가 많이 없어지고 건강한 중소 교회들이 많이 생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형교회들은 지역에 뿌리가 없어도 발전되었고 유지되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섬김과 봉사에 소홀히 하게 되며 이런 현상은 지역주민들의 생각에 교회는 그들만의 세계에 필요한 기관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대형교회는 지역과 관계없이 교인들이 모이니 교회마다 대형 교회가 버스에 신자들을 실어 날랐고, 예배 후에는 또 썰물처럼 다 빠져 나간다.
그러므로 교회가 그 지역에는 유익한 존재가 아니라, 주일마다 주차장을 만들어 불편을 주고, 소음으로 시끄럽게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제 교회가 성도들을 실어 날랐던 대형버스를 멈추게 해야 한다. 미래의 교회는 몇 몇 메가처지를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지역 교회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지역의 사랑방이 되어 탄탄하게 뿌리를 박고 지역에 유익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역을 겸손히 섬기는 자세를 통해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식물은 그 생명이 잔뿌리에 있다. 깊이 뿌리를 내린 잔뿌리가 많으면 웬만한 가뭄에도 잘 견딜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지역에 뿌리를 내린 잔뿌리가 많을 때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교회였다. 특히 감리교는 더 말할 나위 없이 행정구억 중심의 교구를 가진 교회였다. 그런데 도시화가 되고, 미국의 메가쳐지의 모델이 무분별하게 도입되면서 우리나라는 지역 교회의 모델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 생명공동체로 세워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