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은 흘러야 한다
  • KMC뉴스
  • 승인 2014.10.02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공동체운동본부 내성천 살리기 100인 프로젝트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국민의 혈세 22조를 대한민국의 주요 4대강에 쏟아 부어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이루었다. 그 이후, 4대강은 녹색성장이 아니라 녹색고름을 쥐어 짜냈고, 그 곳에 살고 있던 뭇 생명들은 때죽음을 당하고, 큰빗이끼벌레만 무성해졌다. 파괴된 건 생명의 강 주변에 사는 뭇 생명뿐만이 아니었다. 그 곳에서 몇 대째 삶을 이어 온, 마을사람들은 삶터를 떠나야 했고,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4대강에서 울부짖는 고통의 소리에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특별히 올해는 다른 해보다 ‘생명’이라는 주제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옴에, 부활주일(4월 20일) 다음 날인 4월 21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광화문광장에서 1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한쪽엔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는 우리의 이웃에게 위로의 인사와, 다른 한쪽엔 4대강 중 낙동강 지류에 속한 내성천이 다시 S자로 굽이쳐 흐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피켓을 들었다.

내성천은 낙동강의 지류로, 소백산맥의 남쪽 기슭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하여 S자로 흐르며 영주시의 중앙부를 관류하고, 다시 안동, 문경, 예천을 지나 낙동강 상류로 흐른다. 약 100Km가 넘게 금빛모래물길로 이루어져 직접 강변을 걸으며 순례할 수 있는 강은 지구별에서 유일한 내성천 뿐이다. 얕은 강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흐르기에 천연기념물 흰수마자와 내성천 수달 등 다양한 생물들이 생존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4대강 사업에 포함되면서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과 용수공급 및 홍수방지라는 명목 하에 내성천에 영주 다목적댐을 건설하게 되었다. 면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하나하나 강을 파헤치며, 내성천 주변에 살고 있던 오랜 친구들은 사라져갔다.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는 내성천 살리기운동은 4대강 사업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또한 다시 재기하고 있는 5대강 사업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중대한 생명운동이라고 보고, 지난 7월 7일(월) 광화문 광장에서 “영주댐 공사 중단 및 철거와 내성천 생태국립공원화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었다. 기자회견 후, 운동에 박차를 가하며 한국기독교장로회 99회 총회가 시작되는 9월 23일(화) 전 날인 9월 22일(월, 21회차)을 집중의 날로 선정하고, 생명의 청지기 100명이 자신이 거처하는 곳에서 동시다발적 1인 피켓시위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날, 서울,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에서 남녀노소 다양한 이들이 생명의 청지기로서 같은 시간에 동시다발 1인 피켓시위를 하였다. 그런데 당일 인증샷을 모아보니, 원래 계획되어 있던 100명을 훌쩍 넘긴 142명의 청지기가 함께 참여하였다. 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그 하나의 작은 움직임들은 9월 23일(화)부터 26일(금)까지 이어진 한국기독교장로회 99회 총회(“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욥42:6, 행 20:28, 마 6:24)에 전달되어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 낸 “내성천 살리기 운동”헌의안이 통과되었다. 앞으로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는 “내성천 살리기”운동을 주력 운동 과제로 삼고, 교단을 넘어 이웃종교인들, 예술인, 지역민들과 함께 살림의 운동, 생명의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강물은 흘러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