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인들은 여성 안수를 원한다! 예장 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 즉시 시행하라!”
올해도 어김없이 9월 셋째 주에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109회 총회가 진행된다. 여성 안수 관련 헌의안 4건이 상정될 예정이며, 총회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T(이하 여사위)가 여성 사역자 강도권 부여 및 강도사 고시 응시 인허를 청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이 올라오기까지 2월 27일, 여사위 제4차 전체 회의를 통해 ‘동역사’ 명칭 부여 방안을 내놓았고 내외부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 3월 28일 여사위가 총신신대원여동문회와 여원우회 대표단과 만났고, 4월 29일 ‘여성 사역자들의 실질적 처우 개선’ 공청회를 통해 최종 청원안을 결정했다. 이후 8월 27일 총회 신학부와 총회신학정체성위원회는 여성 강도사 고시 청원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례 없는 정치적 행보로 총회가 개회되기도 전에 진지한 논의를 발목 잡고 있다. 작년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이 통과되었다가 취소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가운데, 올해는 예장 합동이 여성 안수를 어떻게 다룰지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 안수 추진 운동을 통해 왜곡된 복음이 바로 서고, 세상과 소통하는 한국교회가 되기 위해 출범한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이하 여안추)은 7월부터 <여성 안수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도 여성 안수가 시행되지 않은 현실에 분노하며 올해는 반드시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빠르게 진행되어, 9월 초 1000명(곳) 이상의 개인과 교회들이 여성 안수를 지지했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여성 안수를 원하며, 예장 합동 교단에서 즉시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정작 예장 합동 총대들은 어떠한가. 여성 안수에 관심이나 있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60년간 여성 안수 관련 청원이 7번, 연구 3번, 투표 0번이었다. 총회 회의에서 여사위 보고도 5분이면 끝나고, 헌의안은 제대로 논의되지도 않는다. 강도권과 여성 안수에 대한 내용들이 회의 시간 내에 편견 없이 충분하게 논의되어야 하는데 총대들은 관심이 없다. 총대들의 무관심 속에서 밖에서 피눈물 흘리며 “총신의 이름으로 당당히 목회 하고 싶다”고 외치는 여성들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가? 총대들은 귀와 눈을 막은 채, 여성들의 고통을 언제까지 몰랐다고 외면할 것인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남자나 여자나 다 하나이니라(갈 3:28)” 하신 말씀을 기억하라. 같은 하나님 형상인 여성의 안수를 금지하는 것은 창조 정신(창 1:27, 고전 11:11~12)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 마지막 보루를 지키는 것이 총신이 자랑하는 개혁주의 보수신앙인가? 여성 안수를 받아들이면 개혁 신학과 보수 신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인가? 아니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고집불통의 모습일 뿐이다. 예수님이 오늘날 예장 합동 총회 현장에 오신다면 개혁주의 보수신앙을 잘 지켰다고 칭찬해 주실까? 아니다. 분명히 총회장 밖에 있는 차별되고 배제된 여성들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다.
그럼에도 여성 안수 불가 입장을 유지하려 한다면 교단과 교회 현장에서도 일관성 있게 시행하라. 총회 입장대로 여자가 잠잠해야 한다면(딤전 2·3장) 모든 주일학교와 교회 사역에서 여성을 배제하라. 총회 입장대로 여자가 잠잠해야 한다면(딤전 2·3장) 그 원칙에 반하여 교단이 시행했던 모든 것들을 폐지하라. 그날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도 “여자는 잠잠해야 한다”고 주장할 자신 있는가? 문자주의적 성경 해석과 성경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
예장 합동은 하나님 말씀 위에 교단 헌법이 있고 총회 결의가 있는가. 교단 헌법이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성경의 진리에 따라 불합리한 조항은 언제든 개선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 총회에서 결의했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불변할 진리인가. 2013년 98회 총회에서 여성 선교사에게 성례권을 부여하는 등 총회 결의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아무리 오래 이어져 온 교단 역사와 헌법이라 할지라도 발전하는 성경해석학의 연구 결과에 기대어 개혁해야 할 것은 계속 개혁해 나가는 것이 개혁주의 신학의 기본자세이다.
물의 흐름을 억지로 막을 수 없듯이, 고집스럽고 빈약한 둑은 결국 무너질 것이다. 우리는 그날까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외칠 것이다. 총신 교회와 신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들으라. 듣지 않는다면 예장 합동에서 여성들은 점점 더 사라질 것이다. 하나님의 같은 형상으로 창조된 여성과 남성은 협력하여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어가자.
이제 우리는 눈과 귀를 열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으로, 109회 예장 합동 총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의 기본은 여성 안수이다. 즉시 시행하라!
남녀가 동등하게 동역하는 것이 복음의 본질이며, 예장 합동의 미래는 주님의 뜻에 걸맞게 제도와 법을 개혁하고 여성과 연합해 교회를 세워 나가는 데 있다. 헌법대로 적법하게 목회 후보생을 양성하는 교단 신학을 공부한 여성들에게 여성 안수를 시행하라.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을 고민한다면, 더 이상 미봉책이 아니라 여성 안수로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라.
둘째, 올해 상정된 여성 안수 헌의안을 진지하게 논의하라!
올해에는 4개 노회에서 여성 안수 헌의안을 올렸다. 동전주노회에서 여성 지도력 개발 및 활용에 대한 대책 마련, 북전주노회에서 여성(장로, 목사) 안수 허용, 남서울노회에서 여성 사역자 안수 허용, 경기중부노회에서 여성 사역자에게 총회 강도사 고시 치를 권리를 제안하였다. 지금까지 여성 안수 안건에 대해 총대들의 찬반 토론조차 없었다.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이 여성 안수 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올해 더욱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 사역자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여사위 보고와 청원, 헌의안을 편견 없이 진지하게 논의하라.
셋째, 여성 사역자들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
여성에게 안수직을 주지 않는 것은 명백한 구조적인 차별이다. 안수를 받아 목사로 사역하는 남성 사역자와 달리, 여성 사역자는 계속 전도사로 사역하게 되므로 같은 신대원을 졸업한 동일 학력임에도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양질의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으나 강도권이 없으므로 설교 기회 제한, 경제적 차별, 불안정한 소속 등 법적 지위의 차별이 존재한다. 여성 사역자의 차별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여성 안수뿐이다.
넷째, 여성 장로, 여성 목사를 도입하여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확대하라!
한국 사회는 공정성, 투명성, 민주적 수평 문화, 여성 참여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 교회는 비성경적이고 전근대적 성차별 문화로 여성과 젊은 세대 반감이 심각하여 교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전체 교인 70% 이상의 여성들이 교회의 주요 사역을 감당하면서도,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설자리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교단과 교회의 주요 정책들을 결정할 수 있는 길은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 여성 장로, 여성 목사를 도입하여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라. 건강한 조직 운영은 교단과 교회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며, 남녀 은사대로의 동등한 동역은 더욱 풍성한 하나님 나라를 이루게 될 것이다.
2024년 9월 11일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