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방학 중이다.
1년 4학기에서 2학기가 지나고 방학을 맞았다. 2학기 강의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하며 공부하는 우리 만학도들에겐 교수가 제의하는 과제가 벅찼을지 모르나 그런 환경에서도 풍성한 열매들을 보여주었다.
나는 지난 수년간 성경에 푹 잠겨있었다. 말씀이 나의 전부였다. 하루 일과 끝내면 어서 말씀 읽고픈 즐거움으로 참 행복했고 그 깊은 묵상이 나를 성경 속으로 초대하였다. 설교자들에게는 묵상을 통해 설교가 빚어지듯이 나에게는 떠오르는 이미지를 거쳐 성화가 빚어졌다. 그렇듯이 지난 학기 강의는 학생들에게 긴 설명보다는 그러한 영성으로의 초대 시간이었다.
요한복음을 나누며 매일 출근 시간에 해당 장(chapter)을 묵상하기를 요청하였다. 그 말씀으로 presentation과 매주 디지털 드로잉 성화 한 점씩 그려내는 프로젝트였다.
Term의 중간을 지나면서 Iona Columba College에서 첫 전시회를 하였다. 작품은 액자 속에서 고고하게 빛나며 작가들을 격려하였다. 학기 말에 2차 전시회를 뒀다. 전교생이 우리 학생들 실력 향상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그들도 서둘러 이 과목을 수강하고 싶다고 하나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야 하니 의지가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학기는 개개인 재능발견이라는 결실이 있었다. 아이디어가 남다른 학생, 모방 작품이지만 솜씨가 뛰어난 학생, 한 학생은 한땀 한땀 성실히 그리는데 재능이 엿보여 물어보니 중학교 시절 미술대회에서 장려상도 받았노라고. 미술전 공자도 몇 있었다. 타국의 삶이 바빠 외면했던 캔버스를 다시 돌려세워서 먼지를 닦는 시간이랄까?
이렇듯 숨겨둔 보화들이 드러나니 가르치는 자, 배우는 자 모두가 기쁘지 아니한가? 이런 시간이 없었다면 잠재력은 영원히 싹을 틔우지 못했을 것이다.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느라 결실을 놓쳐 주인에게 꾸중 들은 그 종이 나여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강의에서 학생들은 우선 말씀을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을 거쳐 태어난 그림은 전도 대상자나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듣는 복음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복음'이라는 신선한 아이템으로 다가가게 된다. '보이는 복음'은 연속성이 있을 것이다. 분명 생명 살리는 도구가 될 것이다.
"다섯 달란트 받았던 자는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다섯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다섯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마25: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