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장례와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 41
죽음, 장례와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 41
  • 안양준
  • 승인 2024.05.0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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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셰클리의 「불사판매 주식회사」 속에서

로버트 셰클리는 미국의 SF 작가로 SF의 황금시대 1950년대의 가장 인상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군정 시절 한국에서 2년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그의 대표작이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에서 셰클리와 같은 SF작가의 작품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리잭>이라는 영화가 있지만 원작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이기에 추천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SF는 science fiction 즉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본 소설은 미래사회에 대한 디스토피아 관점을 드러내고 기독교에서 관심을 두는 내세와 영혼에 대한 언급이 있기에 일반적인 SF 소설보다는 무게감을 더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SF 소설로 볼 때에는 고전처럼 느껴질 정도로 오래된 작품이지만 그런 까닭에 당시에 쓰여진 글이 현대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배경은 1958년 뉴욕, 요트 회사의 설계 기사인 톰 브레인이 한밤 중 고속도로에서 달려오는 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다. 핸들 받침대가 가슴에 부딪혀 늑골이 부러지고 등뼈까지 꺾은 상태였으나 눈을 뜬 그의 몸은 아무 흠집도 없었다. 

문제는 그가 일어난 것이 2115년으로 15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가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 얼굴도 몸도 과거의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 자신의 영혼이 새로운 몸에 이식되었다는 것이다.

그를 구한 것은 렉스 동력회사로 당시는 원자력이 아닌 동력이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를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은 회사를 선전하는 대상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은 프로젝트가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어 중단하는 상황이 되었다.

자유의 몸이 되어 병원을 나섰을 때 주인공이 바라본 22세기 뉴욕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거리에는 소형차가 달리고 있었는데 인구과잉과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이라 생각되며 교통은 하늘에까지 뻗어 있었다. 또한 거리에서 자살 지망자가 줄을 서있는 것을 보았고 거대한 성처럼 보이는 불사판매주식회사 빌딩도 보았다.

길에서 만난 행인에 의해 유괴 당하여 빈 방에 갇힌 브레인은 같은 처지의 레이 멜힐을 만나 22세기는 육체를 재생용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내세 보험에 대해 듣게 되는데 죽은 후 영혼이 다시 태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다.

불사판매회사는 과학적 방법으로 죽음의 충격에서 영혼의 구조를 강하게 하여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완성시키고 이를 내세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그곳에서도 자신을 22세기로 불러들인 마리 소온이라는 여인에 의해 구출되지만 그 과정에 멜힐은 이미 재생 장치에 넘어가고 말았음을 알게 된다. 이후 렉스 동력회사 사장 래리를 만나는데 그는 자신이 재생할 육체인 윌리엄 헤트를 돈으로 사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실험이 실패하여 래리는 죽고 윌리엄 헤트의 육체에 다른 영혼이 들어오지만 완전한 성공이 아닌 사령(死靈: 죽은 자의 영혼) 즉 좀비가 된다. 그런데 그가 브레인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자신의 직장을 구하기 위해 찾아다니던 브레인은 영혼 교환국에서 내세의 입구에 있는 레이 멜힐과 교신하던 중 사람이 죽으면 세 종류로 나뉘는데 첫째는 죽는 순간 마음이 폭발해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과 둘째는 마음이 죽음의 충격을 이기고 내세의 입구에 오는 것, 셋째는 마음이 내세의 입구에는 오지만 불완전하여 내세로 갈 수 없는 미친 영혼이 된다고 것을 알게 된다. 즉 과학적 실험을 통해 유령의 존재를 입증한 것이다. 

멜힐의 도움으로 광검사라는 직장에 들어가게 된다. 브레인이 얻은 새로운 육체는 광검사로 활동하기에 적합한 몸인 까닭이다.

옛날 미래를 상상할 때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리라고 -문명이 발달하고 평화스럽고 풍요롭고, 만에 하나 잘못으로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 따위는 지상에서 사라져 밝은 세상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죽어도 다시 살 수 있는 내세라든가, 유령이라든가, 사냥이라든가 하는 중세기 암흑시대의 꿈 같은 일들이 사실로 존재하는 미쳐버린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온전히 죽지 못하고 떠돌이 유령이 되어버린 래리 사장에 의해 브레인은 사냥감이 되어 수차례 죽을 고비를 맞게 되고, 그때마다 사령 즉 좀비가 된 스미스 –대충 이름을 정한 것이다- 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일반인들은 좀비를 두렵고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고 전염시키거나 어린애를 잡아먹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러려고 해도 체력이 없어 어린애보다도 약하니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좀비는 사람의 죽어 다른 혼이 들어가려고 할 때 늦어지면 생기는 일종의 병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도움을 준 좀비들의 우두머리 킹 씨는 브레인에게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얘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브레인은 렉스 동력회사의 속임수에 의해 내세 보험을 들게 되지만 이는 그를 맘대로 죽일 수 있는 구실을 얻기 위함이었다. 도망을 가던 중 전에 광검사롤 일할 때 동료들이 사냥군이 되어 자신을 사냥하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는 동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마르케이사스 군도로 가고자 하는데 이는 수술을 통해 마음이 그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스미스를 만나고 처음 교통사고를 당할 때 마리가 그를 사기 위해 계획한 것임을 알게 되고, 마지막 순간에 살 수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한 까닭에 스미스도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자신의 몸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재생실로 들어가고 마리도 함께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공상과학은 미래에 다가올 상황을 정확히 예견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1950년대에 쓰여진 소설이 오늘날 한참 부상하는 좀비에 대해 말하며, 영혼과 내세에 대해서도 말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불사(不死)’는 실제로는 있을 수 없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히 9:27)라고 성경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굳이 다른 방식을 취하지 않더라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모든 인간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또한 영혼에 대해 무지하다.

엄청난 부를 지닌 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불사나 내세를 얻으려해도 이는 아무 소용없는 일이요, 성경이 밝히는대로 진리를 따르는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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