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하는 목사, 자랑하는 성도
잔소리하는 목사, 자랑하는 성도
  • 신상균
  • 승인 2024.04.18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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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 끝나고 대심방을 시작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성도님들을 심방하면 목사는 자꾸 잔소리를 합니다.

“권사님, 걸으셔야 합니다.”

“목사님, 우리 애들도 볼 때마다 걸으라고 해요.”

자녀들이나 목사나 연세드신 분들을 대하는 마음은 똑같은가 봅니다.

걷는게 점점 힘들어지는 연로하신 권사님들

그래서 목사도 자녀된 마음으로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데 권사님들은 잘 듣기만 하십니다.

자녀가 그러면 ‘내가 알아서 할거다’하고 한 말씀 하실 만도 한데 그저 웃으면서 들으십니다.

 

심방을 마치고 연로하신 권사님의 사촌동생 권사님이 점심을 준비하셨습니다.

나이가 많아 은퇴하여 시골로 왔는데, 60이면 시골에서는 새댁입니다.

그래서 우리교회에서도 젊은 권사님입니다.

젊은 권사님 한껏 음식을 차리고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눕니다.

할머니 권사님도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하십니다.

식사가 끝나고 차를 마시던 중 젊은 권사님이 한 마디 하십니다.

“목사님, 우리 권사님이 얼마나 목사님 자랑을 하시는지 아세요?”

‘아! 그랬구나.’

갑자기 미안해졌습니다.

목사는 잔소리만 했는데, 권사님은 그런 목사를 자랑한다고 하니 할말이 없었습니다.

목사를 자랑하는 권사님 덕분에, 새로오신 권사님도 목사한테 잘하십니다.

 

목회를 오래하다보니 잔소리가 자꾸 느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권사님들은 잘 들어 주십니다.

어린아이처럼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십니다.

심방을 마치고 집에 오면서 생각합니다.

‘이번 심방은 잔소리 하지 말고 칭찬하고 자랑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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