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배우다!
살려고 배우다!
  • 서정남
  • 승인 2024.04.09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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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아침 한 Zoom Meeting이 있었다. 주 5일 빡쎄게 일 한 아들의 시간을 덜어 줄 셈으로 미팅 준비를 내가 스스로 하였다.

우리가 앉을 자리를 정하고,
역광이 안 되도록 뒤의 블라인드를 닫고,
잡다한 물건을 치우고,
의자를 중앙에 배치하고,
얼굴이 정면에서 보이도록 핸드폰의 높이도 조절하고,
미팅이 길면 베터리 문제가 생길까봐 충전기도 연결하고,
메모지와 펜과 음료를 준비하였다.
20분이 소요되었다.

그럴 즈음 아들이 방에서 나온다.
짠~ 하고 준비를 마쳤다고 자랑하려는데
아들이 노트북을 들고나온다.
테이블 위에 놓는다.
그리고 Zoom을 켠다.
-끝.

아... 나의 20분을 그는 1분으로 끝내 버리는데 왜 이렇게 허탈하지? 그뿐 아니다. 아들도 나도 이번 주말이 모처럼 쉼 있는 시간이었다. 미팅을 마치고 드라이브하자고 Tallawong 지역으로 갔다. 하늘은 더 높고 공기는 청량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다 보니 시장기가 돌아서 <The Fiddler>로 갔다. 거기서 나는 주문의 난감함을 또 만난다.

아들이 테이블에 놓인 QR코드를 사진 찍는다.
레스토랑 사이트가 뜬다.
메뉴를 검색한다.
선호음식을 클릭한다.
주문한다.
앉은 자리에서 신용카드를 스캔해서 바로 결재한다.
종업원 얼굴은 음식을 들고 올 때 처음으로 보았다.

만약 우리 연배끼리 갔다면 당연히 주문 못 했을 것이다. 사람이 편리해지라고 만든 시스템이 구 세대에게는 편함의 반대인 불편함이 되니, 100세 시대라고 좋아하지만..
*나이 숫자가 높아질수록
*불편 지수도 함께 높아진다는
*불편한 진실을 만나는 주말이었다.

나의 최종학벌과 함께 배움과도 작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돈 없어 못 먹는 시대에서 무식해서 못 먹는 시대로 바뀔 줄이야. 호흡 있는 동안은 배워야 살겠구나.

"부지런한 자의 손은 사람을 다스리게 되어도 게으른 자는 부림을 받느니라(잠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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