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부고를 전합니다.
어머니의 부고를 전합니다.
  • 남광현
  • 승인 2024.04.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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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필자의 벗에게 걸려온 전화가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목사와 교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성도 가정에서 문자가 왔다.

“어머니의 부고를 전합니다.”

교회에서 7년 동안의 관계라고 하지만 실상은 2년도 채 되지 못한 신앙생활의 이력을 가진 교우이기에 고심 끝에 부고를 전한 듯했다. 코로나 이전에 아내의 건강 문제로 함께 기도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집안 신앙내력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한 가정이다. 첫 만남이 특별했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건강상의 어려움으로 교회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예배당에서의 교제보다 교회 밖에서 만남이 더 많았던 가정이다. 따라서 함께 신앙생활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은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교회 구성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8남매 중 일곱째로서 어머니의 장례를 어떻게 모셔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가지게 되고, 교회 공동체에 연락을 취하는 것도 방법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던 모양새다. 결국은 손위 형님들의 선택에 따라 장례절차가 준비가 되었고 교회에 부고를 전하는 방법도 본인과 관계있다고 여겨지는 몇 몇 분들에게만 연락을 취했는데 여기에 목사도 포함 되었던 것이다.

이 가정의 신앙이력이 평범하지는 않다. 가족 구성원 중 한분이 개인 사찰을 운영하는 중이며 집안의 대소사를 사찰 중심으로 결정하며 살아온 가정이다. 이런 가정에서 크리스천 며느리를 본 것이고 안타깝게도 그 며느리가 건강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교회 보다는 절 안에서 그 분들의 방식으로 치유의 방법을 찾으려 했었다. 그러나 그런 접근이 오히려 더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고 가정해체의 위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결국 며느리의 신앙생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아내의 권면으로 내외가 필자의 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내의 건강 문제로 목사와 대면할 때는 치유하시는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하게 구하게 되지만 동기간들을 만나 아내와 딸에 대한 문제를 논의 할 때는 그 기대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었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에 병원에서 퇴원한 내외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을 때 식사 전, 잠시 본인의 속마음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목사님, 앞으로는 교회에 열심히 나가겠습니다.”

“감사해요. 저희도 성도님 가정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동기간들 말을 듣지 않으려합니다. 00엄마만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일 겪고 00엄마에게 약속했어요. 앞으로 우리 가족 셋이서 동백정교회 열심히 나가기로요.”

“그럽시다. 교우들도 기도할 때마다 성도님 가정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느니 어렵겠지만 교회 중심의 생활을 시작해 보시지요.”

“예, 저희 내외 목사님, 사모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저런 신앙적 어려움이 동기간들 사이에 있는 것 분명히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어려울 때마다 목사와 사모에게 연락 주셔서 저희가 감사해요.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고 함께 주의 도우심과 치유하심을 의지해 보시자구요.”

이렇게 믿음으로 살아보겠다고 고백하며 다짐했지만 현실적으로 오랫동안 몸에 베여있는 신앙이력과 동기간들의 근심을 왜면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기에 부부간의 갈등이 여전히 공존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신앙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힘들고 어려울 때 교회의 목사와 사모를 찾는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부고를 전해 듣고 조문이 가능한 교우 분들과 장례식장을 찾았다. 영정과 함께 차려진 제사상 앞에서 함께 한 교우들과 정중히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상을 당한 교우 내외와 함께 앉았다.

“이렇게 안 오셔도 되는데요…….”

“목사님께 소식을 안 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러면 나중에 목사님, 사모님은 진짜 서운해 하실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연락드렸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잘 하셨습니다. 연락 주시지 않았다면 정말 서운하지요.”

“이렇게 교회 분들이 와 주시니까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받는 것 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교우 내외와 7년 동안 교회 안팎에서 지내온 목사에게는 그 분들의 짧은 인사 가운데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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