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의 조용기 목사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한국교회의 수치를 드러내는 일이다
한기총의 조용기 목사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한국교회의 수치를 드러내는 일이다
  • KMC뉴스
  • 승인 2013.01.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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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의 조용기 목사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한국교회의 수치를 드러내는 일이다

- 한기총의 이번 추천은 성장주의와 승리주의에 물든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내는 일이며, 각종 이권다툼과 비리, 교회의 사유화 논란을 일으킨 조용기 목사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적절치 않다 -

 

지난 1월 3일 한기총은 24차 정기총회에서 조용기 목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는 작년 12월 14일 한기총이 대한민국 기독교의 밤을 연 자리에서 조용기 목사를 ‘한국기독교에 혁혁한 공을 세운 최고지도자상’ 종교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라 볼 수 있다.

 

한기총의 이러한 일련의 결정에서 우리는 한국교회의 부끄럽고 슬픈 자화상을 보기에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물론 그 어떤 사람이나 단체도 마치 하나님이나 된 것처럼 특정인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이나 평가를 내릴 자격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조용기 목사의 삶과 사역에는 공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분명한 것은 예수님과 그 분이 선포한 하나님나라의 복음의 관점에서 볼 때, 조용기 목사는 노벨평화상 수상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일가와 관련된 각종 이권다툼과 교회의 사유화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던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의 고발에 의해 교회 자금 150여억 원을 불법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부자(父子)가 검찰 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 아픈 것은 그가 50년 동안 한국교회 뿐 아니라 지구를 115바퀴나 돌며 전한 복음이 하나님나라의 복음과 거리가 먼데 있다. 물론 그가 전한 복음은 전인적 구원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어 몸을 멸시하고 영혼의 구원만 강조했던 기존의 복음에 대해 일정한 교정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복음은 결국 신앙을 빙자해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기복신앙과 승리주의 신앙을 낳고 말았다. 그는 종종 나눔과 정의를 강조하는 듯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건 어디 까지나 기복신앙과 승리주의 신앙을 정당화하는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가 전하는 복음은 결국 하나님나라의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핍박과 고난을 기꺼이 감내하는 팔복의 제자도로 가는 길을 가로 막는다.

 

그럼에도 한기총이 조용기 목사를 급기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소위 성장주의와 승리주의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기총이 그를 비슷한 취지로 ‘한국기독교에 혁혁한 공을 세운 최고지도자상’ 종교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웠다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다. 교회의 외적 규모를 가장 중요한 가치요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성경적 가르침과 전혀 무관할 뿐 아니라 도리어 그에 역행하는 것이다. 또한 한기총은 ‘1200만 성도의 이름으로 한국 기독교 최고지도자상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 성도를 뚜렷한 근거도 없이 1200만으로 과장할 뿐 아니라, 개신교 단체인 한기총이 가톨릭까지 포함하는 1200만을 대표나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데서 성장주의와 승리주의에 찌든 모습을 발견한다.

 

한기총은 누구를 수상하고 추천하기 이전에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대표회장 선거 때만 되면 터져 나오는 금권선거 문제, 부패한 대형교회 지지, 특정 정치집단에 대한 편파적 옹호, 교회세습 정당화, 조직 운영의 폐쇄성 등으로 이미 자정기능을 상실하여, 교계 안팎의 지탄을 받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다는 과대망상에서 벗어나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주님의 은혜가 임하면 한국교회 전체를 향하여 함께 회개의 길을 가자고 호소해야 한다. 우리 역시 한국교회의 부패와 타락에 함께 동참한 일부임을 자각하며 통렬한 회개에 동참할 것이다. 우리는 한기총이 그런 길을 걸어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며 아픈 마음으로 기도하며 지켜 볼 것이다.

2013년 1월 8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백종국·오세택·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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