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 아파트 경로당 개관(1)
신창 아파트 경로당 개관(1)
  • 주성호
  • 승인 2012.12.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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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 신창 아파트 경로당 개관(1)

동두천 시민이 되어 2년 가까이 살다 보니 지역 사회에 눈을 뜨게 되었다. 내가 사는 옆 동 304동을 지나다닐 때 마다 “노인정”이라 붙은 팻말을 보게 되는데 2011년 11월 동 대표 회의에 방청인으로 참석해 요청을 하게 되었다.
“노인정이 2년 동안 비어 있고 문 걸어 놓은 채 방치되었는데 노인들의 권리이며, 휴식 공간도 필요하니 키를 넘겨 달라”고 했다. 동 대표 회장의 말은 “정리하여 내년에 오픈하도록 하겠다”고 하기에 “이번 주말에 준비 모임을 가지고 두 주 후에는 개관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즉석에서 관리소장에게 위임함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예정대로 2012년 12월 17일 준비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준비 모임에 50여명이 참석하여 대 성황을 이룬 셈이다. 떡국으로 점심을 잘 먹은 후 회장을 뽑아 전권을 위임하자 제의 했더니 일을 성사 시킨 분이 당연히 회장이 되어야 한다며 박수로 추대된 셈이다.
평생 목사와 교수로 일하며 은퇴한지 12년이 지났고 처음부터 교수 정년퇴임 이후 바로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으나 한 번도 어느 경로당 모임에 참석해보지 못한 내가 이곳에 와서 벼락감투를 쓴 셈이다.
경로당에 가면 갑자기 늙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비용 없이 점심이나 여행하는 일이 빈번함에도 단 한 번 끼어 보지 못한 내가 경로당 회장이 된 것이다.

성격상 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일단 일을 맡게 되면 적당히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임원 조직을 끝내고 두 주 후에 개관식을 하겠다고 광고를 했다.
소식을 들은 어느 날 안흥교회 김원용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경로당을 개관하려면 우선 냉장고나 TV가 있어야 하는데 택일 하라고 하기에 우선 필요한 것이 냉장고임으로 요청했더니 그날로 냉장고가 들어왔다.
냉장고가 들어오는 날 또 전화가 걸려 왔는데 아무래도 TV도 있어야 하기에 설치토록 조처했다는 것이다.
그 후 동두천 교회 이양로 목사님이 시계를, 신산교회 최충남 목사님이 대형거울을 각각 걸어 주었다.
주변 교회목사님들의 도움으로 우선 필요한 경로당 비품이 마련되었다.

신창 아파트 경로당 허가를 받으려고 서류를 준비해 시 노인지회를 거쳐 동두천시에 제출되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는 신창 아파트 경로당인데 외부인 명단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 노인지회의 말은 만약 의정부에서 소식을 듣고 와서 우리 아파트에 등록하려고 하면 무조건 받아 주어야 하는 것이 경로당이라 하여 아파트 주변의 주민 몇 명이 자원하므로 회원이 되었는데 아니었다.
신창 아파트는 1년 전에는 706세대 중 미군 80%가 이미 살고 있고, 한국인은 불과 20%인 140여 세대에 불과 함으로 만 65세 이상으로 20명 명단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관리소의 도움을 얻어 입주자 명단에서 해당자를 몇 명 찾아 본인의 동의를 받아 23명의 명단으로 허가를 받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명실상부 입주 2년이 지나 경로당이 비로소 개관되었는데 당초에 입주 대표회장이나 관리소장의 주관 하에 개관된 것이 아님으로 문제의 소지를 만든 셈이다. 일반 아파트에서 행해지는 관행이 불통이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느 지역에서나 아파트 단지 내에 경로당이 개관될 때에는 비품 일체와 운영에 불편이 없도록 뒤 바침 해주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데 전혀 아니었다.
거기에 부녀회마저 활성화 되지 못한 관계로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분위기여서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 달부터 연료비마저 자체 부담을 해야 했고, 개관한지 꼭 11개월이 되었는데도 입주자 대표회장은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대한민국에는 찾아 볼 수 없는 이상야릇한 경로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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