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서 오나?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
  • 서정남
  • 승인 2023.05.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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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 중에 하루 도자기 클래스를 수강한다. 흙을 만지고 빗는 시간이 참 즐겁다. 열 명의 수강생 중에서 동양인은 나 혼자였는데 2차 과정에서는 아시안 한 가족이 들어왔다. 영어가 유창한 거로 보아 중국계 홍콩 인 같았다. 어머니와 고등학생 아들 그리고 중학생 딸까지 셋이 들어왔다. 자녀들 예능점수 향상을 위해 방학동안 단기 과정을 경험하는 듯하다. 어머니의 성향은 상당히 진취적이다. 도자기 선생님을 제쳐두고 자신이 자녀들을 지도하느라 3시간 내내 떠드는 것이다. 클래스가 지난 term에는 화목했는데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이다. 그녀는 영어가 되니까 옆 사람과도 줄곧 대화하고 호주사람들도 친절하게 맞장구 쳐 주었다. 나는 저 분의 소음을 두 달 동안 더 들어야하는 고통에 대해 깊이 고민하였다.

클래스를 바꿀까? 일단 강사와 의논해 보리라 하고 다음 주 수업에 임했다. 그런데 그 가족이 강사와 진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수업시간에는 보이질 않는다. 강사께 물어보니 자신들이 생각하는 과정이 아니라서 중도하차 하였다는 것이다. 내가 클래스를 바꾸려던 속내를 털어놓자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다. 그제야 다른 분들도 '그녀는 자녀들을 엄마 생각으로 끌고 가더라'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자기들이 하고 싶은걸 하게 해주었다' 등등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본인 없는데서 하는 뒷담화에 가까운 내용들이다. 지난주에는 그녀와 깔깔거리며 잘도 이야기하고선 말이다. 신사인 척한 이들의 속성도 별반 다를 바 없구나 하고 나도 속으로 웃는다. 그 홍콩 레이디는 자녀를 전문인으로 키워서 주류사회에 넣으려는 동양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민자이기에 그런 포부는 나무랄 수 없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요즘은 이 사회에서도 아시안계 의료인 법조인들이 아주 많다.

나도 아들이 변호사라고 하면 별난 엄마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아들이 로스쿨 간다고 할 때 말린 엄마이고 아들의 전적인 자의로 결정한 진로였다. 그렇게 변호사가 된 우리 아들의 직업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예상보다 낮다. 너무 혹사당한다. 나는 딸이 호주에서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한국으로 갈 때도 말리지 않았다. 설사 그 길에서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건 자신의 삶에 또 다른 재산이 되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이슈를 들고 지인들과 토론해 보았다. 호주에서 옷 수선을 해서 자녀들을 키우신 한 여성 역시 아들이 치과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아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다른 전공을 택했고 지금은 어느듯 중견이 되었다. 직업 특성 상 해외 출장도 잦는데 그 일을 무척 즐긴단다. 치과의사 안하길 잘했다 한다고 하며 자녀의 취향을 먼저 파악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는데 모두는 동의하였다. 나도 미술을 전공했지만 부모님의 결정이었다. 세월이 지나 나를 알고 보니 의상 디자인이 적성에 맞고 도예도 상당히 흥미롭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 지위가 높다면 사회적 대접은 좀 남다르겠지? 고기 좀 더 먹겠지? 그러나 행복지수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말 할 수 있다. 그러던 저러던 인생 특별한 거 아니다. 하나님 기뻐하시는 생육하고 번성하면 된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 하나님에게서 온다. 하나님의 영이 내 안에 그득하고 건강하고 서로 서로 사랑하면 충분하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인생은 잠시 있다 사라지는 아침 안개와 같다. 영원의 시간에 대한 보험설계가 1순위임을 인생의 석양을 바라보며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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