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아십니까? 탈퇴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아십니까? 탈퇴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까?
  • 곽일석
  • 승인 2023.04.1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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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오해나 비판에 대하여 감리교회가 어떻게 응답해야 좋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월 10일, 오후 2시, 계산중앙교회에서 제82회 중부연회(김찬호 감독)가 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했다. 2023년 연회로서는 첫 시작이다. 둘째날 4월 11일 회무가 다시 속회했다. 한편 이 날 건의안심사위원회가 두 건에 대해 상정했다. 두 건은 NCCK 및 WCC탈퇴 건과 정** 목사 자격 재심사 건이다.

우선 NCCK 및 WCC 탈퇴 건에 대해서는 표결로 진행했다. 탈퇴를 반대하는 이 : 37명, 탈퇴를 찬성하는 이 : 436명, 기권 2명-재석 475명/재적 3,376명으로 표결처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총회 차원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건의하는 것 자체가 질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함께 급기야는 의결정족수 문제가 대두 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2024년 100주년을 맞이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24년 이래 한국의 그리스도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일치 협력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전하며, 성령의 인도 아래, 하나님나라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하나님의 생명, 정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모이고 힘쓰는 하나님의 선교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감리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협력하여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를 조직하여 선교협력을 시작하였고 이 모임이 1924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발전하면서 오늘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회연합 혹은 교파간 협력의 정신이 한국감리교회의 건강한 신앙유산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감리교회 첫 공식 선교사이셨던 아펜젤러 선교사는 미국 북장로회 공식 선교사인 언더우드 선교사와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에 제물포항에 함께 발을 내딛을 정도로 서로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려는 마음이 컸다. 그 후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선에서 선교하면서도 성서번역과 전도용 서적 출간을 위하여 성서공회와 기독교서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언급한대로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를 통하여 긴밀하게 협력했다. 이 협의회가 오늘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전신이라는 점에서 감리교회는 한국교회 선교에서 교회연합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부흥기를 맞으면서 개신교회 안에 다양한 교파가 등장하고 교파간 선교 경쟁이 생겨나 개체교회 중심의 선교가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합운동이 약화된 점은 아쉽지만, 감리교회는 지금까지 교회연합운동에서 중심이 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한국감리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뿐 아니라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의 창립회원으로 초기부터 교회연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교파간 협력을 통하여 한국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러한 전통이 약화되면서 교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확대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감리교회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교회연합운동의 창립회원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했다. 존 웨슬리의 복음적 에큐메니즘은 복음주의와 사회선교의 균형을 잘 이루는 좋은 선교의 모델이었다. 1960년대에는 방학 때마다 신학생들과 젊은 대학생들이 농촌으로 내려가 전도하고 교육받지 못한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고, 대도시에서는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개척하여 놀라운 부흥을 이루었다.

그러한 복음전도와 함께 1970~80년대 한국사회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는 농촌과 도시빈민들을 대변하는 예언자적인 활동에도 다른 교파 신앙인들과 협력했다. 그러한 노력들이 교회의 위상을 높여주었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모여든 사람들에게 영적이고 지성적인 에너지를 넣어줄 수 있었다.

오늘날 개체 교회 중심의 선교를 강조하면서 전체 교회의 위상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급격한 전환기에 많은 사람들이 윤리적, 도덕적 기준을 바르게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앙적이고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실천들을 계속한다면 교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응답하는 과정에서 세계교회협의회가 지나치게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거나 정치적 활동을 강조한다는 오해가 있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의 관심과 활동은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구원을 전한다는 차원에서 개체 교회의 선교와 전체 교회의 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선포는 함께 가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선교 초기 감리교회와 장로교회가 가장 먼저 한 것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것이었다. 물론 선교사들의 활동을 승인하는 조건이 교육과 의료 분야에 한정한 영향도 컸다만, 그러한 사역을 통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 주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감동 받은 사람들은 신앙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세계교회협의회도 세계 각국에서 현실적인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대변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잘못들을 지적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그리스도의 복음이라고 믿는다. 지금도 많은 교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절기마다 많든 적든 나누고 있다. 그러한 실천과 세계교회협의회가 세계 곳곳에서 하는 실천들은 다르지 않다.

오늘날 한국 상황과 한국교회의 관점에서 세계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오해나 비판에 대하여 감리교회가 어떻게 응답해야 좋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에큐메니칼이라는 말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에큐메니칼, 에큐메니즘이라는 말은 영어로 하면 ‘in the world’와 ‘to the world’ 즉, ‘세상 속에서’, ‘세상을 향하여’ 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교회는 세상 속에 있고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들이며, 세상을 향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세상과 분리되어 살 수 없고, 세상은 복음을 전해야 할 목적지이다. 예수님께서 로마 제국과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무력으로 대항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시면서 섬김의 본이 되신 것처럼 겸손한 모습으로 세상을 위하여 봉사하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세계교회협의회와 교회에 대한 인식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창립회원이자 정회원으로서 세계교회협의회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오해받고 비판받을 만한 표현이나 모습이 있을 때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서 바로잡아가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교회협의회 안에 그러한 움직임들이 있다. 지나친 정치적 표현이나 참여보다 신앙적인 봉사와 지원, 신학적인 해설을 통해서 진정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바라기는 세계교회협의회가 복음적인 에큐메니즘을 더욱 발전시키고 세계 모든 교회들이 공감하고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는 선교적인 합의나 프로그램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하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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