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명의 주님이 필요한 존재
우리는 생명의 주님이 필요한 존재
  • 서정남
  • 승인 2023.04.10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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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새 식구가 되었다는 기쁨이 컸는데, 그들도 목사를 무척 좋아했던, 60대 초반 부부.
오늘 부인과 나랑 둘이서 나들이하기로 약속했었다. 새벽같이 도시락 준비해서 만났더니, 왠 날벼락? 비자문제 등 여러 가지가 편치 않아서 이번 주말에 한국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비보다. 세상 이치로는... '그럼 이젠 나랑 상관없는 거야?' 할지 모르나 내 맘은 달랐다. 오늘 만나기를 참 잘하였구나. 이 도시에 안 가본 곳 다 보시도록 오늘 내가 최대한 시간과 에너지와 dollar로 봉사해 드리자는 맘이 불일 듯. 비가 떨어졌다. 개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우리 주님 어떤 기도보다도 날씨 기도는 참 잘 들어 주시지 않나? 역시나 예보를 뒤엎고 날이 개이더니 해님이 나오는 100점짜리 날씨이다. 시드니의 보석 같은 곳, 여행사 가이드가 안 데려다 주는 곳곳을 안내하고, 준비한 스시로 공원에서 점심하고, 하바브릿지 아래 벤치로 갔다. 그리고는 분위기를 다운시켜 예수님을 전하고 예수님을 영접시켰다. 페리 타고 나와 카푸치노로 당을 채우고, 다시 fish n chip으로 오후 간식하고 사랑으로 섬겼다. 예쁜 목사님 생각하며 한국 가더라도 인근교회 나가 예수님 잘 믿고 신앙생활 잘 하시면 된다. 아마 하나님이 나를 만나라고 시드니로 두 달간 보내 주셨나보다. 그분들도 나도 그 예감이 일치된다. 부인은 나 그림 앞에서 울컥했다고 여러 번 말하니 그 심령을 주님이 touch 하신 게 확실하다.

해는 뜨고 해는 지고
또 뜨고 또 진다.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는
몇 번 안 봤는데 참 아쉬운 만남이다.

이 나라는 비자가 없으면 견디기가 쉽지 않다. 요즘 또 법이 바뀌어서 셋집을 구하는데 급여 명세서를 요구한단다. 불법으로 일하면 명세서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집을 보러 가면 동일한 처지의 사람들이 30팀, 많게는 50팀도 몰려와 있단다. 그중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운명, 두 달간 탈락을 거듭하다 보니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가고. 내 나라 내 집 두고 호주서 이 대접받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남편 되시는 분이 내린 귀국 결정. 부인은 한국가면 교회를 나가는 기적이 일어날거 같다고 내게 고백한다. 계속 기도로 밀어주리라.

주님이 또 노부부 한 팀을 내게 붙여주신다. 주말마켓 다녀오면서 만났다. 쉰 살 되는 아들이 장가를 가더니 신부가 너무 귀해서 부모 대함이 돌변했다고 한다. 그래서 부득이 분가해서 우리 동네로 이사 오신지가 이제 한 달여...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아 잠시 잠간의 만남에도 이런 속내를 풀어 놓으신다. 두 분이 저녁 드시고는 사람 구경한다고 우리 아파트 아래 1층 광장까지 오셔서 벤치에 앉았다가 가신단다. 나는 목사라고 소개하고 교회 명함을 드렸더니 여든셋 할아버지도 어릴 적 시골에서 감리교회를 다니셨단다. 이 만남도 귀하다. 주님은 내게 위로를 더해 주라고 하신다. 타국에서 외로운 분들이 많으시다.

부활은 정녕 기쁨인데 만나는 분들의 사연마다 맘이 아리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이, 생명 되시는 주님이 필요하구나.

산책 오시는 시간 알아서 메론 깎아서 몇 조각 들고 내려가 이야기 벗 되어 드리자!

교회로 인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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