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시하는 이유
개시하는 이유
  • 신상균
  • 승인 2023.04.06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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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점심 식사하러 오시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난주간이기도 하고 아내가 못 먹는 음식이어서 고민을 하다가

다음주에 가서 먹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권사님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꼭 오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권사님은 식당을 하십니다.

작년 12월 다리수술을 하시면서 잠시 식당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다 오늘 다시 식당문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사시작하기전 목사님이 오셔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아내와 저는 모든 것을 뒤로 미룬채 권사님식당으로 갔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권사님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그리고는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 주십니다.

4개월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권사님의 솜씨

역시 일품입니다.

게다가 얼마나 많이 음식을 많이 차리셨는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릅니다.

권사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곳이 축복의 현장이 되게 해 달라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마다 좋은일들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그리고 식사개시, 식당개시 했습니다.

 

음식을 먹던 손이 조심스러워집니다.

왜냐하면 이 많은 음식을 다 못 먹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밥공기 앞에서 머뭇거립니다.

밥을 다 말아서 먹을 수 있을까?

슬쩍 아내의 눈치를 봅니다.

그런데 아내도 한 공기를 다 말았습니다.

나도 밥공기를 들어 국에다 몽땅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마자 무섭게 내오는 참외,

그리고 더불어 나오는 생강차,

더 많이 대접하고 싶어하는 권사님의 마음이 전해옵니다.

덕분에 4개월 동안 못 먹었던 권사님의 음식을 맛있게 개시했습니다.

 

왜 권사님은 저에게 개시를 하라고 했을까요?

목사가 와서 개시하면 장사가 잘 되는 걸까요?

아니면 목사들이 처음에 예배드려야 한다고 해서 그런걸까요?

솔직히 말해서 목사들은 성도님들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한 가지는

성도님들이 잘되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이 목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권사님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게 풍요롭게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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