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35
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35
  • 안양준
  • 승인 2023.03.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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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의 믿음을 따라

그리스도인이 저지르기 쉬운 함정은 성경을 너무 피상적으로 읽는다는 것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좀더 진지하게 살펴본다면 그들의 삶이 우리와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욥이라는 인물은 아예 비교 불가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그의 신앙과 삶에 대해 성경은 ‘온전하고 정직하다’라는 평가를 내린다. 이런 평가는 아무에게나 붙이는 것이 아니다. 물론 사람들이 그런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겠지만, 욥은 하나님이 보실 때 내린 평가요, 사탄 앞에서도 자랑할 정도였고 더 나아가 아예 시험해 보라고 내놓을 정도였다. 

그가 당한 고난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떻게든 욥을 넘어뜨리기 위해 사탄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면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런 상황 인식없이 욥이 불평과 원망을 쏟아붓더라, 욥이 두려워 차라리 죽여 달라고 하더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가를 알아야 한다.

욥기를 읽으며 크게 와닿는 구절이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는 말씀이다.

욥의 신앙고백처럼 들리는 이 말씀이 욥이 말할 수 없는 고난을 겪는 와중에 한 말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자신이 겪는 고통이, 하나님이 자신을 단련시키시는 것이고 그 과정이 끝나면 순금같이 되어 나올 것이라고….

과연 우리도 그런 고난의 상황에서 이와 같은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좀더 깊이 들어가면 친구들이 세 차례에 걸쳐 욥을 비난했고 이에 대한 욥의 일곱 번째 답변이 욥기 23장의 내용이다,

신앙생활을 하며 자주 경험하는 현상이 욥의 친구들처럼 인과응보적 차원에서 상대를 매도하는 것이다. 그런 자들의 주장은 일일이 반박할 가치도 없는 것이지만 결국 사람과 논쟁을 벌이는 것이 하등 소용없는 짓임을 깨닫게 되면 결국 하나님과의 1:1 만남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이 만나주시지 않는 것이다. 욥의 경우는 특별한 케이스로 사탄에게 욥을 맡긴 상황인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으신 것이다.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쪽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욥 23:8-9) 

극한 고난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얻지 못하면 낙심하지만 욥은 내가 가는 길을 주께서 아신다는 것, 그래서 내 발이 주의 걸음을 바로 따랐고, 정한 음식보다 주의 입의 말씀을 귀히 여겼다고 말한다.

그러면 욥은 두려움이 없었는가? 욥이 절대적인 믿음의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엘리야도 우리와 같은 성정의 사람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뜻이 일정하시니 누가 능히 돌이키랴 그의 마음에 하고자 하시는 것이면 그것을 행하시나니 그런즉 내게 작정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 이런 일이 그에게 많이 있느니라”(욥 23:13-14)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까닭에, 지금의 상태가 얼마나 오래 갈지, 더 심한 상황이 다가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그 앞에서 떨며 지각을 얻어 그를 두려워하리라 하나님이 나의 마음을 약하게 하시며 전능자가 나를 두렵게 하셨나니 이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어둠 때문이나 흑암이 내 얼굴을 가렸기 때문이 아니로다”(욥 23:15-17)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지만 혹독한 상황에서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이라 볼 수 있다. 차라리 죽음이 훨씬 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욥이 믿음에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상황에 대한 원망인 것이다.

다윗이 “내가 형통할 때에 말하기를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하였도다 여호와여 주의 은혜로 나를 산 같이 굳게 세우셨더니 주의 얼굴을 가리시매 내가 근심하였나이다”(시 30:6-7)라고 할 때 이를 불신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는 누구나 두려움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 원망을 쏟아놓을 때도 있지만 그조차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과연 욥과 같은 고난을 당해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욥과 같은 높은 경지의 신앙에 이른다면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겠지만 그의 신앙과 삶, 더구나 그가 당한 고난에 이를 때 감히 엄두도 못낼 나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비교 불가이지만 욥이 따른 걸음을 쫓아가 보려는 심정으로 그래서 비틀거리며 끝까지 신앙의 완주를 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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