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고 있습니까?
잘 하고 있습니까?
  • 신상균
  • 승인 2023.03.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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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월)과 7일(화) 소형건설기계 조종 교육을 받았습니다.

목사가 왜 소형건설기계 조종 교육을 받느냐?

우리교회 건축을 위해 산 땅이 있는데 그 땅이 농지입니다.

농지는 감리교유지재단이 편입이 안되어 담임목사 명의로 되어있는데

농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형건설기계(굴착기, 지게차, 로다) 교육을 하고

면허증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주에 있는 중장비학원에 가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첫째날 첫 번째 교육은 이론교육이었습니다.

강의장에 앉아 있는데 젊은 강사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법규, 내연기관, 운전방법등에 대하여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를 듣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젊은 강사가 강의를 너무 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얼굴에 미소를 띤채 강의를 하는데,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강의를 듣는 사람들 중에는 딴청을 피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도 내지 않고, 웃으면서 강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전 3시간 이론 교육이 끝난 후 실습장으로 갔습니다.

저는 3톤미만 굴착기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강사가 굴착기 사용에 대하여 설명한 후 땅 파기를 연습하라고 했습니다.

너무 쉽게 땅을 파는 모습을 본 저는 쉽게 땅을 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강사가 운전할 때는 상하좌우 자유스럽게 움직였는데

내가 운전할 때는 마치 기브스한 팔처럼 끼익끼익 거리며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교육을 마치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요즘 젊은 강사들 너무 잘 가르치네.”

정말 대단했습니다. 강의도 잘하고 매너도 좋고 실력도 있었습니다.

왜 젊은 사람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둘째날도 오전 3시간은 이론교육이었습니다.

강의장에 들어갔는데, 오늘 강사는 어제의 젊은 강사가 아니었습니다.

연세가 드신 분이었습니다.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강의실이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어제 강사는 대화를 하면서 강의를 했는데

오늘 강사는 강의식으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지루할 것 같아 강의를 들으면 필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족집게 과외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요점만 정리해서 설명해주는데 이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감탄을 하면서 세시간의 이론 강의를 들었습니다.

알고보니 이분은 은퇴를 했는데 40년동안 엔진을 만졌기에 대학교에서 강의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합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연세드신 분이 강의를 하는데 정말 잘 가르쳐.”

왜 학원이 잘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두 사람의 강의를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목사들도 저 사람들처럼 잘 하고 있는가?

나이를 떠나서 열정을 가지고 미소를 띤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교하고 가르치고 있는가?

나처럼 처음 듣는 사람이 기대감없이 왔다가 강의에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갑자기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너 잘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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