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 신상균
  • 승인 2023.02.09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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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부재중 전화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우리교회 집사님이었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통화중이었습니다.

몇 번 전화후에 통화가 되었습니다.

“목사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장례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알았습니다. 제가 빈소로 갈께요.”

장로님들과 함께 빈소로 갔습니다.

임종예배를 드린 후 집사님이 말합니다.

“제가 의사들에게 절대로 금요일날 돌아가시면 안된다고 했는데”

왜 금요일날 돌아가시면 안될까요?

금요일날 돌아가시면 장례가 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년동안 주일날 장례를 치룬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신앙이 좋은 분은 하루를 연기하여 월요일 장례를 치루었고

월요일 장례가 힘든 분은 주일 오후에 장례를 치루었습니다.

주일오후가 힘든 분은 제가 가지 않고 장로님이 가셔서 장례예배를 드렸습니다.

 

월요일 장례예배를 드릴까?

그런데 장례를 하루 더 연기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매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주일오후에 할까?

그런데 오후에 한다고 하면 안 믿는 가족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장로님이 하시라고 할까?

그런데 교회 성도님들은 이왕이면 목사님이 해 주시길 원합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을 하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발인예배는 새벽예배 끝나고 아침 7시에!

하관예배는 1부예배 끝나고 오전 9시에!

 

주일 새벽 6시, 새벽예배를 드리고 버스에 오릅니다.

성도들과 함께 장례예식장에 도착하여 천국환송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교회로 옵니다.

교회에 와서 1부 예배를 드렸습니다.

1부 예배가 끝나자 마자 버스에 올라 장지로 갑니다.

언덕을 넘어 산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하관이 되어 있었고, 3번째 횡대만 열어 놓았습니다.

가족들과 성도들이 둘러서서 하관예배를 드립니다.

하관예배를 드리고 다시 교회로 출발합니다.

새벽예배, 천국환송예배, 1부예배, 하관예배, 2부예배, 오후예배

숨 돌릴새 없는 하루였습니다.

달리고 달리고 달렸습니다.

순간 코로나로 인하여 9번 예배를 드렸던 작년이 생각납니다.

생각해보니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주일을 보냈습니다.

오후예배를 드리고 교회 츄리철거를 한 후 장로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목사님 저녁 먹으러 가시지요.”

그런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갈수가 없었습니다.

목사는 예배를 위해 달려야 합니다.

먹는 것은 건너 뛰더라도

예배는 건너 뛰면 안됩니다.

그날 밤 딸아이가 말합니다.

“아빠 수고했어요.”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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