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이 취직 됐어요.
제 남편이 취직 됐어요.
  • 남광현
  • 승인 2023.02.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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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등록한 성도님의 헌신이 교우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은 감사와 감동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이어오면서도 헌신의 의미를 찾지 못하여 단지 자기주장과 과시의 방편으로 그것을 사용하려는 모습과는 분명 다르기에 더 감사하고 감동을 주게 된다.

“목사님, 요즘 식사는 잘 하세요? 아직도 어려우시지요?”

“예, 성도님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잘 회복되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제가 목사님께 긴히 부탁드릴 일이 있는데 찾아 뵈도 될까요?”

“그럼요, 언제든지요, 교회로 오시던지 아니면 제가 댁으로 가겠습니다.”

“목사님이 어떻게 오세요, 당연히 제가 교회로 가야지요, 그럼 제가 전화 드리고 가겠습니다.”

“예, 성도님, 언제든지 올라오세요.”

“그럼, 목사님 수일 내에 전화 드리고 가겠습니다.”

남편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다보니 교회 출석한지는 몇 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목사의 심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정이라 집으로 초청하는 일이 어려운 실정이다.

며칠이 지나고 교회에서 만난 성도님의 부탁은 다름 아닌 기도요청이었다. 일흔이 다되신 남편 분께서 서천군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관리자로 취직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목사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 것이다.

“목사님, 참 어려운 부탁을 드리네요. 바깥분이 일흔이 다 되었는데 좀 더 일할 수 있다고 저렇게 입사원서를 넣었는데 될지 안 될지 모르겠어요.”

“성도님, 제가 잘 몰라 그러는데요, 죄송하지만 연세가 많으신데 취업이 가능하신가요? 정년이라는 제도가 있는 줄로 아는데요?”

“목사님, 그 자리는 정년과는 특별히 관계없는 계약직이라 가능하다고 해요. 그리고 그 이가 할 수 있겠다고 고집을 세워 말리지도 못하구요, 벌써 원서를 넣었어요. 문제는 떨어지면 창피하다고 걱정한다는 것이지요.”

“그러시군요.”

“그래서 목사님, 사모님께 기도 부탁 좀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목사님이 무리하시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을 아는데, 이상하게 목사님 생각이 나고 그 마음을 먹으니까 맘도 편해지고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도요청을 부탁이라고 생각하며 몇 날을 생각하고 고민한 모습이 역력하다. 목사의 건강을 먼저 염려해 주는 성도님의 마음이 아름답다. 그리고 이것이 그분의 믿음의 표현이라고 여겨졌다. 믿음으로 요청하는 부탁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오히려 감사한 일이지 않는가. 필자의 대답도 분명했다.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시니, 저도 주의 도우심을 의지하고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발표날짜가 임박해서 궁금하던 차에 주일을 맞았다. 예배를 드리고 인사를 나누는데 성도님의 얼굴이 환해 보인다. 한참을 기다린 후 조용히 필자의 손을 잡으면서 건네주시는 말씀이 감동이 되었다.

“목사님, 감사해요. 우리 남편이 최종 합격자로 선택될 것 같아요. 사실 다른 조건은 최고인데 나이 때문에 걱정했었거든요, 그런데 목사님, 사모님께서 기도해 주셔서 잘 될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우리 목사님, 사모님 기도는 반드시 들어 주시잖아요.”

사람의 조건과 노력이 아니라 기도의 결과라는 표현이다. 얼마나 귀한 믿음인가 싶다.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기도의 응답에 대한 확신보다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모습들이 다반사인 요즘, 필자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믿음의 모습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성도님의 기도가 이제는 남편분의 구원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럼요, 목사님 저는 확신해요. 하나님께서 그 기도도 언젠가는 들어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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