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는 같은 하나님 믿는 신앙속에 서로 다름 인정
'조화'는 같은 하나님 믿는 신앙속에 서로 다름 인정
  • 송양현
  • 승인 2023.01.20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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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 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전병식 목사(배화여대 교목실장)와의 인터뷰
기독교대한감리회 에큐메니칼 부위원장 전병식 목사(배화여자대학교 교목실장)
기독교대한감리회 에큐메니칼 부위원장 전병식 목사(배화여자대학교 교목실장)

Q: 감리교회 내에 동성애 문제로 에큐메니칼 위원회나 NCCK 회원교단 탈퇴 등의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큐메니칼 부위원장으로써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A: NCCK에 대한 논란은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NCCK는 물론이고 감리교 에큐메니칼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찬동하거나 지지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매듭을 짓기 위해 에큐메니칼 위원들이 지난해 연말에 NCCK 이홍정 총무와 면담을 했고 감리교회의 입장과 염려를 전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홍정 총무는 감리교회의 우려를 깊이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고 NCCK의 공식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홍정 총무 역시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찬동과 지지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들이 사회적 약자로서의 돌봄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외면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동성애자가 성적 소수자라고해서 반드시 사회적 약자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동성애가 그들의 삶의 한 방향으로 본다면 동성애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받아 생기는 불이익과 불편함이 생긴다면 그들은 사회적 약자로써 최소한의 인권과 헌법에 보장된 기본법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 아닐까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Q: NCCK와 WCC가 종교다원주의라는 주장들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요?

A: 동성애와 더불어 다원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다원주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데서 시작된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번 총회에서 NCCK와 WCC가 ‘예수외에 구원이 있다고 주장한다’라는 취지의 플랜카드를 보았습니다. 이는 NCCK와 WCC의 기본 바탕을 생각하지 않고 지엽적인 사건을 침소봉대하여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입니다.

WCC위원회는 세계 선교, 신앙과 직제(삶과 봉사), 청년, 국제위원회 그리고 건강과 치유 등을 기본으로 하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원주의, 예수 밖의 구원 등은 WCC와 NCCK, 그리고 감리교 에큐메니칼 위원회에서 논의나 활동의 영역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은 사안입니다. 거론조차 되지 않았는데 그런 오명을 쓰고 마치 에큐메니칼 위원들이나 NCCK, WCC 위원들이 동성애자, 다원주의라고 매도되는 것은 솔직히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가 예수님 말고 천하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이는 예수님 믿어 구원을 경험하고 신앙의 길을 걸어가는 위원회에 속한 모든 목회자들과 감리교 NCCK 총대와 WCC에 속한 교단의 목회자와 성도에 관한 모독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Q: 그러면 속칭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말하는 종교일치 혹은 종교간의 대화, 연합 등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A: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하기에도 바쁘고 벅찹니다. 이웃 종교에 대해 간혹 우호적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들의 구원이 어떤지는 분명히 살피고 그리스도인으로써의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대화 혹은 연합을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십자가 구원을 버리고 다른 곳에 구원이 있다는 입장은 속칭 에큐메니칼 진영의 입장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온 전쟁과 기근,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이들을 위한 평안과 평화를 위해 연대와 연합 사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막중한 과업인데, 이 속에서 서로 입장이 다른 구원을 논의한다는 것은 개별적 담소가 있을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마 이웃종교와 혹은 이웃교단과 ‘일치’라는 단어가 많은 오해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일치’가 아닌 ‘조화’ 혹은 ‘협치’를 이룬다는 표현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기독교 내에서도 진보와 보수, 태극기와 촛불로 나눠져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 이들이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실 수 있는지요?

A: 아무리 같은 기독교인이라 하더라도 일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타교단의 구원관과 감리교의 구원관이 어떻게 일치 할 수 있겠습니까? 비슷하거나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다른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서로 교리적으로 약간씩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해야 기독교 신앙적 조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평안은 실현될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평안과 평화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연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며,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이 에큐메니칼이며 NCCK와 WCC가 추구하고자 하는 조화입니다.

한국의 현재 기독교 현실은 너무나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있습니다. 자신의 주장과 다르면 사탄, 마귀, 죄인으로 정죄하고 취급하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가 아닙니다. 이것은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을 분열시키려는 영적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도 믿는자들 가운데 분리와 분열, 서로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쳐주신 사랑과 평안, 구원과 평화와는 다른 가르침입니다. 어찌 보면 한국의 기독교가 세상 정치의 프레임에 갇혀서 이용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믿는자들이 서로 싸우고 있는 현실에서 보수나 진보 할 것 없이 코로나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교회를 위해 복음의 사명, 선교의 사명을 전력투구해도 부족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된 지체로써 하나 되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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