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참 잘했죠!
하나님 참 잘했죠!
  • 신상균
  • 승인 2022.11.24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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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 발표회

11월 20일 주일, 오후 1시 30분, 각 선교회별 추수감사 발표회를 합니다.

우리교회는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선교회별로 발표회를 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2년동안 발표회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수금과 비파로 찬양하라는 말씀에 따라

각 선교회별로 찬양, 연주등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년에는 가장 나이 많으신 선교회도 꼭 참석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목회연한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 이유는 성도님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고 똑같은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예전에 가지고 있던 열정과 신선함은 사라지고

마지못해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사는 성경의 말씀을 때로는 고집스럽게 실천해야하기에

잃어버렸던 추수의 기쁨을 증거해야 한다고 선포합니다.

그리고 연습할 수 있도록 매주일 오후 예배시간을 조정했습니다.

30분 예배, 30분 연습

 

각 선교회는 매주일 오후에 모여서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 노닥노닥 하는 모습을 보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소리 높여 찬양을 하던지, 손에 손잡고 율동을 하던지 해야하는데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2주, 3주가 지나면서

예사롭지 않은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열횡대로 서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는 선교회가 보입니다.

거울 앞에 서서 뭔가를 하는 선교회도 보입니다.

부채를 들고 원을 그리는 선교회도 보입니다.

갑자기 의아해지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갔습니다.

드디어 추수감사 발표회날

본당에 들어가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곳에 온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선교회별로 복장을 갖추어 입었는데,

세상에, 세상에, 이럴수가~

 

드디어 선교회별로 발표회를 시작합니다.

노란색 셔츠를 맞추어 입은 80세부터 95세까지의 할머니들의 찬양,

전 그때 80세가 어리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빨간 셔츠에 멋진 스카프를 둘러맨 78세부터 79세까지 어깨춤과 찬양

온통 빨간 유니폼에 하늘거리는 반짝이 치마를 입고 가장 예쁜척 춤추며 노래하는

72세부터 77세까지의 여선교회

한복을 입고 부채를 들고 뱅글뱅글 도는 63세부터 71세까지의 부채춤

저렇게 귀여웠나 할 정도로 색색의 티셔츠에 머리를 땋은 신입생같은

58세부터 62세까지의 뜀박질

여학생 교복을 입고 윙크하며 예쁜 무용을 하는 57세 이하의 여선교회

하얀 머리에 까만 정장을 하고 엄숙하게 찬양하는 79세부터 86세까지의 남선교회

하얀와이셔츠에 빨깐 나비 넥타이를 하고 멋진 색소폰 연주와 피아노를 치며 찬양하는

69세부터 78세의 남선교회

희한한 가발을 쓰고 청년 못지 않게 몸을 흔들어 대는 63세부터 68세의 남선교회

드로잉 기법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수준 높은 62세이하의 남선교회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채 그렇게 추수감사발표회는 끝이 났습니다.

30세부터 95세까지 어우러진 축제의 장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저는 생각했습니다.

‘우리교회는 역시 멋있어’

그리고 모든 순서가 끝나고 그날의 감동을 생각해보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참 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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