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6
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6
  • 안양준
  • 승인 2022.11.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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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사의 죽음

가끔 신앙을 하나님께 대한 선한 동기나 열심으로 생각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은 선한 동기와 열심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신다.

다윗이 온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되어 정치적·군사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었을 때 다윗성이 된 예루살렘으로 언약궤를 옮기려는 계획을 세운다. 당시는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언약궤를 빼앗긴지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였고 언약궤는 바알레유다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 있었다.

삼하 6:1에 “다윗이 이스라엘에서 뽑은 무리 삼만 명을 다시 모으고”라는 말씀처럼 엄청난 인원을 동원하였고 축제처럼 여러 악기, 수금과 비파와 소고와 양금과 제금으로 여호와 앞에서 연주하였다.

그뿐 아니라 새 수레도 준비했는데 갑자기 소들이 뛰었고 불안한 마음에 웃사가 하나님의 궤를 붙잡았는데 진노로 웃사가 죽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언약궤에 대해 “그 궤는 그룹들 사이에 좌정하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라”(삼하 6:2)고 설명하고 있다.

언약궤는 여호와의 임재하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당시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 가장 거룩한 성물(聖物)이었다.

오랜 세월 방치된 언약궤를 모시려는 시도가 선한 동기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많은 인원과 악기를 동원한 것은 분명 열심에 속한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난 것인가?

갑자기 소가 뛰는 바람에 불안한 마음에 손을 들어 궤를 붙든 것 역시 인간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다.

문제는 언약궤를 옮기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지침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다윗은 몰랐다. 알면서도 다른 방식을 고집했을 리 만무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반드시 레위 지파 중 고핫 자손이 어깨에 메고 옮겨야 한다. 하지만 웃사는 레위 지파도 아니고 고핫 자손도 아니었다.

문제는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이 선한 동기든 열심이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대로 제대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기독교 장례를 생각하며 성경적 근거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적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을 따르기 위함이다. 

물론 구약의 수많은 율법이 이제는 폐지되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이신칭의(以信稱(義), 믿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라 생각하며 구약 율법을 들춰내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의롭다 칭함을 얻기 위해 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믿었다는 것을 대단한 공로로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후 다시 언약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다윗은 너무 기뻐 춤을 추었다. 이 모습을 본 미갈이 다윗을 향해 조롱을 퍼붓는다. 미갈의 시각에서 언약궤보다 왕의 체통이 훨씬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당시 여성 무엇보다 왕비로서 가장 끔찍한, 죽는 날까지 자식이 없는 벌을 받게 되었다.

시대가 변하여 구약 율법에 대해 자유함을 얻었지만 그럼에도 사건들을 통해 올바르게 신앙생활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70년의 세월이 흘렀기에 언약궤를 어떻게 옮겨야 하는 지 모를 수 있다. 자신의 기억에 벧세메스로 갈 때 소가 끄는 수레로 옮겼다는 것, 그래서 새 수레를 장만했을 것이다. 웃사가 죽었을 때 다윗이 분하였다 한 것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묻는 다윗이 이때는 묻지 않았다. 언약궤를 옮기는 것이 선한 동기요, 열심이라 생각했기에 하나님께서도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한 것일까?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하나님께 묻지 않고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방식대로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목회자가 자기 생각, 선한 동기나 열심을 꽤 중요한 것처럼 내세우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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