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4
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4
  • 안양준
  • 승인 2022.10.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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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왕의 죽음

가끔 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얻은 자들의 결말이 좋지 않다는 말들을 듣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복권 한 장을 사는 것은 혹시나 하는 사행심(射倖心)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시민의 소박한 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거액의 상금을 받게 되면 삶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벼락부자가 되고 나면 이전의 부지런하고 알뜰하던 삶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리고 전에 사이가 좋던 이들과도 관계가 틀어지고 결국 오래지 않아 모든 것을 탕진해 버리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이 이와 비슷한 케이스라 생각된다.

그는 분명 왕이 되기 전에는 겸손한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효심이 강하여 아버지가 잃은 암나귀를 찾으라고 할 때 온 땅을 두루 다니며 시간이 늦어지자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걱정할까봐 집으로 서둘러 돌아가려는 착한 아들이었다.

무엇보다 외형적으로 뛰어나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고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더라”(삼상 9:2)고 성경은 소개하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신정국가에서 왕정국가로 전환되는 시기였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 선지자에게 왕을 요구할 때 하나님께서 선택한 자가 바로 사울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나귀를 찾는 사건을 통해 사무엘 선지자와의 만남을 하나님께서 계획하셨고 그에게 기름을 부으셨던 것이다. 사무엘을 만났을 때 사울이 한 말이 무엇인가?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니이까 또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삼상 9:21)

실제로 사사 시대에 베냐민 지파는 이스라엘의 나머지 지파와 전쟁을 벌여 끊어질 위기를 겪었기에 가장 작은 지파였다(사울이 사는 기브아는 전쟁의 발단이 되었던 곳이다). 이와 상관없이 사울의 말을 통해 그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제비뽑기를 통해 사울이 뽑혔을 때 짐 보따리 사이에 숨을 정도로 수줍은 성격의 인물이었다.

그런 사울이 암몬이 길르앗 야베스를 치러 온 사실에 의분을 일으켜 이스라엘 사람들을 모으고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이로 인해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왕으로 즉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반대하던 자들을 용서하는 너그러움까지 보여주었다.

이것이 사울이 왕이 되기 이전의 모습이다. 무엇 하나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왕이 된 후 어떻게 변해갔는가?

사울이 왕이 된지 2년째 되던 해 사병 3천을 모으고 블레셋 군대를 도발한 후 나팔을 불어 이스라엘 백성을 길갈로 모이게 하였다. 하지만 엄청난 수효의 블레셋 군대를 보고 대부분이 숨고 남은 자들도 떠는 상황이었다. 

그때 사무엘이 정한 기한인 이레가 되어도 오지 않자 자신이 직접 번제를 드리는 우를 범한 것이다. 출전에 앞서 먼저 하나님의 뜻을 물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전쟁을 벌인 사울이 갑자기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스라엘 백성을 의식한 것이라 생각된다,

사무엘이 사울을 향해 한 말이 무엇인가?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삼상 13:13)은 것이다.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는 여호와의 뜻에 맞게 드려져야 하는데 자신의 위급함 때문에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이 망령된 것이다.

성경을 통해 그 상황은 하나님께서 사울을 시험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무엘이 하는 말 즉 사울이 명령을 지켰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라고 한 말에서 알 수 있다.

왕이라는 권력이 쥐어지자 사병을 모으고, 이스라엘 백성을 전쟁터로 불러모으는 일련의 행동이 인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음을 하나님이 모르실 리 없지 않은가?

이후 여호와께서 사울에게 아말렉을 치라고 명령하실 때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라고 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마지막 시험이라 생각된다. 사울은 좋은 것은 남기고 가치 없고 하찮은 것만 진멸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위한 기념비까지 세운다.

이에 대하여 책망하는 사무엘에게 당신의 하나님께 제사하려고 남겼다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는다.

결국 하나님께서 사울 대신 새로운 왕으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을 때 자신의 절대권력을 이용하여 다윗을 죽이기에 급급하였다.

무엇보다 다윗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아히멜렉 제사장을 비롯해 세마포 에봇 입은 자 85인을 죽이고 놉 땅의 남녀, 아이들, 젖 먹는 자들을 칼로 죽인 사건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만행이다.

결국 사울을 치기 위해 블레셋을 들어 쓰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때 사울이 취한 행동이 무엇인가? 엔돌에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죽은 사무엘을 불러 올리라고 하지 않는가?

“사울이 여호와께 묻자오되 여호와께서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하지 아니하시므로”(삼상 28:6)

블레셋 군대로 인해 두려움에 휩싸인 사울이 여호와께 묻지만 이미 늦었다. 그래서 자신이 법으로 금한 신접한 여인을 남몰래 찾아간 것이다.

당연히 죽은 사무엘이 올라올 리가 없다. 하지만 악령을 통해 사무엘이 말하는 것처럼 하시는 것이다.

“네가 여호와의 목소리를 순종하지 아니하고 그의 진노를 아말렉에게 쏟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오늘 이 일을 네게 행하셨고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너와 함께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넘기시리니 내일 너와 네 아들들이 나와 함께 있으리라”(삼상 28:18-19)

결국 길보아 산에서 벌어진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패하여 목숨을 잃게 된다.

차라리 이스라엘의 왕이 되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

이제 사울을 향한 화살표를 나 자신을 향해 바라본다면 과연 나는 어떨까?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 주의 종이라고 불리면서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자신의 사욕을 좇는 자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지...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으나 실상은 모든 것을 잃은 자. 사울의 죽음을 통해 나의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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