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해제?
신앙 해제?
  • 민돈원
  • 승인 2022.10.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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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월 30일부로 해외 입국 시 PCR 검사가 폐지되었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면회금지 조치도 해제되었다. 뿐만 아니라 외부 마스크 착용은 어디서든 또 대중 집회 인원에 상관없이 이미 모두 해제되었다. 이에 따라 마스크에 관한 한 오직 한 가지 남은 건 실내마스크 착용 제한으로 국한되었다. 즉 일정한 공간의 지하철, 버스 객실 내 등 실내에서는 여전히 종전대로 착용을 강제하고 있다. 그리고 확진자 격리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암튼 우리나라도 이제 실외마스크 의무착용이 완전히 풀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길거리 다니는 대부분 국민의 정서는 전혀 다르다. 거의 벗을 줄 모르는 다양한 모습의 마스크 착용은 마치 디자인, 색상, 무늬 등에 있어 패션 아닌 패션처럼 되어 버렸다. 어쩌면 실내마스크 완전해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약 2년 반 동안 겪어온 트라우마로 인해 탈 마스크 불안장애는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예상치 못한 더 심각하게 집단화될 각종 사회병리적인 불안 증상에 대한 포스트 코로나 해제 대책 방안은 코로나 질병 예방 및 퇴치에 소용된 노력이나 비용 이상으로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왜냐면 아래의 설문조사가 일면 그 단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달 29일 케이스탯 리서치와 함께 공동실시 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 관련 국민 인식 조사'에서 발표한 몇 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 해제에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 '지금부터 완전 해제 가능'(11.1%) '지금도 부분(단계)적 해제 가능하다'43.9%로써 55%가 해제에 찬성했다. 반면에 '지금은 해제 불가능'(35.0%), '해제는 절대 불가능'(6.8%)이라고 반대한 응답자는 41.8%로써 해제 찬성 쪽이 더 높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가능 인식을 묻는 질문에 남성(63.5%)이 여성(50.1%)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20·30대 64.6%, 40·50대 56.6%, 60세 이상 49.2%가 실내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가능하다고 답변함으로써 나이가 젊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 전환 시 마스크 착용 의향에 대한 질문에 '내 의지보다는 주변과 소속 집단의 분위기에 맞추게 될 것'이라는 답이 30.7%나 되었고, 역시 같은 질문에 '해제 여부와 별개로 나는 계속 실내마스크 착용하겠다.' 는 사람이 30.4%, 반면에 '잠시 착용하겠지만 결국 착용하지 않게 될 것' 29.6%, '즉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게 될 것' 7.6%로 조사되었다. 이 대목이 내가 주목하는 이유다. 약 6:4 정도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공포할지라도 계속 착용하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결과를 보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마스크 착용하고 다른 사람 위해 백신 맞는다’라는 공공연한 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부지불식간에 학습되었는가를 알 수 있고 여기에 주위에서 생명을 잃는 사람들을 보면서 심리적인 불안 요소가 뿌리 깊이 작용하고 있지 않았는가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이런 학습과 심리적 압박을 가진 국민, 특히 그리스도인 중에 이처럼 마스크를 벗을 줄 모르는 심리적 요인이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마스크 착용이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출발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의 마스크 착용과는 전혀 다른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다시 말해 지난 정부 때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 착용, 미착용 승객들 사이에 구타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그 이전에 없던 마스크 강제 착용 질병 관리법을 제정하여 100% 의무착용 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미착용자는 강제 승차거부, 과태료 등 징벌조항까지 추가했다. 그런 세월을 3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머릿속까지 세뇌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교회와 개인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어김없이 총체적인 혼란이 이어졌다. 예컨대 교회 안에서도 착용, 미착용으로 인한 서로간의 갈등과 불협화음, 예배의 혼란, 식탁 교제 사라짐, 소그룹 모임의 중단, 심방 제한 내지는 거부, 기도 모임 중단, 성찬식 중단 등 교회 내 전반에 걸쳐 가장 핵심적인 주요 활동에 심각한 악재로 등장했다. 이후 일부 교회에서 유튜브가 이런 모든 공백을 대신하거나 메꿔 줄 것으로 여겨 이 방면에 발 빠르게 영상시스템을 구축하여 대처하는 교회들이 늘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 방안이 일부 대안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이것으로 종전의 예배나 교회 흐름을 정상적인 궤도로 바꿀 수 있을지 대해서는 나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이 시대 문화 컨텐츠를 선용하는 것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또 다른 영적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우려, 그것은 신령한 영적 터치를 기능적인 것으로 대체하는 건 매우 위험하고 본질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극도의 첨단 과학이라지만 그 한계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두려움, 불신, 세상 풍조나 유행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교회 핵심적인 요소에 과연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건강한 성도로 마스크 착용 이전보다 더 활동적이고 모이기를 폐하지 아니하고 은혜 안에서 더 굳건하게 자라가고 있다면야 무슨 문제가 되랴?

따라서 서두에 문제 제기한 어언 3년 가까이 마스크 의무착용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생활 자율권 보장이 아닌 지나친 통제와 강제한 사안에 대해 지난날 체제 순응하는 수동적 자세에 손, 발 입이 묶여 그 많은 한국 교회 역할이 과연 어떠했으며 하나님 앞에 옳았는가를 정직하게 묻고 자성함으로 역사앞에 참회 고백서를 내놓아야만 할 때다. 나아가 부끄럽고 잃어버린 지난 세월 다음 세대에게 더 이상 물려주지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살아있는 진리를 가진 역사의식으로 반드시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마스크 해제 기다리다 참된 신앙 해제될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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