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조선감리교회, 그들이 이해했던 ‘진정한 기독교회’는 어떤 교회였을까?
1930년 조선감리교회, 그들이 이해했던 ‘진정한 기독교회’는 어떤 교회였을까?
  • 곽일석
  • 승인 2022.10.0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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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기독교회의 좌표 – 영적 민주주의,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 복음적 자유주의

한국감리교회는 1930년 12월 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가 합동하여 “조선감리회”를 조직하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만들어졌다.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조선교회’가 되어 새 시대에 희망을 주는 선교적 사명을 다하고자 출현한 기독교조선감리회는 개화기의 대도대기 패러다임의 맥락을 따르면서 역사의 새 차원으로 도약을 감행한 희망의 신앙공동체였다. 그때 기독교조선감리회의 비전 즉 감리교회의 두 번째 패러다임의 초점은 구조와 제도적으로는 ‘영적 민주주의’구현으로, 사회선교적으로는 ‘사회적 구원의 진보주의’실천으로, 신학사상적으로는 ‘복음적 자유주의’로 추구로 나타났다. 이것이 기독교조선감리회 창립과 운영의 핵심 가치요 원칙이었던 셈이다. 그 빛 아래서 일제하 역경 속이라 경제적으로는 미국북감리교회와 남감리교회의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명실상부하게 독립 자치 총회를 조직하여 양주삼 총리사를 선출하고, “교리적 선언”을 했으며, 1931년 세계 감리교 역사상 최초로 14명 여선교사에게 목사안수를 주었고, 우리의 손으로 운영하는 자주적인 감리교회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 기독교조선감리회 패러다임의 특성은 무엇이었을까? 조선감리교회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기독교회였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이 근본적인 초점을 맞춘 곳은 진정한 기독교회가 되도록 하자는 원칙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해했던 진정한 기독교회는 어떤 교회였을까?

먼저, 복음적인 산 교회였다. 이것을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찾고 있었다. 기독교회는 예수그리스도를 나와 세상의 구원자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인 신앙공동체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기독교회의 특성을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믿을 뿐만 아니라 그의 벗이 되어 그를 배우고 따르는 “제자됨”을 이룬 교회로 보고 있었다. 그들은 새 감리교회의 일원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이 아니라 단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겠다는 결단만을 요구하였다. 물론 이렇게 예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진정한 기독교회 안에서는 인종과 성별과 나이와 학식과 계층과 계급의 차이가 없이 하나 된 평등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조선감리교회의 기독교적인 특성은 그리스도를 전파하여 구원자로 믿고 고백하도록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삶을 통해 그를 따르는 제자가 되도록 이끄는 교회, 곧 사람의 “온전한” 구원을 추구하는 복음적인 살아있는 교회였다.

둘째로, 사회적 구원의 기독교회였다. 사람도 교회도 사회공동체 없이는 제 홀로 살아 갈 수 없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인과 교회는 언제나 사회 안에, 사회와 함께 공존해야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또한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은 전 창조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기에, 당연히 그 안에는 사회공동체를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선교와 교육과 사회봉사의 사명을 지니고 있는 조선감리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와 진리의 정신으로 조선사회를 변혁하고 구원해야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조선감리교회의 두 번째 기독교적 특성은 구원의 역사성과 사회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독교였다는 것이다.

셋째로, 보편적인 에큐메니칼 교회였다. 세상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따르는 교회는 비단 조선감리교회만이 아니다. 서구의 교회들이나, 당시 새롭게 출현하고 있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교회들이 다같이 한 하나님과 한 그리스도와 한 성령과 한 세례와 한 구원을 공통으로 고백하는 한 교회여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현실을 보면 세계나 조선에서나 한 구원자를 고백한다는 많은 교회들이 여러 교파들로 나누어져 분열과 대립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그들의 교회본질과 교파현실에 대한 인식은 조선감리교회의 또 다른 특성을 표출시키도록 했는데, 그것이 곧 보편적이고 에큐메니칼한 한 기독교회의 추구였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한 그리스도를 믿고 한 하나님의 힘을 의지하고 성령의 지혜를 따른다면 하나의 조선기독교회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양주삼은 남북감리교회의 합동을 “한국에 있는 모든 교파의 위대한 합동을 향한 한 걸음”으로 바라보기도 하였고, 제 1회 합동총회에서는 감.장 양교회 합동연구위원으로 윤치호, 오기선, 정춘수, 홍에스더, 노블, 하디를 선출하기도 하였다. 조선감리교회는 남북감리교회만의 통합에서 만족치 않고 더 나아가 장로교회 및 기타 모든 교파들이 한국에서 하나의 조선기독교회를 형성할 날을 밤하늘의 빛난 별처럼 바라보며 걷기 시작했던 것이다.

*상기의 내용 중 일부분은 2030 메소디스트 포럼의 지도위원인 성백걸 박사(백석대 교수)의 논문에서 발췌 인용한 것으로 허락을 받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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