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0
성경에 나타난 죽음과 관련된 기록들 10
  • 안양준
  • 승인 2022.09.2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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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의 죽음

성경 사사기를 통해 볼 수 있는 삼손(샘슨 Samson)의 출생 배경은 이러하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사십 년 동안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 주시니라”(삿 13:1)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는 것은 사사기의 반복되는 패턴 중 하나지만, 이번 경우 40년 동안이나 블레셋의 손 안에 있었음에도 여호와께 부르짖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볼 수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완악해져 갔음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런 이스라엘을 방치하셨을까? 아니다. 그런 경우 하나님께서 먼저 구원의 손을 내미신다. 그렇게 하나님의 구원의 도구로 사용된 자가 삼손이다.

삼손은 태어나기 전 나실인으로 정해졌다. 여호와의 사자가 수태고지(受胎告知)하는 장면(삿 13:3)은 신구약을 합쳐도 일곱번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나실인(Nazirite)에 대한 규례가 민수기 6장 전반에 걸쳐 자세하게 기록되었지만 실제로 나실인으로 태어난 자 그리고 이름이 명시된 것은 삼손이 유일하다.

이처럼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안고 태어난 삼손의 삶은 어떠한가?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안고 태어났음에도 반대되는 삶을 영위했던 삼손은 이스라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실례이다.

“내가 사랑하는 자에게 포도원이 있음이여 심히 기름진 산에로다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사 5:1-2)

이스라엘 역사는 사사기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다를 바 없다. 여호와께 범죄한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멸망하고 남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한 후 포로로 잡혀가는데 그때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 137:1)

보니엠(Boney M)이 불렀던 ‘River of Babylon’이라는 곡의 가사 “By the river of Babylon there we set down ye-eah wept when we remember Zion”은 위의 성경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포로 생활 이후 이스라엘은 어떠했는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게 하지 않았는가?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로마제국에 의해 멸망하고 1500년 동안 나라없는 백성으로 방황하게 된다.

여호와를 떠나 범죄할 경우 징계를 당하는 것은 신약의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하나님이 원 가지들도 아끼지 아니하셨은즉 너도 아끼지 아니하시리라”(롬 11:21)

이는 한국 교회도 그리고 그리스도인 한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삼손이 지켜야 했던 나실인의 서약은 무엇인가?

1.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포도주로 된 초나 독주로 된 초를 마시지 말며 포도즙도 마시지 말며 생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지니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포도나무 소산은 씨나 껍질이라도 먹지 말지며(민 6:3-4)
2. 삭도를 절대로 그의 머리에 대지 말 것이라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는 날이 차기까지 그는 거룩한즉 그의 머리털을 길게 자라게 할 것이며(민 6:4)
3. 시체를 가까이 하지 말 것이요 그의 부모 형제 자매가 죽은 때에라도 그로 말미암아 몸을 더럽히지 말 것이니(민 6:6-7)

그런데 죽은 사자의 시체에서 꿀을 먹는 장면(삿 14:8-9)을 통해 나실인의 서약을 너무나 가볍게 깨뜨리는 삼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삼손을 파국으로 이끄는 결정적 잘못은 머리털에 삭도를 대는 것인데 원인은 여인들과의 관계 때문이다.

성경을 통해 삼손과 관계된 세 명의 여인을 볼 수 있는데 이들 모두 블레셋 여인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다. 최소한 이스라엘을 구원할 사사로 세움을 받은 자라면 이방인 특히 이스라엘의 대적인 블레셋 여인을 취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부모의 반대에도 결혼을 강행한 첫 여인은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의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삿 14:4)는 말씀을 읽으면 수긍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그때에도 삼손이 여호와께 먼저 물었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

두 번째 여인을 통한 한 밤 중의 소동, 그리고 삼손에게 최고의 불행을 가져다 준 것은 세 번째 여인 들릴라였다. 결국 그녀의 간청에 못이겨 힘의 원천이 머리에 있다는 사실을 말하였을 때 삼손이 잠든 사이에 그의 머리를 밀어 버렸고 이렇게 나실인의 규례를 깨뜨린 결과 두 눈이 뽑히고 놋 줄에 매여 옥에서 맷돌을 돌리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삼손의 타락의 원인이 가정교육의 부재에 있는가? 그렇지 않다.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가 여호와의 사자를 만났을 때 “이 아이를 어떻게 기르며 우리가 그에게 어떻게 행하리이까?”(삿 13:12)라고 묻는 내용을 통해 그가 성장 배경에 나실인이 지켜야 할 규례에 대해 분명히 가르쳤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힘만 믿던 삼손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서약을 깨뜨린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삼손의 죽음과 관련하여 보여주는 반전이다. 그때 삼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삿 16:28) 나귀 턱 뼈 하나로 블레셋 군사 천 명을 죽이고 탈진했을 때 처음으로 여호와께 부르짖은 것 외에는 여호와께 부르짖은 적이 없던 삼손이 마지막 순간에 또다시 여호와께 부르짖은 것이다.

일생에 단 두 번 최악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만 부르짖는 기도,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의 부르짖음에 응답해주셨다.
“삼손이 죽을 때에 죽인 자가 살았을 때에 죽인 자보다 더욱 많았더라”(삿 16:30)

그리고 믿음의 장이라 불리는 히브리서 11장에 삼손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명의 행악자 중 하나가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할 때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고 말씀하셨던 예수님.

인생은 연약하여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았음에도 죄악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여호와께 부르짖으면 응답해 주신다는 것,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라도 부르짖으면 응답해 주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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