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의 취급주의!
'카르페 디엠'의 취급주의!
  • 민돈원
  • 승인 2022.09.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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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이라는 번역서가 이미 우리나라 대형서점에도 시판된 지 오래다. 이러한 영국의 반기독교 정서 열풍으로 인해 영국은 물론 스페인 등의 시내버스에 2009년 1월 무신론 광고까지 부착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대대적인 광고문구는 런던을 비롯해 맨체스터 에든버러 브리스톨 등 영국 전역의 버스 800대 외에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까지 게재될 정도였다고 하니 영국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문구 내용은 이렇다.

'아마도 하나님은 없을 테니 이제 걱정을 멈추고 네 인생을 즐겨라'(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그 당시 교계 및 일간신문에도 회자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광고 문안의 시안은 TV 코미디프로 작가인 아리안 시린이 만들었고, 리처드 도킨스와 영국인도주의협회(BHA)가 모금을 통해 부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제작한 시린은 "2008년 6월 '비그리스도인은 영원히 하나님과 분리돼 지옥에서 영원한 형벌을 받을 것'이라는 문구를 보고 분개한 나머지 반작용으로 광고를 계획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문구 속의 ‘네 인생을 즐겨라’와 같은 비슷한 내용이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인 미니홈피나 카카오톡 프사 소개란에 대세를 이룬 적이 있다. 이 라틴어는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의 학자이자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Horatius, BC65-BC8)의 시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

그 뜻을 살펴보면 ‘디엠(diem)’은 누구에게나 현재 주어진 ‘하루, 한 날’을 의미하며, ‘카르페(carpe)’라는 말은 ‘카르포(carpo)’라는 동사의 명령형에 해당하여 한 해 동안 땀 흘려 수고한 농부들에 의해 사용되어진 말로써 “추수하다”라는 의미와 “즐기다, 붙잡다”라는 의미가 내포된 말로서 추수를 통해서 얻게 되는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표현하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말을 의역하여 ‘오늘 또는 현재를 즐겨라’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더욱이 이 “Carpe Diem”이 더 유명해진 계기가 있다. 1990년에 제작 발표되어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서 나온 대사 때문이다. 이 당시 사회가 규율과 강제, 억압을 거부하는 시대가 되다보니 명문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하게 된 존 키팅(John Keading) 선생의 역을 맡은 로빈 윌리엄즈가 방황하고 있었던 학생들에게 도전과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대사로 자주 들려주면서 대중화되었다.

그 영화의 대사 중에

‘남의 걸음걸이가 아닌 자신만의 걸음걸이와 속도로 댄튼 군은 안 걸을 건가?’

라는 이 질문에 학생은 "네, 저는 '걷지 않을 권리'를 행사하는 중입니다."라고 답한다.

다시 말하면 남의 기준에 맞추어 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진정한 카르페 디엠이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고 인생을 즐겨라’라고 무심코 사용하기보다 취급주의 해야 할 위험과 함정이 있다. 지나치게 자유를 극대화하면 세속적 인본주의로 흘러 자유가 선이 된다. 동시에 그 선을 인간 중심에 놓게 됨으로써 자기취향과 본능이 자아실현의 잣대가 되기에 절대 진리와 절대 선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패와 도덕적 문란을 막을 근거가 없기에 그 사회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세속적 인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성을 찾아야 한다는 명분을 표방한다. 이들이 주로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중심이고, 한때 우리나라 어느 정권에서도 사용하던 ‘사람이 우선이다’ 라는 슬로건이다.

이처럼 파괴적인 혁명가들의 공통점은 진화론과 유물론을 혁명철학의 근간으로 삼는다. 예컨대 마르크스가 당시 기존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서는 체제 진화를 위한 계급투쟁론을 주장하였다. 이를 두고 엥겔스는 ‘다윈이 생물학적 진화론을 발견했다면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의 진화론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1917년 막시즘과 진화론 사상을 배경으로 레닌과 스탈린은 볼세비키 공산당 혁명을 일으키는 근거가 된다. 여기에 다시 자본주의를 공격하기 위해 도입된 프로이드의 가정과 혼인을 신성시하지 않는 성 해방이다. 이것이 프랑스 68혁명을 거쳐 새롭게 진화 등장한 오늘날의 문화 막시즘이다. 이들은 성 정치화를 위해 교육과 미디어를 장악하는 새로운 혁명전략으로 앞에서 언급한 영국의 반기독교적인 대중화에 성공한 이후 미국의 정서를 흔들고 급기야 한국의 사회 각계각층 - 정치 교욱 국방 외교 문화 예술 기독교계 등 – 전 영역의 기존질서를 뒤흔들며 해체 시키려는 수준에까지 와 있다. 예컨대 지난 정권은 공교육 교과서에 성 결정권, 성적지향, 성소수자, 성 평등, 혼전 성관계, 피임법, 동성애 소아성애를 옹호하는 수십 가지 젠더 교육, 이에 따라 전통적인 기존의 엄마 아빠를 부정한 다양한 부부 개념들을 도입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런 심각한 위기를 맞는 우리 한국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현재 세속적 인본주의에 물든 공교육현장에 기대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일부 교회가 운영하는 전인 학교 또는 대안학교를 좀더 구체화 내지는 더욱 신설 확대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만이 지금의 진화론과 유물론, 성 해방 등 지나간 문화 막시즘의 실패하고 파멸로 끝난 낡은 사상에 세뇌되지 않고 기독교 세계관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교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외치고 싶은 말,  '카르페 디엠'? 취급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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