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찾는 박 집사
금 찾는 박 집사
  • 남광현
  • 승인 2022.09.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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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님, 박 집사님 병원 다녀오신 것 결과는 어떠신가요?”
, 결과는 이번 달 말경에 나오고요, 일단 검진만 받았습니다.”
저희 내외 집사님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남편 집사의 병환으로 수발들기에 지칠 만도한데 늘 묵묵히 내조하는 모습이 너무도 예쁜 부인집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으로 들은 이야기는 주일 오후에 필자 내외로 하여금 큰 웃음을 짓게 하는, 정말이지 박 집사다운 일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목사님, 박 집사가 얼마나 엉뚱한지 아세요?”
왜요? 또 뭔 일 있으신 것예요?”
아유, 목사님, 사모님 말도 마세요. 박 집사님 엉뚱함은 감당이 안 돼요.”
해수욕장 개장하면서 욕장 안전요원하게 해 달라고 그러셨다면서요? 몸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무리가 되셨나요?”
아니요, 그것은 본인이 좋아서 한 일인데요 뭐
그러면요?”
요즘 눈만 뜨면 없어져요.”
무슨 말씀이세요?”
목사님, 박 집사 요즘 금 찾으러 다녀요.”
? 뭘 찾아요?, 금을 잃어 버리셨어요?”
아니요, 해수욕장 모래밭에 나가서 금을 찾겠다고 눈만 뜨면 나가서 안 들어와요.”

빙그레 웃기만 하던 박 집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심히 한마디를 내어 놓았다.

목사님, 같이 하실래요?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아 그래요, 미국 서부 개척시절에나 있었던 일로 들었고, 인근 지역 군산에 있는 바위굴에 대해 들으면서 금을 캐던 곳이라고는 들어보았지만 해수욕장에서 금 찾는다는 말을 처음이네요.”
목사님, 제가 아는 사람이 대천해수욕장에서 2주 만에 금 찾아 800만원 벌었답니다.”
?”
목사님, 이제 저는 금 찾는 박 집사 덕분에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 목사와 또래인 남자 집사님이 최근 재미를 붙인 일을 가지고 집사 내외가 목사 내외에게 털어 놓은 이야기이다. 박 집사 내외는 대를 이어 교회를 섬기시는 분들로 현재 교회 재정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다. 남편 집사는 몇 해 전 혈액 암 판정을 받고 위험하고 힘든 수술을 통해 큰 위기를 넘긴 이력이 있는 분으로 최근에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어 몇 차례의 시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는 서울 모 병원에서 이틀 동안 심장 박동기를 차고 검사를 받는 과정을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에도 눈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치료하심과 도우심을 의지하며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이루는 가정이기에 필자도 늘 마음에 품고 기도하는 가정이다. 이런 분이 재주는 많아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 요청을 왜면하지 못하고 늘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불안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엉뚱하게 벌이는 일들로 뒷감당하기에 화도 나는데 그럼에도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즐겁게 지내려는 남편의 모습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여기는 듯 부창부수 격으로 내어주기를 즐기는 부인 집사의 호소가 목사 내외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한다.

작은 믿음이라도 구원을 이루는 하나님의 일에 사용되어 질 수 있다면, 그 일이 세상에서는 금 찾는 박 집사처럼 황당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주님께서는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인정해 주실 것이라고 믿어진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큰 너울이 남아 있는 가을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주일 오후에 금 찾겠다고 장비까지 구입하고 나선 박집사 덕분에 한바탕 웃음 잔치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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