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 박 집사님 병원 다녀오신 것 결과는 어떠신가요?”
“예, 결과는 이번 달 말경에 나오고요, 일단 검진만 받았습니다.”
“저희 내외 집사님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남편 집사의 병환으로 수발들기에 지칠 만도한데 늘 묵묵히 내조하는 모습이 너무도 예쁜 부인집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으로 들은 이야기는 주일 오후에 필자 내외로 하여금 큰 웃음을 짓게 하는, 정말이지 박 집사다운 일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목사님, 박 집사가 얼마나 엉뚱한지 아세요?”
“왜요? 또 뭔 일 있으신 것예요?”
“아유, 목사님, 사모님 말도 마세요. 박 집사님 엉뚱함은 감당이 안 돼요.”
“해수욕장 개장하면서 욕장 안전요원하게 해 달라고 그러셨다면서요? 몸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무리가 되셨나요?”
“아니요, 그것은 본인이 좋아서 한 일인데요 뭐”
“그러면요?”
“요즘 눈만 뜨면 없어져요.”
“무슨 말씀이세요?”
“목사님, 박 집사 요즘 금 찾으러 다녀요.”
“예? 뭘 찾아요?, 금을 잃어 버리셨어요?”
“아니요, 해수욕장 모래밭에 나가서 금을 찾겠다고 눈만 뜨면 나가서 안 들어와요.”
빙그레 웃기만 하던 박 집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심히 한마디를 내어 놓았다.
“목사님, 같이 하실래요?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아 그래요, 미국 서부 개척시절에나 있었던 일로 들었고, 인근 지역 군산에 있는 바위굴에 대해 들으면서 금을 캐던 곳이라고는 들어보았지만 해수욕장에서 금 찾는다는 말을 처음이네요.”
“목사님, 제가 아는 사람이 대천해수욕장에서 2주 만에 금 찾아 800만원 벌었답니다.”
“예?”
“목사님, 이제 저는 금 찾는 박 집사 덕분에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 목사와 또래인 남자 집사님이 최근 재미를 붙인 일을 가지고 집사 내외가 목사 내외에게 털어 놓은 이야기이다. 박 집사 내외는 대를 이어 교회를 섬기시는 분들로 현재 교회 재정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다. 남편 집사는 몇 해 전 혈액 암 판정을 받고 위험하고 힘든 수술을 통해 큰 위기를 넘긴 이력이 있는 분으로 최근에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어 몇 차례의 시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는 서울 모 병원에서 이틀 동안 심장 박동기를 차고 검사를 받는 과정을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에도 눈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치료하심과 도우심을 의지하며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이루는 가정이기에 필자도 늘 마음에 품고 기도하는 가정이다. 이런 분이 재주는 많아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 요청을 왜면하지 못하고 늘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불안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엉뚱하게 벌이는 일들로 뒷감당하기에 화도 나는데 그럼에도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즐겁게 지내려는 남편의 모습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여기는 듯 부창부수 격으로 내어주기를 즐기는 부인 집사의 호소가 목사 내외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한다.
작은 믿음이라도 구원을 이루는 하나님의 일에 사용되어 질 수 있다면, 그 일이 세상에서는 금 찾는 박 집사처럼 황당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주님께서는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인정해 주실 것이라고 믿어진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큰 너울이 남아 있는 가을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주일 오후에 금 찾겠다고 장비까지 구입하고 나선 박집사 덕분에 한바탕 웃음 잔치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