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교에 대한 기본 지식
타종교에 대한 기본 지식
  • 안양준
  • 승인 2022.06.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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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기억하리라

무엇보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에 큰 영향을 미친 종교들이 전통 장례에 근간을 이루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타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은 바른 기독교 장례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그래서 이 시간 장례와 연관되어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정서에 깃들어 있는 종교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1. 무속

무속은 선사시대부터 존재해 왔던 것으로 일정한 교리나 조직적 체계 없이 민중 속에 침투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래 종교와 혼합하여 여러 모습으로 변형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무속신앙은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즉 정신을 이루는 혼(魂)과 육체를 이르는 백(魄)이 분리되는 것을 죽음이라 하며 우주 공간 속의 정령(精靈)들이 인간에게 질병과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왔다. 특히 사령은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으로 이승에 남아 떠돌며 이 땅에 있는 자들을 괴롭히는데 이를 물리치기 위해 사령제(굿)를 하며, 조상신은 남겨진 자손에게 복을 주는데 그런 이유로 시간을 정하여 여러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무속신앙에서 무당은 정령과 직접 교통하는 자로 영계와 인간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한다. 상례에서 초혼(招魂)의 제사를 지내는 것은 사람이 죽으면 그 혼이 귀(鬼)가 된다고 믿기에 조상숭배의 근거가 되며 무속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인들 속에서 뿌리 깊은 종교의 기반이 되어 왔다.

2. 불교

불교는 기원전 6C경 히말라야 기슭 카필라 왕국의 왕자로 태어난 싯다르타에 의해 만들어진 종교이다. 당시 힌두교에는 사문(沙門)이 많았는데 그들은 일반인들의 존경을 받았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문이 되는 것을 꿈꾸었다. 싯다르타는 사문이 되어 생로병사의 문제를 고민하던 중 해결 방법으로 집착에 대한 해탈 –열반의 길- 을 제시하였고 이를 이루는 방법으로 8정도(八正道)를 가르쳤다.

불교성전에 붓다(佛陀: 깨달은 자)는 종교적 문제보다는 인간이 겪는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었고 자신의 깨달음을 설파하는데 주력하였음을 볼 수 있는데 붓다의 사후 제자들이 그를 신격화하고 불교를 종교화하였다.

불교 교리로 알려진 윤회 역시 원래 브라만교 우파니샤드의 가르침으로 육도(六道)라 불리는 지옥도(地獄道), 아귀도(餓鬼道), 축생도(畜生道), 아수라도(阿修羅道), 인도(人道), 천도(天道)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 하며 「부처님 일대기」에 “삼악도를 벗어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라고 하였다.

엄밀한 의미에서 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철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불교가 오랜 세월 종교화 과정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교리적으로 무신교라고 가르치고 있다.

3. 유교

유교의 발생을 알기 위해서는 공자가 활동했던 당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전역에 수많은 제왕이 전쟁을 일삼던 춘추전국(春秋戰國), 많은 사상가들이 나왔다고 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라 불리던 시대에 공자는 인(仁)으로 다스리는 군주를 통해 혼란을 불식시키는 꿈을 꾼 것이다.

공자의 사후 제자들에 의해 집필된 「논어」를 통해 공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데 그는 과거의 많은 서적들을 정리하여 서경, 춘추, 시경, 주역, 예기 등을 편집하였는데 자신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말한 것처럼 옛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아는 일에 치중하였다.

논어에 이런 글이 있다.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을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감히 여쭙겠습니다. 그럼 죽음은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쉽게 말해 공자에게 종교적 문제는 일차적인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의 관심사는 정치 이념이었고, 그런 점에서 유교는 종교라기보다는 학(學)이라 해야 할 것이다.

김경일 씨가 쓴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에 ‘유’(儒)는 고대 은나라의 제례문화를 관장하던 집단으로 이를 주나라가 받아들였고 이후 공자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정립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공자가 중시했던 인(仁)과 예(禮), 그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조상숭배와 각종 제사는 제왕의 통치 –천자는 하늘의 아들이라는 의미이다-를 위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유교 역시 공자 사후에 종교화 –특히 남송의 주희에 의해- 작업이 진행되었다. 불교와 유교는 교조라 불리는 붓다와 공자의 의지와 달리 수많은 신을 섬기는 종교가 되고만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무속과 불교, 유교의 전통이 혼합되어 우리나라 전통장례의 풍습으로 이어져 내려왔지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종교와 신의 계시로 이루어진 기독교는 뚜렷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 4:12)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제시하신 영원한 세계, 다른 이로써는 구원받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언하셨다. 물론 타종교를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기에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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