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vs 제주도
철원 vs 제주도
  • 최광순
  • 승인 2022.04.23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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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과 최남단

 

철원
철원
제주도 4.3 유적지
제주도 4.3 유적지

한국의 최북단 철원과 최남단인 제주도는 이상하리만큼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닮은 점을 가지고 있다.
화산에 의해 형성된 지형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와 철원에 주상절리가 존재한다.
제주도에 오면 까만 돌담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철원에도 그런 구멍 뚫린 까만 현무암이 있다.

철원의 주상절리
철원의 주상절리
제주의 주상절리
제주의 주상절리

이 서로 다른 두 곳은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철원은 해방 이후 소련의 치하에 남한의 제주도는 미군정의 치하에서 서로 다른 이념이 존재했던 최북단과 최남단, 바로 철원과 제주도이다. 그 이념 아래에 제주도는 4.3항쟁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사람이 빨갱이로 간주하여 억울한 죽임을 당하였다. 분명 공산당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념의 구분조차 없었고, 이유가 없는 학살로 공산주의에 자연히 가담하는 사람들이 늘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와서야 과거사 사죄가 이루어지고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람의 죽음을 돈으로 보상할 수 있겠는가?

제주 4.3 사건 추모비
제주 4.3 사건 추모비

철원은 소련의 보호 아래 양민을 약탈하고 반동분자로 몰아 수많은 사람을 고문하고 죽였다. 그 대표적인 곳이 노동당사이다. 소련식 건물로 지어진 그곳 지하에 많은 사람이 고문당하고 죽임을 당하였다. 혹시나 살아나올지라도 산송장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지만, 그곳에 가면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마도 수많은 사람의 피가 흘린 곳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한국군에 수복되고도 공산당에 협력했다는 이유만으로 또 죽임을 당해야 했다.

철원의 노동당사
철원의 노동당사

어떻게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이념이라는 명분으로 같은 형제를 처참하게 죽일 수 있었을까? 공산당에 의해 수많은 양민이 학살되기도 했지만,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그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학살당한 것이 이 나라의 현대사이다. 내가 목회하던 철원의 교회에서는 이북의 땅이 멀리 보였다. 찾아오는 수련생들, 아웃리치 오는 이들과 함께 그 북녘땅을 보며 기도했었다. 그런데 춘천을 거치며 제주도까지 나의 자리는 남하하게 되었다. 오기 전까지 '왜 점점 북녘땅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시나요?'라는 의문을 하나님께 드렸다. 그러나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조금이나마 하나님의 뜻을 알 것 같다.

한국 땅의 마지막 끝에서부터 수많은 피흘림이 주님의 은혜로 덮어지고 치유와 회복이 되지 않고서는 통일이라는 명분은 아직 멀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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