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와 함께 예배드리는 게 좋아요!"
"엄마·아빠와 함께 예배드리는 게 좋아요!"
  • 최광순
  • 승인 2022.04.0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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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교회, 이상한 목사

아이들이 동네 곳곳을 찾아 부활란을 전한다. 불신자들도 아이들의 고운 손길을 외면하지 못한다. 이곳의 대부분 아이는 교우들의 자녀들이다. 주일 아침마다 문을 두드리며 "교회와!" 하지 않아도 엄마·아빠가 오는 길을 따라서 나온다.

'애들아 큰 교회, 맛있는 간식 많이 주고, 재밌는 프로그램이 있는 시내의 교회로 나가지 이곳에 왜 왔니? 구수교회에 나오지 말고 그곳으로 가!'

"싫어요! 구수교회가 좋아요."

'무엇이 좋아?'

"엄마·아빠와 함께 예배드리는 게 좋아요!"

교회학교가 없지만, 재밌는 프로그램도 없이 우리는 단지 모든 아이와 부모와 노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릴 뿐이다. 그런 예배가 좋단다. 여느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교회를 찾아온다.

채 몇 개월 되지 않아 부산하던 아이들이 예배만 드릴 뿐인데 변화가 찾아온다. 아이들의 변화는 부모의 변화를 이어서 가져온다.

예배드리는 내내 성도들이 웃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1살짜리 꼬맹이가 예배 중 강단 앞으로 뛰어나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점심을 먹고 교회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부모와 자녀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얘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모든 성도가 주일을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우리 교회 주일예배는 축제 같아요!"

"아이들이 강요하지 않아도 교회 오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불신자들이 이 교회 얘기를 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시내에서 10Km 떨어진 이 교회를 안다고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대체 시내에서 왜 그리 먼 교회에 다니니?"라는 질문을 하며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상상해 보라!

시내의 젊은 교우들은 자신 있게 답한다.

"그곳에 주님을 만나는 기쁨이 있고, 삶의 기적이 있고, 사람의 성품이 변화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상상해 보라! 바울이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서신을 써 초대교회들에서 당부하는 내용을.

시골마다, 작은 교회들마다

"젊은이들이 없어요. 노인들뿐이에요. 아이들이 없어요."

말하지만 이곳은 그 모든 법칙이 깨지는 곳이다.

한국교회가 불황을 말하지만, 인구의 감소를 말하지만, 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외면을 말하지만!

"이 교회 다니고 싶어요!"

이제 처음 신앙을 시작하고자 찾아오는 옆 동네의 사람을 보았는가?

은퇴가 남았지만 미리 이곳에 정착하여 헌신하는 목사님을 보았는가?

부모님이 이 지역에서 목회하지만, 자녀들과 함께 이 교회를 찾아와 신앙생활을 같이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일을 상상해 보았는가?

또 다른 목회자 자녀가 결혼하여 이 지역에 정착하여 교회를 출석하며 새롭게 주님을 만나 힐링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학교에 적응치 못하던 아이의 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자녀 둘과 주님을 만나 눈물 흘리던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큰 교회에서 오라고 하지만 아이들부터 "구수교회가 좋아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초신자 가정을 보았는가?

어릴 적 목회자에게 상처를 받아 교회를 출석하지 않던 아이 아빠가 아내의 기도와 눈물로 주님을 다니 경험하고 치유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노 권사님들이 이 교회에 일어난 일들을 믿을 수 없다고 표정 짓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

한때는 서로 싸우고 분열하고, 서로 다른 곳에서 예배를 드리기까지 하였던 이곳에서,

거짓된 목자의 불, 불, 불 은사와 능력, 거짓 말씀을 들으며 잘못된 신앙을 가졌던 이 교회가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사랑만이 천국으로 인도하는 진리임을 알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놀라운 기적!

한적하던 이곳에 1년이면 수천 명이 찾아오는 교회로 바뀌었다.

제주 열방대학의 전도 여행팀이 주님의 음성을 듣고 이곳으로 찾아오고,

수원의 전도 여행팀이 주님이 보여주신 환상만을 보고 이 교회를 찾아와 환성을 지르고,

돌아간 뒤에서 이곳을 잊지 못해 헌금을 모아 기쁨으로 보내오고,

불신자인 할아버지가 꿈에 예수님을 만나 이곳을 가라고 하였다고

백만 원 수표 2장을 들고 찾아오고,

목회자가 바쁜 건축사역으로 일주일 내내 교회를 비우는데도 노아의 방주의 동물들을 몰아주듯이 이곳에 부어주시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기적이다.

난 건축하는 목사이다.

막노동하는 목사이다.

집을 짓는 목사이다.

5년 동안 70여 건의 교회와 주택, 인테리의 공사를 했던 목사이다.

5년 동안 교회와 집에 돈 한 푼 가져다주지 못했던 목사.

오히려 집의 돈을 가져다 다른 교회 건축에 돈을 퍼붓던 목사.

교회의 부채가 몇억이지만 그 배 이상으로 선교하도록 하셨던 교회.

이러한 일로 주변에서 말할 수 없는 오해를 받고 교인들로부터도 질책을 받았던 목사.

그러나 하나님은 이 교회에 노아의 방주 같은 일을 보이시면서

탈이 많던 나의 억울함과 눈물을 내리 닦아 주신다.

이 교회를 보라.

부흥은 은사와 능력, 사람의 말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그를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고자 하는 그분의 명령을 따르는 일에서 나온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주님의 뜻이라고 여겨지는 일에 마냥 순종한 일뿐이다. 세련된 설교보다도 삶의 이야기 속에 주님을 만나는 일을 전하고, 은사와 능력으로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일보다도

망치를 가지고 못을 박고 나무를 자르고, 쇠를 절단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높은 곳에서 지붕을 얹고, 수 천장의 벽돌을 짊어지고 나르고, 수백 장의 형틀을 들어 올리는 일이 더 쉬웠을 나이다.

목사라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한 목사.

목사라고 하기에는 기존의 틀을 깨부수는 목사.

교회에 나와 전도하느니 집에 가서 가정에 더 헌신하라는 목사.

예물 봉투가 많다고 십일조와 주일 봉투 딱 2가지로 하자고 하는 목사.

수요 저녁 예배를 폐하고 가정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목사.

걸음마 걷는 아가들이 예배 시간 뛰놀아도 마냥 좋다고 하는 목사.

높은 강단에서 설교하기 싫다고 아래로 내려와 교인들 눈 보며 설교하고자 하는 목사.

그네 언니 팬들이 모인 이곳에서 신랄하게 그네 언니를 까는 목사.

그런데도 겁 하나 내지 않고 웃는 목사.

주례하고도 목사가 이런 일 하라고 사례비를 받는데 내가 왜 또 주례비를 또 받냐고 호통치는 목사.

교인들 장례 하기 싫어서 내 은퇴할 때까지 천국 가지 말라고 하는 목사.

아침잠이 많아 수시로 새벽기도를 빠지는 목사.

그런데도 교우들이 오히려 걱정해 주며 더 주무세요 말을 듣는 목사.

1주일에 설교 딱 한 번 하는 목사.

주일 오후도 설교가 귀찮아 교인들 보고 알아서 토론하라는 목사.

아내조차 참 감당이 안 되는 남편 목사.

언제든지 목사를 버리고 싶다는 목사.

50 나이쯤에 사임하겠다는 목사.

50이 되면 아무것도 도전하지 못할까 또 한 번 일을 저지르고 싶은 목사. "ㅎㅎ 개척해볼까?"

아내가 무서워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목사.

그런 아내를 무지 사랑하는 목사.

이런 목사를 만드신 우리 주님이 계신다.

그래서 우리 주님도 참 이상한 주님이시다.

이런 목사를 주의 나라와 뜻을 위해 사용하시니 말이다.

지금부터 5년 전의 일이다. 개척하고 싶어 했지만, 이후 개척은 못하고 미자립교회로 부임하였고, 50 나이쯤에 교회를 사임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교회를 사임하고 나무를 다루는 목사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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