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기쁨
목사의 기쁨
  • 신상균
  • 승인 2022.03.10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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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장로님들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로님이 말합니다.

“목사님, 신천장로들이 앞에 앉도록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장로님들은 앞에 앉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에 앉는 것을 장로님들만 싫어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목사인 저도 싫었습니다.

아무리 부흥강사가 ‘앞자리는 금자리, 뒷자리는 ○자리“라고 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세미나에 갔는데 강사가 말합니다.

”왜 목사님들은 교인들보고 앞에 앉으라고 하면서, 목사님들은 뒤에 앉으십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그렇게 앞에 앉으라고 하는지 화가 났습니다.

사람이 앉는 것은 자기 마음인데, 꼭 앞에 앉는다고 해서 좋은것인가?

그러다 마음에 결심을 합니다.

저런 소리 듣지 않기 위해서 앞에 앉아야겠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저는 앞자리에 앉기 시작했습니다.

 

얼마후 지방성회가 있었고,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강사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다가 갑자기 앞에 앉아 있는 저에게

”목사님은 보따리 축복을 받으셨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저는 새로운 임지인 이곳으로 부임했습니다.

 

우리교회 처음 부임했을 때

장로님들이 앞에 앉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에 앉으시라고 하자 장로님들이 말합니다.

‘제가 앉은 자리가 편해서 여기가 좋은데요.’

‘제가 키가 커서 고개를 들고 보면 목이 아픈데요.’

그 이후에도 수시로 장로님들이 앞에 앉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불편해 하시는 것 같아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장로님이 세워졌고, 그 장로님은 제 말에 순종하여 앞에 늘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은퇴를 하셨고, 은퇴 후에도 맨 앞자리를 책임지셨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이번주일 점심 먹는데 장로님이 그 말을 하니 놀라지 않았겠습니까?

생각해보니 말씀을 하신 장로님도 꽤 오래전부터 앞자리에 앉으셨던 것 같습니다.

 

목사의 기쁨은 변화입니다.

성경을 읽지 않던 분이 성경을 읽고, 기도하지 않던 분이 기도를 하고,

봉사하지 않던 분이 봉사를 하고, 앞자리에 앉지 않던 분이 앞자리에 앉고.

그런데 그렇게 변화가 되면 교회는 부흥하게 됩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동안 우리교회는 성경읽기를 합니다.

그리고 밴드에 성경 읽는 장수를 기록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그저 밴드를 구경만 하던 분들이 밴드에 흔적을 남깁니다.

‘어, 이분, 그냥 보기만 하던 분인데!’

‘어, 이분, 한번도 댓글 단적이 없는데‘

밴드에 자기가 읽은 성경만큼 글을 올리는 것,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입니다.

왜 처음에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목회를 시작했는데

중도에 포기하고 말까요?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이곳에 부임한지 만 19년이 되는 날입니다.

내일부터 20년째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런 성도님들의 변화를 보게 되니 기쁘기 한이 없습니다.

지나온 세월이 갑자기 뿌듯해집니다.

변화가 있을 때 목사는 기쁘게 목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도 변화되어야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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