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불고기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
  • 신상균
  • 승인 2022.02.2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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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권사님이었습니다.
“목사님, 양성 나왔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러나 큰 두려움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2주전에 우리 지방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예전같으면 교회를 폐쇄하고, 모두 다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법이 바뀌면서 더 이상 동선추적을 하지 않고
확진자만 자가 격리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밀접접촉자라고 해도 예방접종을 했다면 증상이 없는 이상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권사님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자가격리 어디서 해요?”
“네 집에서 합니다.”
“권사님,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요?”
“네 검사 받아보고요, 음성이면 수동격리 하면 된다고 하네요.”
순간, 운전하지 못하는 권사님의 아내가 생각이 났습니다.
권사님의 집은 면 소재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집에서 무얼 사려고 하면 30분 이상 걸어 나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잘 먹고 잘 쉬면 난다고 했는데
집과 가게가 멀어 잘 먹고 잘 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권사님께 가 봅시다. 그리고 뭐좀 먹을 것 있으면 챙겨요”
아내는 주섬주섬 음식을 싸기 시작합니다.
아내와 함께 권사님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차 안에서 권사님의 아내에게 전화를 합니다.
‘지금 집으로 갈테니 밖으로 나오세요.’
잠시 후 집에 도착하니 권사님이 길로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보따리에 싸온 음식들을 권사님의 아내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저는 권사님 아내에게 말합니다.
“잘 먹고 잘 쉬셔야 합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에게 묻습니다.
“뭘 드렸어요?”
그러자 아내가 말합니다.
“불고기하고 과일을 드렸어요.”
순간, 나도 모르게 말했습니다.
“불고기라고?”
그 불고기는 어제 산 불고기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인데 갑자기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내색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아내가 말합니다.
“불고기 사러갈까요?”
그 말을 들은 저의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이제는 가난하지 않아서 불고기도 먹을 수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를 주는 순간 왜 그리 섭섭하던지

다음날 아내는 불고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먹지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들과 함께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
그런데 그 불고기 때문에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합니다.
아들이 먹고 남긴 불고기를 맛있게 먹으면서
갑자기 하나님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님은 가장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님을 우리에게 주셨는데
그 마음이 어떠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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