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의 장례위원
30명의 장례위원
  • 신상균
  • 승인 2022.02.17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은 작년에 집사님이 되신 분의 어머니였습니다.

6남매중 오직 유일하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집사님이 되셨기에

장례절차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부탁을 했습니다.

형제들하고 상의했냐고 물었더니 마지막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기에 괜챦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장례예식,

이미 형제들이 오기 전 임종예배를 드렸기에

가족들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입관예배 때였습니다.

영정 앞에 성도들을 앉게 한 후

가족들에게 함께 예배드리기를 청했습니다.

가족들은 경계의 눈빛으로 그 자리에 앉았고,

그중에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은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빈소에 꽉찬 성도들

찬송을 하고 기도를 하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장례의 슬픔이 아닌 천국의 소망을 선포했습니다.

찬송가를 모르는 가족들은 그저 눈만 꿈뻑꿈뻑할 뿐이었습니다.

 

다음날 발인예식은 새벽 6시 30분

장례식장까지 가려면 최소 20분

겨울에는 새벽예배를 6시에 드리지만 그날만큼은 5시 50분에 시작하기로 하고

새벽예배후 6시 10분 장례식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6시 35분 장례식장 도착

도착하니 가족들은 빈소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예식장소에 자리를 잡은 후

성도님들이 먼저 자리에 앉기 시작했습니다.

한명 두명 세명

그렇게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한 우리 교회성도님들의 숫자는 약 30여명

그런데 6남매의 가족과 우리교회 성도들이 가득차니

예식장은 자리가 모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성도들은 뒤에 앉아서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찬송, 교독, 기도, 말씀, 조사, 헌화, 그리고 출관

제가 앞에 서자

장례가운을 입은 우리교회 6명의 운구위원들이 관을 듭니다.

그 때 장례지도사가 상주에게 말합니다.

“상주는 사진 들고 목사님 뒤에 서세요.”

 

그렇게 발인하여 영구차에 싣고 다시 화장터로 갑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화장장에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어서

화장터에 들어간 후

다시 예식실로 들어갑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로 인해 자리가 모자라자 성도님들이 일어섭니다.

저는 가족에게 묻습니다.

“이제 화장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가족들 다 오셨지요.”

물론 가족들은 다 오지 않았습니다.

절에 다니는 둘째 따님이 우느라 아직 화장터에 있었습니다.

그때 남동생이 말합니다.

“아직 안 오신 분 있습니다.”

그리고는 누님을 모시러 갑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예배드린다고 하면 안 믿는 가족들은 모르는척 하는데

굳이 안 믿는 사람이 안 믿는 식구를 데리러 가는 것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드린 장례예식

안 믿는 식구들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장례식이 끝난 이틀뒤

집사님이 인사하러 왔습니다.

“목사님, 이 은혜 어떻게 갚아야 할지,

새벽에 발인하는데 교인들이 우르르 들어 오는데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입관도 발인도 함께 해준 30여명의 성도님들

장관이 아니어도, 부자가 아니라도

하나님만 믿으면

슬픈 장례, 초라한 장례가 아니라

가족들만 치루는 장례가 아니라

온 성도들과 함께 찬송하는

은혜스런 장례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왕이면 교회 다니다 죽어야 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