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목사가, 광고는 장로가
설교는 목사가, 광고는 장로가
  • 신상균
  • 승인 2022.02.0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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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예배시간이 되어 강대상에 올라갈 때 아내가 급하게 말합니다.

“오늘 떡은 ○○○집사님이 내시는거예요, 광고해 주세요.”

집사님이 아들 결혼식에 오셔서 고맙다고 성도님들에게 나누어 드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설교를 하다가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축도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왜 광고를 안했느냐고 나를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떡을 낸 집사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주보에 있는 광고도 잊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주보를 보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성도님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목사님이 광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결혼식 광고를 잘하면 결혼식 손님이 많아지고

애찬 광고를 잘하면 받는 분들의 인사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아내를 통해 특별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열정적으로 설교하다보면 광고는 어느 순간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잊어먹지 않기 위해 작은 쪽지에 써 가지고 강대상에 올라가도,

나중에는 설교하다보면 작은 쪽지를 가지고 간 생각도 사라지고 맙니다.

어느날 권사님이 말씀하십니다.

목사님이 광고를 하는데 두 번이나 우리 권사님이라고 했다고,

왜 그 권사님은 두 번이나 우리 권사님이라고 했냐고 투정아닌 투정을 합니다.

 

큰 일 났습니다.

조금 신경 써주면 다른 사람이 속상해합니다.

조금 광고를 잘해주면 다른 사람이 비교합니다.

설교에 은혜 받았다가 광고 때문에 설교에 받은 은혜가 다 날라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다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바로 장로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장로님에게 말했습니다.
“장로님, 앞으로 설교는 제가 하고 광고는 장로님이 해 주세요.”

장로님은 알겠다고 대답하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장로님이 광고를 하십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편한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설교하면서 광고를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예전에는 설교가 끝나고 광고할 때도 긴장해야 했는데,

광고를 장로님이 하시니까 전혀 걱정도 긴장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완전히 자유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이제야 알았는지...

 

장로님이 광고하는 것을 강대상에 앉아서 듣습니다.

정말 어느 분 광고는 잘 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분 광고는 슬쩍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듣기 나름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상관이 없습니다.

내가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로님에게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가 누리는 자유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설교가 끝나고 장로님에게 묻습니다.

“장로님 광고할 것 없으세요?”

그러자 오늘 장로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광고할 것 없는데요”

그 순간 갑자기 긴장이 됩니다.

‘혹시 장로님도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셨나?’

 

목회는 서로 돕는 자가 있어야 합니다.

설교는 목사가, 광고는 장로가 하니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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