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내려가면 장로님들도 내려갑니다.
목사님이 내려가면 장로님들도 내려갑니다.
  • 신상균
  • 승인 2022.01.13 0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배를 드리다보면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성가대입니다.

지금이야 성가대석이 강대상을 향하는 곳이 많지만 예전에는 강대상 옆에 성가대석이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사회자와 기도자입니다.

예전에 사회자와 기도자의 자리는 강대상 바로 뒤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설교시간에 성가대나 사회자, 기도자의 모습을 더 많이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도사로 부임한 교회에서 놀라운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심야기도회 시간이었습니다.

선교지원하던 교회의 전도사님이 오셔서 설교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강대상에 함께 오르신 담임목사님께서 전도사님을 소개하셨습니다.

그리고 강대상을 내려오시더니 회중석 맨 앞에 앉으셨습니다.

머리가 하얀 담임목사님은 회중석에 앉아 젊은 전도사님의 말씀에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씀을 들으셨습니다.

그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이 설교할 때는 회중석에 내려와서 설교 말씀을 들어야겠다.”

그 이후로 목회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설교를 할 때면 꼭 회중석에 내려와 앉았습니다.

지방 연합 성회를 할 때도, 무슨 모임에서 사회를 볼 때도, 소개후에는 꼭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맨 앞자리에 앉아 말씀을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해, 두해, 세해, 오랜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그날, 장로님은 대표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강대상에 있는 자리에 앉지 않으셨습니다.

느릿느릿 강대상을 내려가셨습니다.

그리고 회중석 맨 앞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장로님들에게 대표기도를 한 후에 자리에 들어가 앉으라고 한적이 없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사회자가 설교 시간에 내려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우리교회 장로님들이 대표 기도 후 내려가 앉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목사가 내려가면 장로님도 내려가는구나”

 

신앙생활은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행동했더니, 교회 장로님들도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목회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회는 행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묵묵히 행동하면 그 모습을 보고 성도는 따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로 하지 말고 꾸준히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그 교회의 전통이 되는 것입니다.

목사인 제가 내려가니 장로님들도 내려가셨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행동이 이루어지는데 19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목사가 내려가면 장로님들도 반드시 내려가십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목사님들! 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부디 장로님들과 함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