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회 조직! 목회 조직!
속회 조직! 목회 조직!
  • 신상균
  • 승인 2021.12.0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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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었습니다.
목사님들을 만나면 메리크리스마스하고 인사를 해야 하지만,
성탄인사보다 당회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묻게 됩니다.
“당회 언제입니까?”
“이번에 장로님은 세우시나요?”
당회를 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데 그중에 가장 힘든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속회를 조직하는 일입니다.

지난 화요일 저도 하루종일 속회조직에 매달렸습니다.
지웠다 쓰고, 다시 썼다. 또 지우고
정말 하루 온 종일 속회 조직에 매달렸습니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속회조직이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지역이나, 나이를 따져 속회를 조직하고 발표하면 끝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전화를 해서 바꾸어 달라고 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해 두해, 오년 십년 지나면서 전화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 그 속회는 누구 때문에 힘들어요. ’
‘ 그 속회는 시간이 안 맞아요. ’
‘ 그 속회는 다른 분이 하면 더 좋겠는데요.’
목회가 오래될수록 성도님들은 서로의 불편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도님들의 관계와 스타일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내 자신이 속회조직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이분은 시간이 맞지 않고, 이분은 성격이 다르고, 이 분은 서로 좀 불편해하고, ’
그런데 속회를 조직하다 미소를 짓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속회가 어려운 데 이분을 보내면 되겠네.’
‘이 분은 어느 속회를 맡겨도 잘 할 분이야.’
‘이 분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그렇게 속회를 조직하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도 목사를 어느 곳으로 보내야 할지 참 고민스러우시겠구나.’
어떤 목사는 이 교회에 안 맞고,
어떤 목사는 여기 가면 바꾸어 달라고 하고,
어떤 목사는 교인들하고 사이가 안 좋고,

속회를 조직하다 갑자기 하나님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다 물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에게 어떤 목사일까?’
속회조직을 하면서 속장들을 이곳 저곳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가장 믿을 수 있는 속장들을 어려운 곳으로 보냅니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잘 해 내리라 믿습니다.

금년에도 하나님은 이곳을 제게 맡기셨습니다.
그것도 오랜 세월동안...
속회조직하면서 속썩이지 않는 성도들처럼
하나님께서 목회조직 할 때

속썩이지 않는 목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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