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를 소환해본다
마가를 소환해본다
  • 이구영
  • 승인 2021.11.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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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라는 사람이 살던 때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시대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유대인들끼리 바리새파, 사두개파, 엣세네파, 열심당원등으로 나뉘어 경쟁관계 혹은 적대관계 속에 하나 되지 못해 힘이 없던 시대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로마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이중 삼중 감시와 통제를 받던 때입니다. 특히 종교적 박해가 심해서 황제숭배에 반대하는 모든 신앙인들을 참수하던 시대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부활 승천하신 것과 재림을 보기도 하고 믿기도 했던 일부의 사람들은 삶의 방향성이나 지속성의 문제로 고민을 하곤 하였습니다. 재림은 늦어지는데, 박해는 심해지는데, 예수님을 눈으로 보고 음성을 들었던 목격자들은 하나 둘 죽어 가는데 계속해서 믿음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흔들리는 신앙인들에게 누군가는 예수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며 그들의 흔들리는 믿음을 바로 잡아주어야 했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지만 감시와 통제 속에 한계가 많았고, 공간적 제한을 받는 사람들인지라 동시에 여러 곳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이때 전혀 다른 생각을 한 사람이 마가입니다. ‘소리’로 전할 수 없다면 ‘글’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왜 오셨는지, 왜 믿어야 하는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로마를 중심으로 각지에 흩어져 살아가는 믿는 이들의 믿음을 공고히 하고, 예수님 다시 만나는 날까지 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붓을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귀한 사역의 최고의 적임자가 ‘마가’ 이었을 것입니다. 마가의 외삼촌은 초대교회의 존경받던 지도자 바나바이었습니다. 마가의 어머니는 초대교회의 주역으로, 성령강림사건의 장소를 제공했던 마리아이었고, 마리아의 집이 당시 교회공동체의 모체가 되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초대교회의 두 기둥인 베드로와 바울 모두 마가의 양 아버지들입니다.

베드로에게 들은 예수님 이야기! 바울에게 들은 예수님 이야기! 바나바와 마리아에게서 들은 예수님 이야기보다 더 정확한 예수님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예수님 이야기를 처음 기록한 사람이 마가입니다. 대단한 열정, 대단한 실력, 대단한 사명의 사람입니다. 코로나! 코로나! 하면서 예수님 이야기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시대! 예수님에 대한 자랑과 고백이 줄어드는 시대에 마가의 열정과 실력을 그리워하며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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