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발생
코로나 확진자 발생
  • 신상균
  • 승인 2021.11.11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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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아버님 생신을 맞이하여 서울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습니다.
“금일 제천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10명 발생했다. 자가격리중 확진판정을 받은 3명을 포함하여, 타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백운면 일가족 5명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지난 2년동안 코로나 환자가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별별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잠시후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우리교회 권사님이었습니다. 코로나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백운면 체육시설에 들렸고, 그 체육시설에 우리교회 성도님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주일 그분과 함께 꽤 오랜시간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갑자기 서울 아버님 댁을 방문하는 것조차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아버지, 서울에 가는데 식사는 못 할 것 같아요. 가서 얼굴만 뵙고 올께요.”
서울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댁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아버님도 어머님도 마스크를 쓰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우리 식구는 밥도 먹지 못한채 아버님의 생일을 축하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집에서 밥을 못 먹는대신 집에 가서 먹으라고 점심을 싸 주셨습니다.

백운으로 내려오면서 온갖 걱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하지, 혹시 우리교회 성도님이 확진 되었으면 어떻게 하지, 그러면 우리교회 셧다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예배는 어떻게 드리지, 온라인으로 드려야 하나.‘
그러면서 그 성도님이 원망스러워졌습니다.
’그것도 못 참아. 다른 사람들한테는 조심하라고 하면서 본인은 조심을 못해.‘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성도들에게는 코로나로 인하여 언행심사를 조심하라고 하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 원망과 불평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서울에 가서 하려고 한 모든 계획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내려온 나는 새벽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역대상 21장 말씀을 보았습니다. 그 말씀에는 다윗이 사탄의 유혹으로 인해 욕심이 생겨 인구조사를 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인구조사로 인하여 진노하셨고, 다윗에게 삼년 기근이든지 혹 석달 적군에게 쫓기는 일이든지 혹 삼일 전염병이 유행할 것인지, 그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십니다. 다윗은 셋중에 삼일 전염병을 택합니다. 그런데 전염병이 일어나자 다윗은 후회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나와 내 집을 치시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재앙을 내리지 말라고 기도합니다.
그 장면을 읽는 내 마음속에 다윗의 고백이 심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성도님에 대한 속상함이 사라지면서 우리 성도님 코로나에 걸리지 말아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만가지 생각으로 인해 쉽게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잠이 들어서도 무슨 꿈인지도 모르는 꿈을 꾸었습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제단에 앉아 또 다시 기도합니다.
’하나님 그 성도님 코로나 음성 나오게 해 주세요.‘
미워하는 마음도, 두려워하는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마음에 평안이 왔습니다. 담담해졌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띵~ 동”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급히 핸드폰을 열어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우리 성도님이 보내온 문자가 있었습니다.
“○○○님 코로나 PCR 결과 음성입니다. ”
문자를 보는 순간 10년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가 말하고 그 말대로 행동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말씀을 준비하면서, 하나님은 목사가 한 말에 대한 마음을 갖게 하셨습니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더욱 두려워집니다. 정말 교인들에게 말한대로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코로나는 저에게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몇주전에는 5,000만원이 생겨 기쁨을 경험하게 하더니, 어제는 코로나 확진자의 공포도 경험했습니다.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도 감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말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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