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커미션
  • 최광순
  • 승인 2021.10.16 2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전 수수료

지난 10여 년 동안 80건이 넘는 건축과 인테리어를 했었습니다. 1년 365일 쉬어볼 날이 없을 정도로 전국 8도를 누볐습니다. 물론 제주도까지 매주 오가며 건축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내내 교회를 비우는데, 시무하던 교회는 계속 부흥했었습니다. 활기가 있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목회와 일을 병행하던 내게 잊혀질 수 없는 어려운 2건의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중직으로 인해 감리교 목회자윤리위원회에 고소하겠다는 지방 감리사의 전화였습니다. 아마 그때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종합건축사에서 이사직 제의가 들어왔었습니다. 교회건축사역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사장님이 제시해 주셨습니다. 물론 보수는 없는 것이었고, 건축일도 어려운 교회의 건축을 도와주는 일이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윤리위원회에 올라설 뻔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종합건축 이사직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또 하나는 건축사역을 하던 중 이름을 말하면 모두 알 수 있는 선교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교회 건축을 도와주는 000선교회입니다.”

한국교회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염려하며 저렴한 공사비로 건축을 할까 걱정하였습니다.

서로 많은 말을 듣고 공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선교회를 통해 들어오는 교회 건축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회 공사를 하면 목사님과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할까요?”

‘무슨 말씀이신지?’

신중한 마음으로 ‘혹시 수수료를 말하는 것입니까?’

“네”

그리고 더 물었습니다.

‘저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더 물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어떻게 수수료를 받았습니까?’

“공사비의 3%, 또는 평당 일십만 원 정도입니다.”

딱 잘라 말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못합니다.”

교회 대출의 문제를 금융권으로 해결해 주고 시공사와 협의로 공사를 주는 방식입니다.

예수님 시대, 주님께서 성전에서 분노하신 이유 중 하나가 제사장들이 화폐를 환전하면서 환전수수료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로마황제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는 것은 우상이라고 하면서 성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교환한 일입니다.

이스라엘 곳곳에서 속죄물로 가져온 제물은 흠 없는 것이지만 먼 길을 여행하다 보면 더러워지거든요. 제사장들은 흠 있다고 제물을 거절합니다.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헐값에 양을 팔고 다시 비싼 값에 양을 사야 합니다. 그것에서도 제사장들에게 수입이 생깁니다.

나는 이 시대의 이런 모습에 예수님이 분노하실 것이라 여겨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