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임 교역자로 사역을 할 때, 어버이 주일을 준비하면서 예화 자료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접하게 되었다. 영상 자료로 제작하여 설교 마지막 부분에 삽입하기 위함이었는데, 시를 찾아서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적시게 되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를 접하고 해 마다 부모님의 생신과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되면, ‘내 엄마는 어떤 분이신가?’ 생각한다. 부모님의 기록을 위해 자서전 자료를 모으던 중에, 친가인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들과 고모의 이름과 가족 구성은 잘 알고 기억하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가족구성에 대해서는 이모들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어머니에게 소중한 분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의 가계도도 내 인생에 있어서는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이모, 막내이모 이렇게 호칭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스스로의 기록을 정리하는 자서전에 있어서 가계도는 많은 이야기를 남겨 줄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손쉽게 직계 가족을 입증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출력하는 것 보다 우선적으로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의 형제들을 포함해서 가계도를 만들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