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좋아한다고 했더니
밤 좋아한다고 했더니
  • 민돈원
  • 승인 2021.09.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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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는 이른바 삼원색의 조화가 아주 잘 어우러진 천혜의 지역이다. 그 이유는 강화도라는 지역이 말해주듯 바닷물결 넘실거리는 갯벌의 바다, 어디를 가든 이 때가 되면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 그리고 일명 영산이라 일컫는 마니산을 비롯 병풍처럼 펼쳐진 녹음이 가시지 않은 산들로 둘러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강화 들녘에 피땀 흘려 심어놓은 추수할 곡식들은 실로 풍성하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에 의해 이미 오래전에 심기어졌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농부가 매년 밭에 심어 재배하고 가꾸는 농작물이나 과수와는 달리 사람의 아무 수고도 없는데도 토실토실 열매맺는 밤나무와 같은 대표적인 고마운 유실수도 있다

이번 주일(19일)낮 예배 설교 내용 중에 감사에 관한 말씀을 증거하면서 일부 소재를 바로 교회 아랫집 밤나무에 대한 언급을 하게 되었다. 그 주요 내용은 이런 내용이었다. 특이하게도 겉은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싸인 밤송이가 요즘처럼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스스로 입을 열어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저마다 한 톨 한 톨의 밤알이 낙하하여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기를 기다린다. 나는 이 싱그런 햇밤 찐 것을 좋아한다.라고 했더니 이런 얘기를 흘려버리지 않고 귀담아들은 교우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에 주일과 그 다음날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밤 좋아하신다고 해서 햇밤 모은 것 가져왔어요.’라고 하면서 주일에는 원로장로님, 또 댜음날은 권사님이 정성스런 마음으로 사택을 찾은 게 아니겠는가?. 그 분들은 내가 좋아한다는 밤을 비닐 팩에 담아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이전에 그분들의 마음에다 내 말을 담는데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밖에 나가 그 밤을 주워서 그리고 마음의 봉지에 담아 오신 것이다.라고 해석되었다. 그 마음이 더 고마웠다.

그 외에도 여러 교우들이 사랑의 마음을 담은 다양한 선물 꾸러미를 명절선물로 보내 주셨다. 감사를 전하려고 이웃집 밤나무 예를 들어 시작했고 그 밤나무가 사람의 수고가 전혀 없이도 꽃이 피고 열매 맺어 밤송이가 된 후 스스로 입을 열어 땅에 떨어져 사람에게 유익한 먹거리가 되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라는 주위에 평범한 소재에 착안했다. 나는 이런 얘기를 했을 뿐인데 교우들로부터 주님의 은혜로 인한 감사가 넘쳐났다.

우리가 주님과 풍성한 은혜를 누리는 길은 성령의 교통(코이노니아, 고후13:13)으로만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와같이 목회자와 성도와의 좋은 관계도 말씀을 어떻게 받느냐에 있는 것 같다. 피차 그 속에 성령의 영적 교감이 이루어질 때 은혜안에서 자라가게 되고 여기에 넘치는 감사가 따른다.

주님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은혜는 말할 나위도 없이 구원의 은혜다. 나는 평소 이러한 주님을 진정으로 믿는 믿음의 사람이 가져야 할 감사에 대한 지론(持論)이 있다. 그것은 ‘미리 감사 또는 가불 감사, 받는 감사 너머 주는 감사, 전천후 감사, 그리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감사’ ...

따라서 나머지 우리가 가진 모든 소유, 상대적 우위에서 오는 지위나 권력이나 명예, 그리고 대단한 자랑거리 등 그 어떤 것일지라도 오직 복음을 위한 구원의 은혜를 증거 해야 할 부수적인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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