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해결사, 때로는 살림꾼
때로는 해결사, 때로는 살림꾼
  • 민돈원
  • 승인 2021.09.0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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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9.2 우리나라 홈구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인 이라크와의 경기가 있었다. 결과는 많은 슈팅에도 불구하고 0:0 무승부로 끝났다. 이에 몇몇 언론에서는 손흥민(1992년생) 선수의 부진을 다루었다. 평소 내가 볼 때도 왜 대표팀만 오면 부진할까?라고 할 만큼 궁금했다. 경기 후 일부 기사는 이런 제목이었다. “대표팀만 오면 침묵, 손흥민 부진 해법 있나”, “대표팀에서만 실종되는 손흥민의 득점력을 찾습니다” 그리고 2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토트넘의 손흥민과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은 왜 다를까” 였다

이런 내용의 기사가 몇 년 전부터 계속 다루어져 왔다. 소속팀과 대표팀과의 온도차가 크다. 이러한 손흥민의 경기력 차이는 몇 년째 되풀이되는 고민이다. 물론 토트넘과 대표팀의 훈련 환경과 선수 구성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속팀 토트넘 감독과 국대 벤투 감독의 팀 전술상의 차이가 손흥민에게는 적지않게 작용하리라. 즉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손흥민을 2선에 배치,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측면 공격수로 활용한다. 그 이유는 벤투호 최다 득점자 황의조(보르도)의 활용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표팀에서는 황의조 등 팀 동료들을 살리는데 치중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황의조가 부진했을 시 전체적으로 대표팀 공격이 전체적으로 풀리지 않는 답답한 경기로 끌어가고 만다는 점이다.

그런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펄펄 난다. 어떤 경우 3경기 중 2경기서 결승골을 넣는가 하면 한 경기 멀티골도 작동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소식을 고국에 전해주곤 했다. 그런데 이번 국내 경기에서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난 후 우리나라 감독을 역임하여 우리나라 선수를 잘 아는 아드보카트가 감독으로 있는 이라크의 전담 마크와 밀집 수비에 크게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득점에 그쳤다.

손흥민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가 벤투 감독 때 두드러진다. 벤투호에서 그의 기록은 21경기 불과 4골 7도움으로 다른 감독들이 있었을 때보다 의외로 골이 적은 대신 도움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가 A매치 91경기 중에서 27골 1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2010년 19세에 유럽 진출이후 현재까지 11년동안 2021.1월 현재 유럽무대 150골을 달성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것은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이며, 차범근 (전)국가대표 감독이 유럽무대에서 약 11년간 선수로 뛰면서 달성한 121골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그는 의심할 필요도 없이 골 결정력을 지닌 최고의 골잡이다.

그런 그가 왜 국가대표팀 경기를 하면 골 가뭄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또 다른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축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손흥민이 국가대표선수로 게임할 때는 캡틴이 되기 전과는 달리 현재 캡틴을 맡고 난 때는 해결사이기보다는 살림꾼 역할로서 하다보니 팀 전체의 조화를 살려야 하고 전체를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인해 골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인지 손흥민은 탁월한 개인기로 돌파에 성공한 뒤 곧 바로 마지막 골 결정력을 터트려 주었으면 하는 그 순간에도 슈팅 찬스를 다시 빈 공간에 있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전달하고 마는 등 시종 그런 플레이로 일관했다. 이렇다 보니 세계 최고 수준의 골 결정력을 갖춘 손흥민의 능력이 정작 대표팀에서는 발휘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무관중이긴 했으나 안방에서 지켜 보는 축구전문가나 국민들에게는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따라서 손흥민을 최대로 활용하여 그가 지닌 공격본능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소속팀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긴 것처럼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도 살림꾼으로서 보다는 해결사로 기용하여 승부수를 띄우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비 전문인으로서 갖게 된다. 축구는 골로 승부가 결정되기에 결정적인 찬스에 한 방을 터트려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게 응원하는 관중들이나 축구마니아들이 스타 플레이어에게 거는 여망이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나무랄 자 없다. 그러나 그런 탁월한 선수를 보유하였음에도 그의 기량과 활용도를 극대화시키지 못한다면 감독의 전술적 책임에 문제가 있다. 단순히 운동이 좋아서 하는 아마추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축구를 매일 업으로 하는 감독에게는 국가에서 대표팀과 선수관리를 위해 여러 전문인들이 감독을 돕도록 4~5명의 코치, 피지컬 트레이너, 의무팀장 등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하는 전력분석관 등도 동원된다.

이와같이 교회도 목회자와 성도와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어떤 사람을 어느 위치에 어떻게 기용하느냐에 따라 교회 분위기나 교회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버랩된다. 축구에서 감독의 용병술에 따라 선수 기용이나 뛰는 위치가 바뀌듯이 목회자도 영혼의 감독이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즉 교회도 묵묵히 받쳐주는 살림꾼이어야 하는 성도가 있고, 어떤 경우 결정적인 문제를 만났을 때, 또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큰 일을 과제로 주어졌을 때 성령으로 충만한 해결사로서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할 성도가 있어야 영적 전쟁에서도 이기고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교회에서의 사역을 잠시 생각하게 된다. 목회자에게도 전문인력이 받쳐줄 때 좋은 꼴을 먹일 수 있고 건강한 성도를 만들어 사회에 나가서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기업을 운영하며 정치를 할 때도 그 속에서 영향력 있는 신앙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목회자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짐이 너무 무겁다. 따라서 상담이면 상담, 교육이면 교육,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런 복음으로 무장한 전문인력을 구비할 수 있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되는 교회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이 바람직한 교회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목회자는 교회 전체의 큰 틀을 구상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운영해 가는 영적 시스템이 작동된다면 세상을 치유하는 가장 바람직한 교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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