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협성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그날 협성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 KMC뉴스
  • 승인 2021.09.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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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음성파일 전격공개

녹취록, 음성파일 전격공개
가해3인, 모욕과 폭행혐의로 검찰 송치예정
협성대 노조, 감독회장 만나 박총장 처벌 탄원
“박 총장의 ‘갑질’, 취임직후부터 일상적”
노조 “총장사건 국정감사 요청할 계획”
박명래 총장, 인터뷰 없이 “성실히 조사받고 있어” 입장문 보내와
총학생회, “총장 사퇴 아닌 다른 것으로 치를 수 있을 것”
교직원 일동의 탄원서 작성 중 “대학 생존을 위해 리더의 자리 안정되어야”

협성대학교 직원노조 임현석 위원장이 이철 감독회장을 면담하기 위해 감리회본부 행정기획실로 들어가고 있다
협성대학교 직원노조 임현석 위원장이 이철 감독회장을 면담하기 위해 감리회본부 행정기획실로 들어가고 있다

[당당뉴스, KMC뉴스, 웨슬리타임즈 공동취재] 지난 6월 10일 협성대학교에서 발생한 총장의 직원 폭언·폭행사건과 관련하여 협성대학교직원노조(위원장 임현석)가 지난 9월 1일 오후 감리회 본부를 방문하여 <협성대학교 총장 및 교목실장 등 직원 집단 폭행에 대한 조치 요구>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이철 감독회장에게 전달하고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탄원서에서 노조는 “해당 사건은 협성대학교 총장, 교목실장, 비서 등 3명이 직원 과장을 공동으로 폭행, 협박, 모욕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총장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과장에게 갑질 행위를 계속하고, 나아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건물 뒤편 외진 곳으로 과장을 강제로 끌고 가 조직폭력배처럼 심한 모욕적인 욕설과 나무 몽둥이로 협박하고, 주먹을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등 도저히 상상하지 못하는 일을 벌였으며, 그 옆에서 교목실장은 총장이 과장에게 ‘무릎 꿇어!’라고 소리치니, 직원 과장의 무릎을 꿇리려고 과장의 오른쪽 어깨와 팔을 누르고 ‘빨리 앉아’, ‘얼른 무릎 꿇고 끝내!’라는 등 총장에게 가세하여 폭력을 행사하고, 협박하는 등 목사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서슴없이 하였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아래 탄원서 전문 참조)

그러면서 노조는 “이에 우리 노동조합은 직원을 대변하여 감리교에서 이러한 수치스러운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폭행 등을 자행한 해당 장로(총장)와 목사(교목실장)를 매우 엄하게 벌하여 감리교의 수치와 감리교의 부끄러운 역사가 되지 않게 하여 주시기 요청 드린다“고 탄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노조위원장과 이철 감독회장의 면담에서 노조위원장은 탄원서와 함께 협성대 박명래 총장의 직원 폭언폭행사실을 증명하는 사건 당시의 음성녹음 파일과 녹취록, 상해진단서, 고소고발장 등 11개 문건을 감독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들은 기자들에게도 전달됐으며 일부는 진상조사위원회에 1일자 등기로 제출됐다.

노조가 이 철 감독회장과 서울연회 이광호 감독에게 전달한 탄원서
노조가 이 철 감독회장과 서울연회 이광호 감독에게 전달한 탄원서
노조가 이 철 감독회장과 서울연회 이광호 감독에게 전달한 탄원서
노조가 이 철 감독회장과 서울연회 이광호 감독에게 전달한 탄원서

그러나 노조의 탄원대로 감독회장이 협성대 총장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장정에 정한 고소고발과 심사 재판 절차 없이 혐의자를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감독회장 역시 노조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이 협성대 이사회에서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인 사건임을 들어 특정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석 직원노조위원장은 감독회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감독회장님이 ‘(당시 상황이 담긴)녹음파일을 이미 다 들었다. 내용을 다 숙지하고 있다. 그러나 감리회 본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하셨다. 피해자가 제출할 자료를 조사위에서 1차적으로 검토하고 이사회에 보고되면 사실에 근거해 어떤 조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이셨다”고 면담 결과를 전했다.

노조위원장은 감독회장의 반응에 대해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저희 입장에선 좀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어떤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사건의 진상을 감리회 최고 수장에게 알리는 게 큰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탄원서는 박총장이 서울연회 소속임을 이유로 이광호 서울연회 감독에게도 전달됐다.

임현석 노조위원장이 본부 근처의 한 식당에서 감리회 언론 3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현석 노조위원장이 본부 근처의 한 식당에서 감리회 언론 3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사회 진상조사위원회 믿을 수 있나

임현석 직원노조 위원장은 감독회장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 시간 반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임위원장은 당시 사건에 대한 설명, 최근 꾸려진 이사회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입장, 최근의 고소고발사건 진행내용, 총장사과문에 대한 입장, 추후 활동방향 등을 밝혔다.

먼저 노조는 협성대 이사회가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지켜 볼 것”이라면서도 그 구성(김규세 감사, 조기형 이사, 이성택 이사, 손형우 이사, 변호사인 손금주 이사 등 5인)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듯 했다. 선정된 위원 5인중 3인이 총장과 같은 상동교회 장로들로서 객관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힘들고 일부는 이해관계가 있으며 진상조사위원 대부분이 총장과 친분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이사는 진상조사위 구성 이전에 피해자를 만난 자리에서 가해자들을 ‘그분들’이라고 호칭하며 회유성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총장사건 조사를 “가급적이면 전문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에 맡겼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피해자 J목사는 입장을 바꿔 학교에서 꾸린 조사위보다 이사회에서 꾸린 조사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조사위원장 김규세 목사는 "조사위 활동을 지켜 봐 달라"는 말로 우려를 불식시키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사에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건이 있었던 쓰레기장
사건이 있었던 쓰레기장

 

폭행장소 스카이뷰
폭행장소 스카이뷰
상해진단서
상해진단서

가해3인, 모욕과 폭행혐의로 검찰 송치예정

박 총장의 폭언폭행과 관련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고소고발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먼저 피해자 J목사는 박 총장과 교목실장 이 모 목사, 비서실 이 모씨 등 3인에 대해 공동모욕 공동상해, 공동폭행, 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전치2주의 상해진단서를 첨부해 이미 경찰에 고소하여 조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경찰이 어제(8월 31일)까진 모욕죄로만 검찰 송치하려 했다고 들었는데 모욕죄뿐 아니라 폭력행사를 추가하여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오늘 들었다”고 최근 소식을 전했다. 피해자 J모 목사가 경찰에 고소한 것과 별개로 협성대학교 직원노조 역시 위 3인을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 폭행, 협박 등 혐의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과 교육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외 협성대 총무처장직무대리로 근무하며 협성대 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한 홍 모씨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로 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 조사위원회는 이사회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 전부터 활동했다.

노조는 고발장에서 “학교 내 총장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 된 경우 이사회 감사가 조사위원장을 맡아야 함(협성대 직장 내 괴롭힘 예방지침 제14조4항) 함에도 불구하고 홍 모씨가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직원 3명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고 피해자를 동조하거나 해당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제제를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 직원들은 총장 폭언폭행 사건당시 사건을 목격하고 사실확인서를 피해자에게 작성해준 전력이 있다.

노조 “총장사건 국정감사 요청할 계획”

박 총장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사과문에 대해서 노조는 “당사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멱살 잡고 나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폭행을 한 적이 없다는 거짓된 이야기들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총장이 당사자에게 사과했지만 받아주지 않는다고 토로한다는 전언을 언급하면서는 “사과한 적이 없다. 문자를 보내 사과했으나 사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사건이 불거지고 노조가 강경하게 대응하고 나서자 ‘학교가 어려우니 학교를 위해 참아 달라’고 한 교수나 직원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학교가 어려우니 발설도 주장도 못하고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아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고 당혹스럽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가 고액연봉자라느니 과거 행실을 보니 J과장을 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프레임을 바꾸려고 한다.”며 사건을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걸 보면 세월호 사건이 연상된다. 가만히 있으라더니 다 죽이는 꼴 된 것 아닌가. 폭행이 정당화 되는지, 왜 두둔해야 하고 숨기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부끄럽지만 더 공론화 시키고 다 드러내서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노조는 전국대학노조, 민주노총경기지부 등 연대단체들과 비대위를 꾸려 대응하고 국회교육위 국정감사 요청 등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총장사과문
총장사과문

그날 협성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피해자 J목사가 6월 10일 오전 11시 38분부터 12시 12분까지 협성대 웨슬리관 108호 강의실과 쓰레기장에서 발생한 약 23분간의 상황을 기록한 녹취록을 보면 학교의 총장과 직원 혹은 장로와 목사간의 대화라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녹취록에서 총장은 J목사의 업무 능력과 함께 호봉 즉 급수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노조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학교 측이 고액연봉자를 정리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박 총장은 총장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질책에 대해 제대로 변명할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치고, 군목으로 제대한 점을 빌미로 군장교로서의 자질문제를 거론하는가 하면 목회자로서 드러내고 싶지 않을 가정사를 들먹이는 등 다방면에서 인신공격을 가했다. 또한 물리적 폭행이 가해졌는지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녹음파일 중간 중간 뭔가를 가격하는 소리가 들린다. 녹취록 작성자는 이 부분을 “총장이 가슴을 세게 치며” “왼손 바닥으로 콧등과 이마를 세게 내리침” “멱살을 세게 잡으며” 등 당시 상황을 연상할 수 있게끔 지문으로 기록해 폭행이 있었음을 강변하고 있다. 교목실장과 비서의 행동에 대해서도 “계속 팔을 잡고 어깨를 강하게 누르고 있음” 등으로 상세히 기록하여 이들의 책임도 물으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100여 회에 이르는 욕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듣는 이를 불편하게 했다. 일부는 저속해 입에 올리기가 거북할 정도다.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인 만큼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가 섣불리 너 건드린 거 아니야”라는 총장의 말은 이날의 사건이 계획되고 의도된 사건으로 바라볼 소지가 크다.

아래 녹취록은 사건 직후 피해자가 녹음파일을 풀어 작성한 것이다. 이후 고소고발을 위해 전문 속기사를 통해 재작성 됐다. 두 녹취록의 기술 내용은 같다. 피해자는 폭언폭행사실을 호소하고 가해자는 폭언사실만 인정할 뿐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어서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좋은 자료라 여겨져 음성과 녹취록 전문을 공개한다. 이는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다만 녹음파일은 음성을 변조했으며 욕설은 블라인드 처리 했다.

사건 당일의 녹취록 전문, 그리고 녹음파일

녹취록 전문이미지
녹취록 전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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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전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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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 일어난 박 총장의 ‘갑질’ ... 취임 직후부터

“어이.. 건방지게... 어디서 감히... 어른이 얘기하는데”
“이 **야! 무릎 꿇어, 무릎 꿇고 사과해... 안 해!”

교직원들을 향한 박 총장의 갑질은 주로 폭언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불거진 J 목사에 대한 폭언.폭행 이전에도 여러 교직원들이 총장의 폭언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협성대학교 과장을 지내다가 조기에 명예 퇴직한 L 장로가 좋은 예다. L 장로 역시 박 총장의 인격모독성 폭언을 몇 차례 듣고 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심한 모멸감과 정신적 충격에 병원에서 진단까지 받았고 확인서를 발급받아 고소할 마음까지 가졌으나 부모님의 만류로 참았다가 계속된 폭언에 결국 정년을 몇 년 앞두고 명예퇴직하고 말았다. 퇴직한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때 받은 상처가 아직도 깊이 자리하고 있다고도 했다.

J 목사의 문제가 처음으로 발생했던 6월, 전화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총장의 그런 모습이 터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자신은 용기가 없어 스스로 물러났지만 총장의 폭언.폭행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총장이 특수폭행과 모욕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고 경찰 조사로 공동협박과 공동모욕죄로 송치 될 예정이라는 말을 전하자 이번 기회에 다른 교직원들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가 확실하게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J 목사처럼 목사의 신분으로 과장직책까지 근무했던 H 목사도 박 총장에게 여러 차례 인격모독성 폭언을 경험했다. 정년을 1년 앞두고 30년 근무하던 협성대학교를 자진해서 퇴직해야 했던 마음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짐작된다. 취업지원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결재를 위해 찾았던 총장실에서 취업률을 물어와 갑작스런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예의 폭언이 쏟아졌다. 30분 동안 이어진 폭언을 들으며 H 목사는 심한 모멸감을 느껴야 했다. 그런 일이 몇 차례 있었다.

어떤 때는 총무처에서 ‘적당히’ 무마하기 위해 H 목사에게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다. 있었던 사실대로 적어 제출하자 다시 작성하라고 요청해 왔다. 총장의 폭언 부분에 대해 유화적으로 표현하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실대로 적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거절했으나 거듭된 요청에 다시 작성했다. 그러나 또 다시 작성할 것을 요청했고 결국 세 차례에 걸쳐 작성해야만 했다. 세 차례 작성했던 경위서를 모두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언제든 공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H 목사는 학교에 남아 있는 교직원들의 인격보호를 위해 이 문제는 더 이상 덮어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감리회 장로가 감리회 목사를 향해 폭언하고 폭행까지 한 문제이기에 심각하다며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학교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처럼 여러 직원들이 박 총장의 갑질에 고통을 당했는데, 일부 교수들도 총장의 폭언에 시달린 것을 확인했다. K 교수가 그 예다. 노조위원장이 전한 말에 의하면, 교육학 전공인 K 교수는 정부 교육부에서 일을 많이 해 제법 인지도가 있으며 협성대학교에서는 교육대학원에 소속해 있었다. K 교수가 단과대 학장으로 근무할 때 박 총장이 교양학과 개설을 요청하여 당시로서는 여러 가지 정황상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 날 저녁, 박 총장이 전화해서 건방지게 총장의 말에 반대했다며 쌍욕을 했다. 심한 모욕감에 그 순간을 녹음했고 다음날 노조위원장을 찾아 필요하면 증인석에 설 수 있다고 했다.

J 목사의 피해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녹취록에도 박 총장의 폭언.폭행이 상식 수준을 넘어서는 것임을 금새 알 수 있다. 녹취록을 듣다 보면 ‘어떻게 대학 총장이라는 사람의 입이 저렇게 거칠 수가~’ 하는 감정의 고조와 함께 흥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교직원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폭언을 일삼아 온 것이다.

지난 1일(수) 기자들이 함께 만난 직원 노조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박 총장은 취임하면서부터 여러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직급이나 근무연수를 들먹이며 “하는 일도 없이 많은 연봉을 가져간다”는 식의 표현을 인격모독적으로 했다고 한다. 자신은 근무한지 23년 됐으나 아직 6급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일종의 ‘괘씸죄’에 의한 조치라고 했다. 위원장은 과거 2006년에 부당해고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4년 동안의 법정투쟁을 통해 2010년 복직했다. 이런 그의 이력이 박 총장의 눈에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래서 J 목사에게 폭언하면서 “노조천국을 만들어 놓았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여러 교직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쏟아지는 총장의 비상식적인 언행은 “업무와 관련해 화를 내다 갑자기 새* 등 욕설을 내뱉으며 위압적으로” 나타났으며 여러 직원들이 “당시 충격으로 정신과 처방까지 받아 약까지 복용했다”고 증언했다.

“어이..” “건방지게..” “어른이 얘기하는데..” “어디서 감히..”

박 총장의 입에서 교직원들을 향해 쏟아낸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왜곡된 권위의식에 붙들려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교직원들을 가족으로 느끼고 함께 하는 총장이 아니라 부리는 아랫사람 정도로 인식하기에 가능한 언행들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제 협성대학교와 관련한 곳곳에서 박 총장 자신이 한 말이 터져 나올 태세다.

“총장이 잘못하면 퇴진운동을 벌여. 불합리한 회사라 (느끼면) 퇴진 운동을 벌여”(J 목사를 향한 폭언.폭행 사건 녹취록에서)

박명래 총장, 인터뷰 없이 입장문 보내와

감리회 언론3사는 직원노조의 감독회장 면담 후 박명래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하려 했으나 통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3사가 학교를 방문하거나 전화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잡아달라고 sns문자를 남기고 비서실에도 요청했다.

총장으로부터는 아무 답변이 오지 않았다. 대신 비서실로부터 <협성대학교 현안 사태에 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이 2일 오전 이메일에 첨부파일로 동봉되어 도착했다. 이 메일의 작성자는 ‘협성대학교 조사위원장 홍모 총무처장’이었으나 입장문 작성자는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총무처장은 이메일에 “요청하신 인터뷰를 대신하여 대학의 입장을 전달 드린다”고 적었으며 “각종 언론 보도로 인해 협성대학교 학생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입장문이 총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립적이어야 할 조사위원장이 총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점은 다소 의아스럽다.

협성대학교 현안 사태에 관한 입장
협성대학교 현안 사태에 관한 입장

 

협성대학교 제44대 총학생회 비대위 입장문
협성대학교 제44대 총학생회 비대위 입장문

총학생회, “총장 사퇴 아닌 다른 것으로 치를 수 있을 것”

한편 총학생회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문을 냈다. 발표 일자가 표기되지 않았지만 입장문에 “(총장이)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과문은 이미 작성 중이며 24시간 이내에 올려 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다”고 언급한 점으로 보아 총장사과문이 나온 8월 24일 직전으로 추측할 수 있다.

'협성대학교 제44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명의의 입장문에서 총학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학교관계자들을 만나 설명을 들었다고 밝히며 “처장님들께서는 학우분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셨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핵심인 피해자 J목사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다. 입장문 전문을 보면 “폭행에 대해서는 CCTV에 촬영된 것이 없고 녹음 파일 또한 뉴스에 공개된 부분 외의 원본 파일이 학교 조사위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총학이 제한적으로 정보에 접근한 상태에서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이며, 총학은 총장의 폭언사실만을 언급하며 “이유를 불문하고 폭언은 징계 받아야 하는 사안이지만 그 징계는 사퇴가 아닌 다른 것으로 치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해 자체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원 일동의 탄원서 작성 중 “대학 생존을 위해 리더의 자리 안정되어야”

다른 한편으론 총장고발사건과 관련해 화성서부경찰서장에게 총장 선처를 청원할 용도의 탄원서가 작성되어 협성대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성대학교 교직원 일동’으로 제출될 탄원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하여 협성대가 처한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감안하여 원만한 처리가 이루어 질 수 있기를 간곡히 청원한다”고 취지를 밝히고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어려움 △총장의 학교 구조조정을 위한 노력 중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갈등 상황이었던 점 △피해자가 낙하산으로 부당채용 인사로서 학교를 위한 총장의 책임감이 과하게 발현되어 문제가 발생한 점 △학교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대학 생존을 위해 리더의 자리는 안정되어야 하는 점 등을 정상참작 사안으로 열거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이번 사태의 핵심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이나 사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노조는 이 탄원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고 전해진다.

[심자득 송양현 황기수 기자]

*3사는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들의 반론권, 정정보도권을 보장합니다.
*기사 편집 중에 학교 측으로부터 박명래 총장이 인터뷰에 응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총장인터뷰는 9월 7일에 예정되었습니다. 이를 추후 기사화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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