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를 보면서
살구나무를 보면서
  • 민돈원
  • 승인 2021.07.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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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교회에 심겨진 살구나무 남은 과실우) 대부분 땅에 떨어진 살구
교회에 심겨진 살구나무 남은 과실
대부분 땅에 떨어진 살구

‘행’(杏)이라는 한자어를 찾아보면 살구나무 행이기도 하고 동시에 은행나무 행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울 성동구에 속한 행당동(杏堂洞)이란 지명이 생긴 것은 그곳에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부터 내려온 살구나무 일화가 있다. 중국에 동봉이라는 의사가 있었다. 이 의사는 병을 고쳐주고 사례비를 받지 않고 그 대신 살구나무를 심게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심은 살구나무들이 숲으로 우거지게 되었다. 이에 ‘살구나무 숲, 즉 행림((杏林)이 되어 오늘날 한의대학의 축제 이름을 ’행림제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한다.

반면에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보기에는 번지르르한 것 같은데 실속이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살구열매가 떫고 맛이 없는 탓에 ‘개’ 자를 붙인 것이겠지만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개살구나무보다는 좋은 맛을 가진 살구나무를 만날 수 있다. 우리 교회 건물 측면에도 약 20여 년 된 제법 맛이 괜찮은 살구나무가 한그루가 서 있다. 참 감사한 것은 맨 처음 개척했던 교회에서도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얼마나 맛이 좋았는지 그때 살구 맛을 잊을 수 없다.

살구는 몸의 건강에 좋은 일품 과일이다. 예컨대 살구씨의 육질은 비타민A, C가 풍부하며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2-3%나 들어있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인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항암, 피부미용 작용에까지도 효능이 있는 과일로 정평이 나 있다. 뿐만 아니라 살구씨에서 뽑아낸 기름 속에는 '아미그달린’ 이라는 성분이 천식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암 억제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하니 권장할만한 효자 과일이다.

이런 좋은 살구가 금년에 교회에서는 푸대접을 받게 되었다. 이유인즉슨 지난주 교회 외벽 적벽돌 방수를 위해 발수제를 살포하면서 교회 건물과 붙어 있는 공사에 장애가 되는 일부 위에 열린 몇몇 가지들을 전지해야만 했기 때문이요, 그리고 열매에 발수제를 강한 콤프레샤로 뿌리다 보니 직접 피해를 입었을 것이기에 씻는다고는 하지만 왠지 먹기에는 꺼려졌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여느 해든 낙과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금년에는 나무에 거의 남지 않고 낙과량이 눈에 띄게 많았다. 먹지 않을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

건물을 가리는 게 흠이긴 하지만 좋은 영양소를 가진 살구이기에 길이 보존할 과일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게 살구나무를 남겨둘 이유를 성경에서 찾게 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구별하여 선지자로 세우실 때 그에게 하나님 말씀을 그의 입에 두셨다(렘1:9) 그리고 이어서 주의 말씀이 또 임하여 보게 된 두 가지 중 먼저 본 ‘살구나무 가지’에 대한 영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1장 11절에 ‘살구나무’라는 히브리어 ‘샤케드’와 12절에 나오는 ‘지켜보다’라는 히브리어‘ 쇼케드’의 조화이다. 즉 하나님은 예레미야 입에 준 말씀을 지켜보고 있고 예레미야에게 깨어있으라는 뜻으로 살구나무 가지를 보게 한 것이다.

비록 금년 열린 살구는 대부분 떨어졌지만 매년 마다 이른 봄 살구나무 꽃 피는 것을 보고 초여름에 열매가 익은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이 교회를 지켜보시고 동시에 내가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목회자로 항상 깨어있어야 할 것을 말씀하는 영적 큰 깨달음으로 두기에 유익한 나무라고 여기니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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